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타한테 어떤 식으로든 해가 된다 싶으면
방어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하기 마련임
때때로 그 정도가 지나쳐서 내 스타가 잠시 곤란해진다 해도
눈앞의 장애물을 영원히 치울 수만 있다면
내 스타한테 내가 미움을 받아도 감수할 수 있다는 사명감에 활활 불타오르기도 하지
승팬들에겐 지난 2년이 그런 시간이었음
막 훨훨 날아오르려는 사람을 억지로 끌어내린 것도 모자라
사정없이 벼랑 끝으로 몬 상대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었겠음
그러면서도 내 스타의 감정이 공개적으로 묻어있는 인간이라
그 더러움이 오히려 내 스타를 더 더럽힐까봐
연애를 ㅇㅇ로 여자를 ㅇㅈ로
관련된 단어는 죄다 자음질을 해가며 얼마나 전전긍긍해댔는지

근데 몰랐던거지
이승기 또한 팬들처럼 이기적인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것을
분명 머지않은 미래에 후회할 감정이라는 걸 알지만
이승기는 누구나 다 아는 그 사실을 외면한 채
현재의 자신에 사로잡혀
그동안 쌓아온 주변의 모든 것을 스스로 하나씩 깨부숴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오직 한 사람을 향한 이기심으로 과거의 자신까지 버렸을 때
팬들도 깨달아야 했는데
그걸 못했어
스타나 팬이나 똑같이 눈이 멀었는데
향하는 방향이 달랐던게 비극이었던 걸까

자, 팬들은 이제 눈을 떴어
맹목적인 이기심을 불러일으켰던 팬심은
허탈한 외면으로 혹은 분노의 곡괭이질로 돌아섰는데
아직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사방팔방에게 이기적인 너는
그 마음이 사그라지면 어떻게 될까

난 그때가 보고싶어
찬란했던 과거의 네가 산산이 부서진 유물로 나뒹구는 폐허 위에서
너의 진짜 고독은 그때 비로소 시작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