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사고 또 터졌다 -경북대병원에서 O형 환자에게 B형 수혈, 환자 위독
수혈사고가 또 터졌다.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12일 복강경으로 난소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던 김모(37)씨에게 잘못된 혈액형의 피가 수혈됐다. 김씨는 O형인데 엉뚱하게도 B형 혈액을 2팩이나 수혈한 것. O형은 다른 사람에게 줄 순 있지만 받을 순 없다.

김씨는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며 심부전증으로 위독한 상태다. 자신의 혈액형과 맞지 않은 피가 수혈될 경우 혈관내 적혈구의 급속하고 광범위한 용혈로 적절한 응급처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수분 만에 의식장애와 호흡곤란, 발열과 쇼크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이날 사고는 피를 수술실로 전달하는 간호사의 배달사고나 수술실 현장에서 혈액형이 맞는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마취과 의사의 잘못으로 추정된다.

병원관계자는 “사실 확인 중에 있으며, 파악되면 바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온뒤팀이 직접 환자 보호자를 만나 확인한 결과, 수혈사고가 맞으며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사고가 발생한지 6일째 됐지만,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는 등 사실을 은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도 부산의 한 대학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 중 잘못된 혈액형의 피를 수혈 받아 중태에 빠진 사례가 보도된 바 있다. 최근 4년동안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수혈 관련 의료사고만 35건에 이른다.

질병관리본부는 수혈 사고를 막기 위해 수혈 전 환자 이름과 혈액형, 등록번호를 의료진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 내어 비교하라는 구체적 지침까지 내놓고 있다. 그러나 수혈 사고가 이름난 대학병원에서조차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이러한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보건 당국은 일선 병원들이 매뉴얼대로 수혈 혈액을 확인하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고발 등 강력한 행정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북대병원은 지난 2015년 혈액안전 감시체계 우수기관으로 표창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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