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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의 환상

딥딥-검은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27 22:29:00
조회 168 추천 0 댓글 5





말하다보니 얘기가 옆으로 새긴 했는데,

이 산다는게 왜케 들쭉날쭉한지 모르겠다니까?

모르겠어 그냥.

여자 꼬실때 써먹을법한 말이긴 한데, 요컨데 이런거야.

아 틀릴수도 있어. 잘 기억은 안 나니까.

그냥 들어보고 대충 이런 비슷한 말이 있구나 생각만 해.


삶이란, 아니면 인생이란 무게 뭐 이런 말들 있잖아?

실제로 느끼기에도 그런 것 같다는거지.

프레스 햄으로 눌리는 것처럼 뭔가 엄숙하고 항상 진심이어야 할 것 같아서

머리부터 찌그러져서 으스러질 것 같단 말이야.

연애를 한다면 꼭 진심으로 결혼까지 생각해야 하고,

공부를 한다면 세상 모든 유혹을 정면으로 이겨내야 한다ㅡ

항상 진지한 표정으로 시험받는 듯 이마에 주름을 박아놔야 할 것 같다고.

무슨 예수님처럼 ;

알지 누가 시킨것도 아닌 건.

근데 그래야 할 것 같은거야. 그냥, 이건 생각도 아냐.

무슨, 꼭, 본능처럼.

그래 꼭 본능처럼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이라고.

책 장르로 치면 언제나 추리소설.

가끔은 코미디마냥 가볍게 살아가고도 싶은데 그건 절대 불가능할 것 같더라.


날아갈 듯 가볍게 살아간다니 얼마나 좋냐.

자유라고 목 터지게 외치지 않아도 느껴지지 않냐? 이 가벼움.

이따금은 나도 비슷한 기분이야.

항상 엄숙해야 한 기분은 잠깐 쓸려가고 자유로움이 밀려오는거야.

그 순간만큼은 세상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아.

현실적인건 다 날려버리고 어떻게든 되겠지ㅡ

라고, 진심으로 생각한다니까?

아 연애? 때 되면 알아서 하겠지 뭐.

공부? 그냥 조바심만 버리고 차근차근 하다보면 하나씩 끝나겠지.

굳이 갇힌 듯 지내야 할 게 뭐 있냐?

하다가도 며칠이면 뚝 끊겨.

며칠도 길어. 짧으면 몇 분만에 다시 굴러 떨어지는거야.

신병휴가 끝나고 ㅈ같은 부대로 걸어들어가는 느낌. 알겠냐?

누군가는 자유롭게 잘 사는데 난 왜 이러나 싶기도 하고 그런거.


어차피 바뀌지 않는다고도 생각은 해.

근데 이게 기분이 상당히 더러워서 되뇌이게 되는건 어쩔 수 없나봄.

참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런거니까.

짜증나고 한심한 것들일수록 떨쳐내기가 힘들어.

뭐 하고싶은 말은 딱히 없고 그렇다고.

산다는게 장마에 폭설에 양 극단으로만 몰아치니까

그게 엿 같다고.


삶이라기엔 가볍고

하루하루라기엔 너무 무거운거지


sheep - 한 여름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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