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4년 만이다. 먹구름은 바로 프로야구 승부조작이다.

법조 관계자는 “검찰이 프로야구 승부조작과 관련해 수사를 벌였다”며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돼 마무리 단계에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창원지검 특수부(김경수 부장 검사)가 오랫동안 집중 수사한 것으로 안다. 덕분에 승부조작과 관련한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21일쯤 창원지검 특수부가 공식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4년 만에 현직 프로야구 선수,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 받아

2012년 사태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이태양(사진=NC)

‘엠스플뉴스’의 취재 결과 검찰의 승부조작 수사는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지검에서 20일 넘게 강도 높은 수사를 펼쳤고, 승부조작과 관련해 이미 각종 진술과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는 승부조작 브로커를 검거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외에서 검거돼 국내로 소환된 브로커 A 씨가 수사의 단서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지검이 A 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A 씨의 승부조작 개입 사실을 밝혀냈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승부조작 수사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A 씨의 진술과 내사 자료를 바탕으로 창원지검은 프로야구 승부조작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했다. 검찰 소환 대상자 가운덴 현직 프로야구 선수인 NC 다이노스 소속 투수 이태양도 포함됐다. 이태양은 불구속 입건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소환에서 이태양을 포함한 승부조작 관련자 가운데 일부는 혐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조작 방식은 2012년 박현준, 김성현 때와 비슷했던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으로 승패에 개입하는 방식 대신 주변 사람들이 눈치채기 못하게 ‘첫 이닝 초구 볼, 스트라이크’ '볼넷' 등의 은밀한 방식으로 승부조작에 나선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태양이 투수임을 고려하면 검찰의 시각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승부조작을 주도한 브로커와 이에 가담한 이태양 간엔 금전적 대가가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금액은 수천만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창원지검은 이 부분에서도 상당 부분 혐의를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구계의 재발방지에도 또 한 번 터진 프로야구 승부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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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프로야구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승부조작 파문 이후 2015년까지 프로야구엔 승부조작이 재현되지 않았다. 다른 프로스포츠 종목에선 승부조작 사건이 꾸준히 터지고,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 심판까지 연루됐지만, 프로야구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단, 선수, 심판 등이 합심해 승부조작 사건의 재현을 막고자 노력했다.

특히나 KBO는 2012년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뒤 재발방지를 위해 여러 보완 장치를 마련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센터를 운영하면서 5개 구장에서 진행하는 전 경기를 모니터링하겠다고 발표했고, 구장마다 전직 경찰 출신으로 구성한 ‘암행관찰관’을 파견해 승부조작을 감시하겠다고 나섰다. 

여기다 경기운영위원들에게 경기 도중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승부조작에 항상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검찰이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을 밝혀내며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창원지검은 승부조작 관련자들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다. 2012년처럼 승부조작 사건이 갑작스럽게 알려진 통에 관련자들이 도주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공통된 이야기다. 검찰은 빠르면 21일 창원지검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 브리핑을 실시할 예정이다.

승부조작에 관련된 이태양의 소속팀 NC는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조만간 밝힐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