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사가 부적격 부품을 여객기에 사용한 사실을 알고도 2년 넘게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보잉 777은 이달 초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착륙사고를 일으킨 아시아나 항공기와 같은 기종이다. 이 회사의 차세대 여객기 드림라이너 787은 올해 초 배터리 사고 이후 운항을 재개한 지 석 달도 안 돼 잇단 고장과 화재로 또다시 말썽을 빚고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26일(현지시간) 안전 기준에 미달하는 철제 조임 장치를 보잉 777에 장착한 사실을 확인하고도 장기간 방치한 보잉사에 벌금 275만 달러(약 31억원)를 부과키로 했다.

조임 장치는 기체의 날개 뼈대와 외판을 결합하는 것 등을 포함해 여러 부분에 사용됐다고 FAA는 설명했다. 규격에 맞지 않는 조임 장치는 장시간 비행을 버티지 못하고 해체돼 대형 참사로 직결될 위험을 안고 있다. 2008년 9월 부품 문제를 발견한 보잉사는 시정 계획을 세우기만 하고 수차례 이행을 미루다 2010년 11월에야 문제를 바로잡았다. 앤서니 폭스 교통부 장관은 “항공기 제조업체는 안전 및 규정 위반 문제를 발견한 즉시 신속하고 철저하게 시정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카타르항공 소속 보잉 787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도하 국제공항에 머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