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 시평 부탁해요 ] 제목 : 달리기

김병호(211.210) 2012.09.08 23:38:57
조회 34 추천 0 댓글 0



 달리기.




 무섭다,
 무언가 나를 쫒아온다
 그게 무엇인진 모르겠지만
 지금 뒤를 돌아 본다면
 잡힐 것이다. 돌아 볼 수가 없다
 
 평소에 항상 다녔던 길
 항상 봤던 큰 나무
 그리고 나무 벤치와 그 옆에 쓰래기통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우리 집이 나온다
 아빠와 엄마가 기다린다.
 내가 헐래벌떡 달려 들어가면
 나보다 더 놀란 표정으로
 날 안아 주겠지,
 무슨 일이냐고 묻겠지
 
 그런데 항상 지나쳤던 이 길이
 지금은 뭔가가 다르다
 나는 이렇게 느리지 않은데
 주변이 계속 그대로다
 자꾸 같은 곳을 맴도는 것만 같다.
 그리고 쫒아오는 이것을 따돌릴 수가 없다
 격차가 늘어나지도, 줄어들지도 않는다
 
 내 뒤를 쫓는 이 불안감이 두렵다
 내 등과, 어깨와, 뒷 목을 향한 불쾌한 시선
 나를 탐하는 느낌이 나를 더 빨리 뛰게 하지만
 땅을 힘차게 차고, 팔을 아무리 흔들어도
 이상하다, 힘들지가 않다. 지치지가 않는다
 아무리 달려도 숨이 벅차지가 않다
 나는 그것에 또 한번 두려움을 느꼈다
 자연적이지 않은 것은 부자연적이다, 그것은
 너무나도 막연한 불안감을 준다.
 
 다행히 우리 집엔 불이 켜져있다
 저기까지만 가면 된다
 우리집 문만 두드리면,
 우리집 문만 열고 들어가면
 아빠와 엄마가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니 긴장이 풀렸다
 달아나는 것 외에 다른 생각들이 났다
 나는 서울에서 자취를 하는데
 아빠, 엄마가 있는 곳은 울산이다
 나는 왜 여기서 쫒기고 있을까
 옆엔 돌고래들이 나를 따라오고 있다
 내가 어릴때 본 것만 같은 돌고래다
 이름을 지어준 것도 기억 난다
 그때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이였다
 그렇게 생각했다, 많은 친구들이 나를 따랐었고
 여자 아이들에게도 인기 있었다
 왠지모르게 우쭐해졌다. 내가 왜 쫒겨야 하지?
 달리는 것을 멈췄다.
 그랬더니, 등 뒤에서 느껴졌던 그 무엇도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막연하게 쫒기고 있었던 것이었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46377 쓰레기니깐 청소해라 [7] ㅂㅅ(59.25) 12.11.12 87 0
46376 자작소설) 내 이름은 아프리카 샤머니스트 이응이응 3화 [3] 김정현(210.121) 12.11.12 57 1
46374 모기 (183.98) 12.11.12 27 0
46373 김치! 여기 이모좀 더주세요! [2] (183.98) 12.11.12 55 0
46372 자작소설) 내 이름은 아프리카 샤머니스트 이응이응 2부 김정현(119.82) 12.11.12 39 2
46371 자작소설 내 이름은 아프리카 샤머니스트 이응이응 [5] 김정현(119.82) 12.11.12 104 1
46369 게임 유저 헌정하는 개사 (어두운 심상) [1] Demis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12 31 0
46367 단대문창과 [2] 갈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12 182 0
46366 (구미여드름) 여드름흉터제거♡성피부과 [1] 유앤미(49.254) 12.11.12 878 0
46365 담배 시발리턴즈(211.48) 12.11.12 41 0
46364 여기가 병신천국이니 [5] (1.222) 12.11.12 95 0
46363 개새끼들있는곳나도있어 람즤(211.48) 12.11.12 33 0
46362 순결을 지키는것 [1] 병신리턴즈(211.48) 12.11.12 43 0
46361 아름다운세상 [1] 시발리턴즈(211.48) 12.11.12 32 0
46360 아름다운 동심 시발리턴즈(211.48) 12.11.12 30 0
46359 불알 [2] 시발리턴즈(211.48) 12.11.12 49 0
46358 지랄에 시발에 [1] 시발리턴즈(211.48) 12.11.12 39 0
46357 엉엉 미워 미워 시발리턴즈(211.48) 12.11.12 26 0
46356 섹스하고싶다 시발리턴즈(211.48) 12.11.12 201 0
46355 하루일상 시발리턴즈(211.48) 12.11.12 23 0
46354 시인의죽음 시발리턴즈(211.48) 12.11.12 34 0
46353 심훈 상록수 발표문 작성 중이다..아요.... [1] 아오빡춍(125.143) 12.11.12 25 0
46352 시인이 죽을 때 하나의 세계도 같이 죽는다고 합니다. [5] (121.181) 12.11.12 120 0
46351 대본 혹은 시나리오도 문학인가요? 갮갮갮갮갮갮갮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12 40 0
46350 퇴갤 ㅃㅃ 닭머리버거(221.153) 12.11.11 28 0
46348 시의 본질? 니가 느끼는 그거 [17] A(211.110) 12.11.11 148 0
46347 [3] 닭머리버거(221.153) 12.11.11 57 0
46344 신춘문예 당선되면 뭐가 좋습니까 [1] ㄱㅈㄷㄱ(122.254) 12.11.11 197 0
46341 혹시 이시 아시는분 [3] ㄴㅁㅇㄹ(61.75) 12.11.11 55 0
46340 겨울 옷 [1] 조선국어학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11 83 0
46339 근데 다들 시 볼 때 어떤 면에서 감명을 많이 받는 편임? [1] A(211.110) 12.11.11 64 0
46338 디씨에서 칭찬을 받았다 [1] 똥이당(210.106) 12.11.11 51 0
46337 ?? [33] 닭머리버거(211.234) 12.11.11 179 0
46336 뭐냐 닭머리버거(211.234) 12.11.11 37 0
46334 나도 시썼음! [1] ㅁㅇㅇㅁ(112.147) 12.11.11 60 2
46333 시 평가 해줌? [5] 똥이당(210.106) 12.11.11 124 0
46332 아 짜증난다 [1] 시린(110.70) 12.11.11 38 0
46331 심심해서 쓴 토막시 평가점 [2] 동네개식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11 85 0
46330 님들아 이이체가 기형도급인가요? [6] ㅇㄹㅎㅎ(183.98) 12.11.11 548 0
46328 여긴 왜이렇게 사람이 없어 시발 [1] A(211.110) 12.11.10 59 0
46327 한국소설에 진절머리 난 이들은 보셈 [5] 동반자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10 477 0
46325 A4용지 냠냠냠 (개념시) A(211.110) 12.11.09 91 0
46323 씨발 [1] 닭머리버거(221.153) 12.11.09 63 0
46322 더없이 다정한 by 오시프 만델슈탐 (같이 해석합시다!) Footsma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09 71 1
46321 씨발 [5] 닭머리버거(221.153) 12.11.09 100 0
46320 (질문)도와주세요!!! [6] ㅇㄹㅈㄷ(182.221) 12.11.09 52 0
46319 계획이 뒤틀림 [3] 망했어라(122.34) 12.11.09 56 0
46317 내가 후회하는게 닭머리버거(221.153) 12.11.09 37 0
46316 이번에 느낀게 닭머리버거(221.153) 12.11.09 37 0
46315 요새 근대러시아문학에 심취했는데 그시절 무신론 주장이 존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09 5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