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거믈사람들은 다 알아요
두 분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사이라고
그래서 정말 좋은 여자인가보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어떻게 선대왕님을 해치게 되었을까
아 뭐 그것도 이유가 있나보다
뭐 자긴 좋아서 그랬겠어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의 아버지인데

그런데 그런 여자 좋아하지 마세요
임금님을 검으로 찌른 여자에요
뭐 그것도 이유를 대라면 댈 수야 있겠죠
주작의 뭐시기라더니 임금님이 처음부터 상하지않을것을 알고 있었구나 야 대단하다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알면 알수록 그여자 용서를 할 수가 없어요





수지니가 자신의 임금님을 존중하고 지지하고 사랑하는 방식을 참 좋아하는데
여기에서도 그런 면이 느껴져서 안쓰러우면서도 인상깊었어

사실 수지니가 하고 싶었던 말은
‘그 여자 좋아하지 마세요’ 한마디일텐데
그 한마디 하려고 얼마나 에두르는지..



진위와 시비를 떠나
선대왕시해와 가우리검 사건이
담덕에게 얼마나 큰 충격이고 상처일지 아니까
그 여자의 과 마저도 이유가 있었을거라 미루어 짐작하며
대신 변명해주는 것도

담덕이 어려서부터 좋아한 사람이었으니
정말 좋은 여자인가보다라고 믿고 단언하는 것도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수지니가 짠하고 뭉클했다고ㅠㅠㅠㅠㅠㅠ



호개의 품에 안겨있는 걸 직접 보기 전까지는
끔찍했던 두 가지 일에 대해
수지니도 나름 이해를 해보려했었던거잖아

자기 임금님이 어릴 때부터 믿고 좋아했던 사람이니까..


수지니의 이런 마음들이
그의 곁에 있는 동안 켜켜이 쌓였을텐데
그 사람 그 마음 잃고나서야 깨달은 담덕은
얼마나 오래 회한의 밤 가운데 머물러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