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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어서오세요, 낭만 카페에' 1편

현실주의자(76.66) 2011.06.24 03:37:23
조회 71 추천 0 댓글 1

해가 진지 한 두 여 시간이 흘렀다. 모두들 자신들의 일거리에 열중하는지, 아니면 딴짓 하는데 열중하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분주한 회사 풍경을 뒤로 하고 내 신식 아이폰과, 저번주에 산 중저가 브랜드 자켓을 들고 자리를 일어섰다.

신 부장님, 이제 들어가십니까?” 미니홈피를 몰래 하던 정대리가 흠칫 놀라며 일어난다.
, 그래. 다음주에 있을 프레젠테이션 준비 철저히 하고, 딴짓하지 말게나…., 자네도 이제 슬슬 승진할때가 되지 않았나?.. 승진이 거저 되는게 아니지 않나
만년 대리인 정 대리가 넉살좋은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한다.

예휴 부장님도요즘 대리 딱지 때는일이 뭐 쉬운가요.. 어쨌든 항상 깨알 같은 조언 감사합니다. 다음주에 있을 프리젠테이션 준비는 철저히 하겠습니다. 가세요.”

프리젠테이션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야근을 해야해서 그런지, 정대리의 넉살좋은 얼굴이 조금은 일그러진거 같았다. 항상 바삐돌아가는 바로 이 장소가, 나의 일자리이자, 나의 조그마한 자부심이다.


내 이름은 신용선, 올해 나이 41세에 잘 나가는 대기업 부장직을 맡고 있다. 나름 신용선하면 이 대기업에서는 전설을 아니지만 준전설에 비하는 대접을 받고있다. 그 지독했던 IMF때에도 잘리지 않았으며, 남들에 비해 몇배 더 노력해서 또래에 비해서도 빠른 승진으로 40초반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말년부장이며, 곧 있을 임원승진에 가장 유력한 후보자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어쨌든 나는 남 부럽지 않을 삶을 살고 있으며 남들이 보기엔 제법 성공자라는 이야기가 어울릴 법도 하다. 하지만, 남들의 시선에도 무색하게, 항상 마음한 곳이 텅 비어 있는 것 같은 씁슬함이 내 온 몸 전체를 휘감는다특히 이 퇴근시간에는 더욱이 그렇다. 나는 집에 들어가는 길이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나와 아내는 거의 10년이상 제대로 된 대화 조차도 하지 않았다, 물론 부부관계는 남의 일이 된지 오래다. 그 사이 나는 일에만 신경쓴 탓에 아내는 처음에는 무심한 나를 마구 긁어대며 화를 냈지만, 이제 나를 객식구 취급하기 시작했다. 나 또한, 축 늘어져 늙어가는 아내를 보면 참 세월의 무색함을 느낄 뿐이지, 전혀 청춘이니, 보랏빛 향기니 하는 기분이 나질 않는다. 올해 중학생이 들어간 아들 녀석도 내가 지 애비인지, 용돈주는 기계인지 구분을 못하는거 같아 조금은 야속하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거리가 멀다. 그런 집구석….. 도무지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아 한동안 많은 곳을 전전했던거 같다. 룸살롱, 키스방, 안마방, 성인 나이트 클럽…… 등등 아, 그리고 아내 몰래 애인도 사귀어 봤다. 20대의 젋은 여대생이 었는데, 귀염상에 가슴이 아주 큰 여자애 였다뭐 각설하고 한동안 많은 방황을 하다가, 두어일 전에 친구 녀석에게 우연히 소개받은 근사한 재즈바를 알게 되었다너무 얼떨결에 알게 된 곳이었다.

 

야 이름이 뭐 이래? 낭만카페?”

자식한번 가보라니까 여기 음악이 아주 그냥 죽여줘. 너가 요즘 많이 외로워 보여서 그런거야 임마. 한번 가봐, , 그리고 내가 저번에 준 마일스 데이비스 앨범은 들어봤고?” 친구가 재즈바 명함 쪼가리를 던져주며 히죽 웃으며 말했다.

…. 그 앨범 너무 지루하더라…. 멜로디가 너무 난해하고….”

하여튼 이 무심한 녀석임마 감성을 좀 길러봐.” 말이 빠른 친구 녀석이 갑자기 내말을 끼어들었다.

재즈는 바로 마음으로 듣는거야. 어쨌든 외로울 때 가봐. 언제나 너를 반겨주는 음악이 있을 테니. 나는 오늘 어제 번호 딴 여자애 만나러 가봐야되. 잘가라 연락해.”

그 무심한 친구녀석은 그냥 명함 하나만 딸랑 던져주고 도망치듯 걸어갔다. 짜식 술한잔 하려고 불렀었는데…. 그때는 조금 쌜죽한 기분이 들어 더욱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지만, 그 명함이 나를 다시 회생시키는 활력소가 될줄 누가 알았으랴....

고급 오피스텔 사이에 골목에 큰 입간판이 보였다.
 
낭만카페, Giovani Alevi 특별공연.’ 낭만카페,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나를 반겨주는 바로 무지갯빛 현란한 피아노 음들, 아늑하게 펼쳐진 지하의 어두운 조명이 나의 피로한 몸을 노곤히 만들었다. 피아니스트가 가장 잘보이는 그리고 바텐더가 바로 옆에서 현란하게 묘기하듯 술을 제조하는 앞자리에 앉았다.

어머 또 오셨군요.” 붉고 도톰한 입술가진, 얼굴 한가운데 점이 나있는 바텐더가 요염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알지? 항상 마셨던 걸로 줘. “

~  애플 마티니로 드리겠습니다.” 요염한 바턴데가 관능적으로 몸을 흔들며 술을 제조하기 시작했다. 마치 여우같이 야시시하게 생긴 얼굴에, 적당히 큰 가슴을 가진 바텐더는 과연 이 재즈바의 상징이 될법도 했다.


불이 꺼지고, 무대 한가운데로 스포트라이트가 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리가 아주 긴 독특하게 생긴 피아니스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혼이 나간 사람처럼 피아노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불을 지피고 피아노음을 음미하기 시작했다. 얼마만에 가슴이 뛰는 일이던가! 피아니스트가 이끄는 음표 악단들은, 나의 귀를 잡고 나를 예전 그때,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던 그곳으로 나를 이끌기 시작했다. 마치 그 느낌, 처음 아내를 만났을 때, 그 아내와 첫키스를 할 때 그 기분, 흥분과 쑥스러움의 도가니가 넘치던 바로 그때! 그때로 돌아간듯한 느낌이 물씬들어 나의 가슴은 마구 방망이 질을 하기 시작했다. 확연히, 아내 몰래 그 여대생의 가슴을 움켜쥐며 마구 피스톤 운동을 하던 그 느낌과는 달랐다. 요염한 바텐더의 자태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으며, 마음속에 에머랄드 빛이 환하게 감싸는, 그런 느낌에 나는 담배 한 모금, 마티니 한 잔을 들이키며 눈을 살포시 감았다.

20분 정도 음악을 감상하다가, 나는 살며시 주변을 살폈다. 나 말고도 내 나이 또래 되보이는 중년의 남성들이 꽤 많았다. 걔 중에는 젊은 여성들의 가슴과 엉덩이를 주무르고 있는 배 나오고 머리가 벗겨진 인간들도 많았으며, 혼자 쓸쓸히 담배만 뻐금뻐금 피면서 힐끔힐끔 피아니스트를 보는 사람도 있었으며, 고급 브랜드에 비싼 시가를 물고 요염하게 다리를 꼬고 매혹스러운 눈빛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중년 여성도 있었다. 나의 시선을 끈건 바로 20대 중반정도 보이는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남성이 었다. 전혀 재즈바와는 어울리지 않은 듯한 인상을 가진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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