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종류의 계약과 마찬가지로 결혼이란 계약 역시 완전히 동등한 상태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고, 다른 한 쪽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미국과의, 통화스왑을 비롯한 통상외교에 여러나라가 매달리는 것도 달러의 압도적 위상 덕분이고, 이에 미국은 타국과의 협약에서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당연히 결혼에서도 더 조건이 좋은, 다른 대체할 수 있는 이성이 많은 쪽이 협상에서 유리하고 더 이득을 취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여초에서 흔히 말하는, 여자는 결혼에 남자보다 간절하지 않다는 말이 맞다면 당연히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고 결혼이란 계약은 여성에게 유리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사회적인 차원에서 '결혼에 간절한 건 남자다'와, '결혼하면 여자가 손해다'는 말은 양립불가능한 명제에 가깝다.

그렇다면 누가 결혼시장에서 고지를 점할까? 그건 남녀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다르다. 미국의 결혼을 다룬 『결혼시장』에선 상류층 남성의 경우 그를 원하는 여성은 다수지만 공급은 적으므로 남성이 유리하지만 중층과 하층에선 남성이 수요가 적으므로 불리하다고 말한다. 한국도 이와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남성이라면, 그리고 상류층이라면 당신은 결혼을 하는 것이 이득이다. 중층과 하층이라면 다음 생을 기약하시라. 여성의 경우 동질혼을 원한다면 상류층 여성은 불리하다. 상류층 남성은 젊고 매력적이라면 중류층 여성도 결혼의 대상이 되지만 상류층 여성에게는 중류층 이하 남성이 매력적인 선택이 아니다. 다시말해 그들은 소수의 상류층 남성을 상대로 중류층 여성들과 경쟁해야 한다. 한편 중류층과 하류층 여성은 상향혼을 원한다면 약자의 포지션이지만 동질혼이나 하향혼을 감내한다면 갑질이 가능할 것이다.

정리하자면

결혼은 상류층 남성>중류층 여성>상류층 여성>하류층 여성>중류층 남성>하류층 남성순으로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