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아빠랑 연애하던 시절에 엄마가 아빠한테 숨기던 비밀이 있었음

엄마가 집안에서 3남매 중 막내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엄마는 혼자서만 수능도 못봤고 대학도 못감 

근데 어느 날 삼촌이 사업하다 날려먹어서 빚이 2천만인가가 생김.

그 당시 2천만이면 엄청 큰 돈임

근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그 빚을 가족이 같이 해결해 나가자고 하셨음

아마 삼촌이 3남매중 유일한 아들이어서 그랬던 것 같음

쨌든간에 그래서 엄마는 이런 저런일하면서 돈을 모았음

대학 졸업증도 없는데다가 공부를 딱히 잘하는 것도 아니어서 걍 기술 배워서 애견 미용샵에서 일했다고 함

그러던 중 근처에서 일하던 아빠를 만나 연인이 된거였음

하루는 빚 때문에 엄마 표정이 항상 안 좋으니까 아빠가 엄마한테 무슨일 있냐고 끈질기게 캐물어봤고, 엄마는 결국 자기 집안에 빚이 있다고 털어놓음

근데 아빠가 그걸 갚아주겠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음

그리고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진짜로 갚아줌

참고로 그때 약혼이나 상견례한 사이도 아니었고 겨우 연애 1년차였음

그리고 아빠가 무슨 금수저는 커녕 은수저도 아니고 흙수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어서 딱히 할머니나 할아버지한테 도움받은 것도 아니었음

만약 요즘 한녀였으면 아빠는 돈만 받고 바로 버려졌겠지만, 그 당시 우리 엄마는 그거에 엄청 감동해서 그때부터 결혼한다면 아빠한테 정말로 잘해주겠다고 다짐했었다고 함

그리고 몇년 후에 결혼에 골인 했는데, 사실 엄마가 숨겨둔 비밀이 하나 더 있었음

사실은 원래 빚이 3천만인데 2천만이라고 거짓말을 한거였음

엄마말에 따르면 빚이 3천만이라고 하면 아빠가 자기를 떠나버릴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함

빚 숨기고 결혼하면 사기 결혼이잖아? 근데 아빠는 그걸 또 갚아줌

진짜 구라아니고 아빠가 갚아줌. 

빚을 갚는데 쓰인건 100% 아빠돈 이었음.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퐁퐁남 중에서도 최상급 퐁퐁남임

그래도 다행인건 우리 엄마가 좋은 사람이라 아직까지도 금슬 좋음

나는 이 이야기 어제 처음 들었음. 내가 9월에 대학 갔는데, 이제 내가 어른이 되어서 그냥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고 함

참고로 엄마아빠가 결혼했을 때, 아빠 나이가 30대 중반에 엄마 나이가 24였음. 거의 띠동갑 수준

엄마 아빠 둘다 그때까지 경험 인수가 0이었다고 함

어쩌면 아빠가 엄마를 만난 건 진짜 행운일지도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