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투수 송명기는 지난해 그야말로 히트 상품이었다. 지난 시즌 9승 3패에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두산과의 한국 시리즈에서도 팀 우승에 크게 이바지했다. 5차전 선발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를 거뒀고 우승을 결정지은 6차전에서도 구원투수로 등판해 두산의 추격을 뿌리쳤다.

송명기는 지난해 활약에 대해 "(이 정도 성적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1군에 최대한 오래 있자는 마음으로 준비했었다."며 스스로도 놀라워했다.

인상적인 활약 속 지난해 2천7백만 원이었던 송명기의 연봉은 무려 307.4%나 올라 1억 천만 원이 됐다. 송명기는 구단이 제시한 연봉을 보자마자 단번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송명기는 "(1억은) 원래 꿈에 가까운 숫자라고 생각했다. 신기하고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 소감을 전했다.

송명기는 "연봉이 올라서 가족들에게 선물을 줬다. 나를 위해서 쓴 건 아직 없는 것 같다."며 아직 씀씀이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모교인 장충고에 야구용품을 기부한 송명기(NC 다이노스 제공)
■ 지난해 연봉은 2천7백만 원…기부액은 1/3인 9백만 원

송명기의 지난해 연봉은 리그 최저인 2천7백만 원이었지만, 따뜻한 마음만큼은 리그 정상급이었다. 송명기는 지난 1월 하남시와 모교인 건대부중, 장충고에 각각 3백만 원씩 총 9백만 원을 기부했다.

지난해 우승 등으로 보너스를 받았겠지만, 9백 만원 기부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게다가 기부는 올 시즌 연봉 계약 전이었다.

송명기는 "원래 기부를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주변에선 더 모으고 하자는 말도 있었는데 우승도 했고 지난해 잘했으니 기분 좋게 해보고 싶었다."고 동기를 전했다.

이어 "주변에서 선배들도 기부하는 모습을 많이 봐서 나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선배들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NC 선수단엔 박석민, 나성범 등 꾸준한 기부를 이어가는 선수가 많다.

하남시에 기부한 이유에 대해선 "원래 제가 다녔던 하남 리틀야구단에 기부하려고 감독님께 물어봤는데, 코로나 19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한테 기부하자고 해서 하남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욱 진화할 3년 차…목표는 개막 엔트리 진입?

지난 시즌 활약으로 자신감이 차오를 법도 하지만 송명기는 달랐다. 송명기는 "일단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게 목표고, 처음부터 끝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뛰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며 소박한 목표를 드러냈다.

지난해 달성 못한 두 자릿수 승수에 대해선 "사실 지난해에 9승을 할지도 몰랐고, 9승을 한 거에 대해 기분 좋게 생각한다. 올해는 안 다치고 규정이닝 채우면 10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비시즌에 더 열심히 노력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큰 변화는 없지만, 송명기는 코치진과 상의해 투구 폼을 좀 더 간결하고 빠르게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비시즌 동안 라식 수술을 한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송명기의 최고 구속은 150km에 육박해 구위는 이미 충분하단 평가를 받는다.

구속과 반대로 인터뷰 등에서 말투는 매우 느린 편인 데 대해 "공은 빠른데 말은 느리다는 말을 듣는다. 친구들은 구속이 더 빨라질지도 모른다고 말을 더 느리게 해보라는 말까지 했다. "며 재밌는 사연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