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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존감과 불안함 때문에 절대 몸 안주려하는 신지 보고싶다 2 2 2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7) 2016.09.14 22:02:13
조회 2688 추천 45 댓글 6

아스오의 경우 2 2 2




간지럽고 사랑스러운 마음에 아스오는 입을 꽉 다물었음. 늘 보던 찐따같은 얼굴인데 마음을 자각하고 나니 못난 얼굴도 미친듯이 사랑스러워 보이는거 ㅇㅇ 이런저런 감정이 섞여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아스오와 신지의 시선이 꽤 오랜시간 부딪히고 있었음. 경멸하는 듯한 얼굴의 신지가 결국 입을 먼저 열었음.  왜..  하루종일 울어제낀건지 목소리도 다 갈라져있었음.  찐따새끼. 안 그래도 듣기 싫은 목소리 더 병신같아졌네..  하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도 모르게  귀여워.  하는 마음이 들어서 스스로 놀랐음 ㅇㅇ 여러가지 감정에 혼자 혼란스러워 하는 아스오를 보던 신지가 결국 또 입을 열었음

가..

매정하게 문이 닫히려는 걸 보고 아스오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문을 꽉 잡음 ㅇㅇ 애초에 악력으로는 상대가 안되니까 신지는 맥 없이 아스오에게 문이 잡혀 뜻대로 닫지 못할거시다 ㅇㅇ 신지 입장에서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지 ㅇㅇ 제일 꼴보기 싫은 얼굴이 동네방네 떠나가라 소리치면서 문을 차대길래 열어줬더니 아무말도 안해 ㅇㅇ 기가막혀서 문을 닫으려고 했더니 그건 또 싫은 모양이야.  어쩌라는거야..  속으로 중얼거리며 아스오를 쳐다보자 아스오가 드디어 다급하게 입을 열었어.  왜, 왜 안 와?  그렇게 복잡하게 마음을 자각 한 후 신지 앞에서 처음으로 한 말은 저가 생각해도 참 한심해보였어. 신지도 마찬가지 였는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였지.  ㅆㅣ발. 이게 아닌데..  초조해진 아스오가 다시 입을 열었어.  학교. 왜 안 와?  신지는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났지. 신지가 힘빠진 얼굴로 다시 한 번 말했어.

가.

다시 힘을 주고 문을 닫으려는 신지에 아스오는 혈기가 올라올 것 같았어.  야! 왜 안 왔냐고!  대답도 하기 싫다는 듯 신지는 문을 잡은 손에 힘을 더 주었어. 그러나 역시 아스오를 이기기는 힘들었지. 그리고 역효과였어. 신지가 문을 닫으려는 걸 보고 아스오는 더 화가나서 문을 잡은 손에 역시 더 힘을 줘서 문을 확 열어버였거든.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한 신지는 그대로 딸려와버렸어.

내 말이 말 같지 않아? 왜 안 왔냐고 물어보잖아!  결국 아스오는 또 소리를 질렀어. 신지는 어이가 없었지.  몰라서 묻는건지. 신지는 아스오를 경멸하듯 노려보았고 아스오는 아스오 나름대로 답답해서 마음이 터질 것 같았어.  이 찐따 신지가. 내가 걱정해주고 있는데 감히 무시해?  이를 부득부득 갈며 어느새 제 쪽으로 딸려온 신지의 손목을 꽉 잡아챘어. 자국이 남을 정도로 아주 쎈 악력이었지.  야, 이카리 신지.

신지의 얼굴이 일그러졌어. 동시에 다시 눈이 일렁이는 것을 보고 아스오는 또 아차 싶었지. 신지는 너무 서러웠어. 왜 집에까지 쫓아와서 나를 못 괴롭혀서 안달일까. 난생처음으로 아스오에게 대꾸를 했어.  몰라서.. 물어?  울먹이는 탓에 형편없이 갈라진 목소리가 나왔지.

아스오는 또 아스오 나름대로 당황했어. 몰라서 묻냐니. 대체 뭘? 설마 어제 일? 아스오의 안에서는 어제일은 평소처럼 신지를 괴롭히고 지나가던 일상 중 그저 하나였어. 저야 신지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자각 했지만 그저 그 뿐이였지. 신지가 학교까지 안 올 정도의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거야. 뒷통수를 맞은 것 같은 멍청한 얼굴로 물었어.  설마.. 어제 일 때문에 안나온 거야? 고작 그거 때문에?

고작 그거라니! 신지는 난생처음으로 눈 앞이 시뻘개질 만큼 화가 났어. 평소에 감정 표출을 잘 못하고 내성적이였던 성격 답게 화를 표현하는 방법도 몰랐지. 그냥 말랐다고 생각했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어. 일그러진 시야 끝에 아스오의 보기 힘든 당황한 얼굴이 보인 것도 같아.

개자식..

아스오는 펑펑 우는 신지를 앞에 두고 아연실색해. 아무리 괴롭혀도 눈물 한방울 안보이던 신지였어. 한 번 좋아한다고 자각하니 이런 저런 모습이 다 이뻐보여서 미칠 지경인데 저한테 개자식이라 욕을하며 우는 얼굴이 너무 사랑스러운데 가슴이 또 저릿한거야.  어떡하지? 어떡하지?  일단 신지가 울음을 멈췄으면 좋겠어서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서 왜소한 신지를 꽉 껴안아. 놀란 신지가 울면서 아스오를 퍽퍽 때리지만 밀려날리가 없지. 결국 아스오의 품에 꽉 안겨서 신지는 더 엉엉 울어제껴.  나쁜놈. 개자식.  아스오는 신지를 안으면서 처음으로 온 몸이 아이스크림 마냥 녹아내리는 것 같은 기분을 느껴.  그래. 내가 나쁜놈이다. 내가 개자식이야.  신지를 달래면서 신지의 욕을 다 들어주지.

나, 나한테, 거, 걸, 레, 라고..
그래. 미안.
나를, 조, 좋아한다는, 애 한테..
나 개새끼 맞네.
이, 이상한, 소문, 나면..
안나게 할 게. 어?
너가, 이상, 한, 거짓, 말, 한거, 소문, 나면..
내가 다 죽여버릴게. 어? 안나게 할 게. 그만 울어라. 어?

아스오가 살살 달래며 등을 쓸어주자 계속 울며 아스오를 욕하던 신지의 눈물도 점차 사그라들었지.  나쁜자식. 개자식.  욕은 여전했지만 이전처럼 분노가 느껴지는 건 아니였어.  착하다. 울지마. 어?  신지는 평생 저를 괴롭혀오던 아스오가 달래준다고 마음이 풀리는 저가 싫었지만 이상하게 불안했던 마음이 안정됐어. 아스오가 이상한 소리를 해서 또 이상한 소문이 나면 더 괴롭힘의 강도가 심해질까봐 극도로 불안했었거든.  원인도 아스오였지만 아스오가 안아주며 달래주니 불안함이 녹는 느낌이였어.  그러고보니 아스오가 좀 이상하네.  눈물이 사그러들자 드디어 그런 생각이 들었지.

이제, 놔.

그러고보니 그 원수같은 아스오에게 안겨있다는 것 자체가 미친듯 민망하다는 것을 깨달았지. 새빨개진 얼굴로 아스오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며 말했어.  놔, 아스오..  그러나 아스오는 온 몸이 채워지는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었어. 자꾸 품에서 벗어나려는 신지가 굉장히 아쉬웠지.  다 울었냐?  한마디 하니까 왠지 더 열이 오른 것 같은 신지가 부끄러워 하면서 몸을 트는게 느껴졌어.  놔아..  힘없이 늘어진 목소리가 세상에 다시 없을 정도로 사랑스러웠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신지를 천천히 품에서 놓아주자 아까보다 더 엉망이 된 얼굴의 신지가 보였어.  진짜 못생겼네.  웃음이 풉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꾹 참았어. 신지는 옷 소매로 눈을 거칠게 비볐어. 이 상황이 너무너무 어색했어. 아스오를 만나지 않은 세상을 살았더라면, 나에게 친구 한 명 정도는 있었을까? 생각하던 신지 인생 가장 큰 공포의 존재인 아스오에게 안겨서 위로받은 꼴이라니. 어이가 없으면서도 아스오에게 이런 모습을 보였다는 것 자체가 후회스러웠지. 이 난감한 상황을 어떻게 지나가야 할까 고민하던 신지에게 더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어.

야. 찐따.

신지는 입을 삐죽이며 아스오를 다시 노려보았어.

내가..
.....
아무래도, 널 좋아하는 것 같은데 말이야.

세상에 다시 없을 일이 오늘 두 번이나 일어났지. 두번 다 아스오를 통해서.






명절엔 무순이 제맛.... 진도... 나간다... 부지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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