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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드라 문체 평가 좀 해주세요.

ㅁㄴㅇㄹ(121.184) 2011.06.27 16:19:39
조회 273 추천 0 댓글 17

 

...웠는지, 참던 눈물로 여자는 운다.

흰색 바나나 우유와 코카콜라를 손에 꼭 쥐고, 
남자는
단지, 도대체 뭐가 문제인거야?

그리곤, 괴물 같은 자신 모습에 놀라고 우두커니...










 

 과거 군복무 시절의 어디쯤에서 전역하기만 하면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의 판매 아르바이트를 잠깐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남자는, 과연 사회로 나오자마자, ‘요청하고 받기만 하면 됩니다.’ 라고 세뇌하던 「The Secret」의 훌륭한 우주의 법칙을 몸소 체험하듯이 신기하게도 비어있던 그곳의 아르바이트를 바로 시작할 수 있었다. 의욕 넘치게 사회의 첫걸음을 때기 시작한 남자의 포부는 꿈과 희망이 가득 들어차,

 “얼마에요.”

‘사회의 밑바닥이라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여 올라가서 정상이 되겠다.’ 라든지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같은 의지가 그의 눈을 통하여 아롱거렸다. 사회에서 바라는 바람직한 인간상인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남성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 있는 남자는 하루하루 야간의 일을 고단하게 마치고 있었고, 흘러가는 시간만큼이나 무엇인가 해보겠다는 힘찬 희망도 흘러 흘러 어디론가 흘러가버렸다.

 “네 손님, 2900원입니다.”

그리곤 점점 사라져갔다.      

  남자는 매일매일 비슷한 시각에 손님이 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벽 5시가 되면, 피곤을 등에 짊어진 공사장 인부들이 찾아오기 시작하여 오늘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라고 혹은 ‘퇴근 시간 4시간 남았어’라고 말해주었다. 6시가 넘으면 로또 복권의 행운을 바라는 사람들이 로또 머신 앞에 줄을 서서 희망도 절망도 아닌 무표정으로 순번을 기다린다. 가끔 걸리는 5000원 당첨에 아쉽다며 투덜대는 모습이 한심하다고 남자는 생각한다. 7시쯤이 되면, 눈뜬 봉사 같은 모습의 고등학생들이 하나 둘 찾아와 삼각 김밥 따위의 인스턴트 식품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해결하고 혼자서 온 경우에는 생기라곤 전혀 없는 무표정으로,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온 경우엔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매장을 나선다. 이윽고 퇴근시간을 1시간 남긴, 8시쯤이 되면, 오늘도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는 표정을 지은 화이트 컬러 직종에 종사하는 회사원과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주로 음료를 구입한다.

 “뭐라구요? 저기 표시는 2500원으로 되어있는데요?”

 “...”

 옷의 사회적 속성을 고려한다면, 이들의 옷차림과 표정은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졌다. 다시 말하면, 그들이 누리고 있는 삶의 질이 아주 분명히 드러나 보이고 있었다. 남자는 너무나도 다른 이들의 모습을 통해 몇 가지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과연 이들의 삶의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어디서부터 시작된 차이가 저런 엄청난 결과를 낳은 것인지? 분명히 저렇게 사람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한데, 왜 세계는 평등의 가치를 부르짓고 있는 것인지? 정말 사람은 과연 평등한 것인지? 이런 일의 까닭을 남자로선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남자가 보기에는 현실적 세상은 절대로 평등하지 않았다. 모두의 능력은 현실적으로 각자 차이가 나기 마련이었다. 현실에서, 평등은 없었다.

 “아, 미쳐 생리대 코너.. 가격 표시 탭을 못 바꿨네요. 죄송합니다. 손님.”

 이와 동일하게 사람의 질이란 것도 마찬가지로 차이가 나기 마련이어서 ―남자는 모든 인간은 존엄하게 취급되어야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일원으로 거듭나는 20살부터 각종 사회적 낙인이 이마에 찍히기 시작하는 우리의 현실로 볼 때, 이것은 한낱 아침을 머금은 밤과 같은 이야기요. 봄을 기다리는 겨울과 같은 이야기요. 달콤한 말로 세계의 실상에 시럽을 진하게 뿌린 달콤한 허상과 같은, 그러니까 너무 쿨하게 당연해서 아무도 눈치 챌 수 없는 사기극이었던 것이다. 사기극의 진정함을 먼저 알아봤다 하더라도, 한 발짝 더 나아가 ‘우리의 사회 시스템은 과연 옳은 것인가?’까지 사고를 확장시킨 사람은 분명하게 몇 없는 것임을 조심스럽게 확신했다. 우리의 현실과 괴리된, 이상적 가치는 전혀 현실에 반영되어 있지 않고 있었던 것이고, 이런 문제들은 문제로 다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런 문제는 문제로 다루어지지 않는 것인가?

 “아, 그럼 2500원에 주세요.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시발.”

시발.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함은, 우리들의 \'익숙함\'에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하고 있던 남자는 정가 2900원짜리 생리대를 들고 있는 귀여운 여대생이나 할법한, 그러니까 대학생 1학년의 필수 화장법 챕터 1을 곧이 곧대로 따라한 것 같은 화장을 한

 “뭐, 시발?” 
이 거친 현대 여성을 상대해내야만 했다. 다른말로는 감당해내야만 했다. 이 것은 관계 속에서, 남자에게 부여된 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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