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태민 관계만 넣었어도 박정희 깔거 산더미처럼 늘어나는데 싹 잘라냄.

당시 박근혜는 육영수 땜빵하는 역할이었어서 넣으려면 얼마든지 넣을 수 있을 정도 비중이었음.

연출적으로는 뭐 처음부터 끝까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풍으로 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랬으면 뭐 한국 사람들은 존나 뭔 내용인가 했을 듯.

그래서 김치스러운 연출 좀 넣었는데 안타까운 부분이긴 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애초에 철저한 역사물이라고 보기 불가능한 게, 김재규와 박정희는 같은 5.16을 치른 혁명동지가 아님.

김재규는 5.16이 군인의 정치 참여질이라고 반대했다가 붙잡혀서 죽을 뻔하다 살아남.

그런데 영화에서는 김재규가 박정희 죽이는 가장 큰 동기가 박정희가 혁명 정신을 잃었다고 죽이는 거니 그거 자체가 실제 역사에선 말도 안 되는 부분임.

김재규 다룬 책들 보면 김재규가 민주주의에 대한 꾸준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는 증거들이 나오는데 영화에선 다 쳐내서 재규 개너프시킴.

하여간 철저한 역사물로 보면 안 되고 역사 소재들을 비튼 삭막한 느와르물로 보면서 그나마 김재규를 재평가할 가치가 있는 복잡한 인물로 올려놨다는 게 장점인 걸로 정리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