현대 한국어에서는 '깨끗하다', '따뜻하다'를 /깨끄타다/, /따뜨타다/로 발음함

즉, 종성 /ㅅ/과 초성 /ㅎ/이 합쳐져서 /ㅌ/으로 바뀐 거임

(교과서에서는 종성 /ㄷ/으로 해석하지만 나는 음운론적으로 /ㅅ/이라고 해석하겠음)

그런데 종성 /ㅅ/과 종성 /ㄷ/이 구분되었던 중세 한국어에서는 어떻게 발음했을까?

이 부분을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내 나름대로 상상해봤음

현대 한국어에서 '합하다', '착하다'를 발음할 때 /ㅂ/, /ㅎ/이 합쳐져 /ㅍ/이 되고, /ㄱ/, /ㅎ/이 합쳐져 /ㅋ/이 됨

교과서에서는 이것을 간단히 축약 현상이라고 가르치지만 나는 이것을 조금 복잡하게 설명해보겠음

/합하다/>/합파다/>/하파다/

/착하다/>/착카다/>/차카다/

ㅎ은 기식성이라는 요소만 정해져 있고 조음위치, 조음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아 주변 음운에 쉽게 동화되어 실현됨

따라서 /ㅎ/ 앞에 종성 /ㅂ/, /ㄱ/이 오면 /ㅎ/이 파열음으로 실현되어 /ㅍ/, /ㅋ/으로 나타나게 됨

그런데 한국어에서는 /압파/-/아파/, /악카/-/아카/ 사이에 변별성이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종성 /ㅂ/, /ㄱ/이 탈락하게 됨

이 원리를 중세 한국어의 'ᄀᆞᆺᄀᆞᆺᄒᆞ다'에 적용해 보자

/ᄀᆞᆺᄀᆞᆺᄒᆞ다/>/ᄀᆞᆺᄁᆞᆺᄉᆞ다/>/ᄀᆞᆺᄁᆞᆺᄊᆞ다/>/ᄀᆞᆺᄁᆞᄊᆞ다/

먼저 /ㅎ/은 앞에 놓인 /ㅅ/에 조음위치, 조음방법이 동화되어 [sʰ]으로, 즉, /ㅅ/으로 나타나야 함

그런데 초성 /ㅅ/은 앞에 종성 /ㅂ, ㄷ, ㄱ, ㅅ/이 오면 /ㅆ/([s͈])으로 바뀌므로 실제로는 /ㅅ/이 아닌 /ㅆ/으로 나타나게 됨

그리고 /앗싸/-/아싸/ 사이에는 변별성이 없으므로 종성 /ㅅ/이 탈락하게 됨

한발 나아가서, 종성 /ㅅ/은 된소리로 바뀐 예사소리, 거센소리 앞에서 자주 탈락했던 것으로 보이므로

/ᄀᆞᆺᄁᆞᄊᆞ다/>/ᄀᆞᄁᆞᄊᆞ다/

이렇게 발음되었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