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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수줍고 얄궂었던 대민지원의 추억! (1)

ㅇㅇ(114.207) 2021.10.09 19:25:12
조회 16368 추천 228 댓글 41
														

아릿하고 잔망스러웠던 해병 추계 학술대회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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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72년 가을. 여름에 뿌린 퇴비의 개니미썅꾸릉내가 바래어지는 것으로 보아 완연한 수확의 계절이었다.


다만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광역특별시는 가을이면 으레 찾아오는 연례행사인

홍수, 가뭄, 지진, 쓰나미, 흑사병, 메뚜기떼의 창궐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현명한 해병은 홍수때 범람하는 물을 황룡에 담아서 황룡 정수기로 사용해 가뭄을 넘기고,

지진은 해병 디스코 팡팡으로 즐기며, 쓰나미는 두 해병이 전우애로 밀착해 파도를 넘기는 해병 서핑,

흑사병은 기합 적혈구(백혈구는 태업으로 기열처리되었다!)가 처리하는 해병 이뮨-시스템,

메뚜기는 기열 아쎄이에게 먹여 처리하는 등 전통적인 선조의 지혜가 있기에 축제에 불과했지만,

수확을 앞둔 농민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은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마침 해병대는 해병기합대천사 오도엘에게 계시를 받아 황근출 해병이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광역특별시에서

해병 코란을 집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6974번째 해병 라마단을 지내던 중이었다.


황근출 해병의 고난을 체험하는 해병 라마단 기간에는 밤에만 전우애와 해병 푸드가 허가되었기에

낮에는 마땅히 할 것도 없었고, 낮을 긴빠이쳐서 백야를 만드는 것이 어떻냐는 견쌍섭 해병의 제안과

황룡의 훈련을 하는 것이 어떻냐는 제안이 있었지만 결핍이 소중함을 만든다는 해병 코란의 가르침에 따라 기각되어 황룡은 해병 육포로 변하였다.


그리하여 차차 말라가던 해병들이었으나 이참에 해병의 다섯 기둥 중 하나인 나눔의 의무를 시행하는 것이

어떻냐는 대대장 마갈곤 하사의 제안에 따라 대민지원을 나가기로 결정하였다!


이는 장기 심사를 앞두고 지역 유지와 결탁하여 실적을 쌓기 위한 마갈곤 하사의 치졸한 수작이었으나,

좋은게 좋은 것 아니겠는가? 곧이어 마갈곤 하사는 포항 대약진 운동을 선언하고 해병을 대규모로 투입하기로 하였다.

이윽고 대민지원 마을 후보지로는 가석방되거나 탈옥한 흉악범의 교화를 위해 설립된 풍출 마을이 선정되었다.


다만 해병 코란에서는 왼손이 하는 긴빠이를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이 있었으므로

농민이 도움을 받은 것 조차 알지 못하는 산타클로스의 선물같은 서프라이즈 대민지원이 목표였다.


이에 묘수를 찾기 위한 약 7초간의 마라톤 회의가 열렸고, 야음을 틈타 도와주고 오는 것이 어떻냐는 제안도 있었으나.

밤에는 전우애를 나누기에 바빴으므로 기각되었고, 이 외에도 여러 의견이 제시되었으나 결국 전우애와 가혹행위를 제외하면

8초 이상 사고하지 못하는 해병 두뇌에 과부하가 걸려 회의는 중단되었다.


이후 카드뮴과 수은을 비롯한 미네랄이 풍부한 해병천에서 등목으로 머리를 식히던 도중 구세주로 등장한 것은 제갈참수 해병이었다.

보이스 피싱 콜센터를 운용하기 위해 모든 포항해병직할오도짜세기합광역특별시민의 신상명세를

철저히 꿰고있는 제갈참수 해병이 제안한 것은 이른바 '성동격서' 작전이었다.


작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는데 풍출 마을의 관리자가 곽말풍 중령의 아버지인 곽초풍 소장이었으므로

부자간의 정을 이용하여 소장을 설득하고 낮 동안 마을을 비우게 하여, 몰래 도와주고 밤에 부대로 복귀한다는 기가 막힌 계획이었다!


작전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만장일치로 가결되었고 행동책인 제갈참수 해병이 시행에 옮기기로 하였다.

곧바로 제갈참수 해병은 항문에서 PRC-77을 꺼내고 전화번호를 눌러 곽초풍에게 전화를 걸었다. 과연 항상 준비된 기합짜세해병의 자세였다!


"필승! 안녕하세요 곽초풍 소장님? 톤톤정 해병입니다."


곽초풍은 아들인 곽말풍 중령에게 해병과 관련된 전화가 오면 바로 끊어버리라는 신신당부를 받았으나,

톤톤정이라는 이름에 자신도 모르게 귀신처럼 홀려 차마 수화기를 내려놓을 수 없었다.


뒤이어 제갈참수가 다음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에 아드님의 리버스 진급식이 열립니다. 저희가 해병 오도봉고를 대절해드릴테니

부디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시면 깊이 감사드리겠습니다."


곽초풍은 "진급이면 진급이지 리버스 진급은 뭐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승낙하여 수화기를 내려놓은 뒤였다. 과연 마성의 해병이었다. 라이라이차차차!


다만 제갈참수 해병은 못내 아쉬운 눈치였는데 "곽말풍을 데리고 있다"

"당장 오지 않는다면 전우애 테이프를 뿌리겠다"와 같은 Plan B가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곧이어 시간은 흐르고 흘러 다음날 아침이 되었고 마을 앞에는 너저분한 컨테이너를 뒤에 주렁주렁 달고있는

붉디 붉은 해병 오도봉고가 한 대가 대절되었다. 분명 9인승 봉고였는데 200명이 넘는 장정이 너끈하게 들어가는 것이 여간 기합인 것이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풍출 마을의 농민이 해병 오도봉고에 탑승하였고,톤톤정 해병은 명단을 확인한 뒤

무모칠 해병에게 "오라이!"를 외쳐 신호를 보냈다. 무모칠 해병이 악셀을 밟자 별안간 오도봉고는

모터(친환경 기조에 따라 전기차로 전환하였다!)에서 힘차게 "땋..띨따구릏..따흐흑!" 따위의 좆같은 소리를 내뱉었고

배기구에서는 개니미썅구릉내를 풍기는 매캐한 매연과 맹염을 뿜으며 해병 노동교화소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였다.


그것이 마을과의 마지막 작별인사였음을 알게 된건 약간 뒤의 일이었다.




-뒤이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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