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에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보다 5살 연상인 누나와 연애중이고 결혼 고민글 올렸단 사람입니다. 이후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시고 조언을 주셔서 결국 빨리 결혼하는게 맞겠다고 생각했고, 다가오는 누나 생일에 맞춰 프로포즈 준비중이었습니다.


지지난주 금요일(11월 25일)에 누나 회사 회식이 있었습니다. 원래 이 사람이 술을 즐겨하지 않지만 밖에서 술을 마실 때 마다 정신을 못차리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 왔었습니다. 그래도 전화는 받았고 집에는 항상 잘 들어가서 그렇게 큰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핸드폰도 꺼져있고 토요일 새벽이 다 되서야 배터리가 없었다며 연락이 왔는데 그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긴 했습니다. 그래도 남자문제로 고생시킬만한 성격은 절대 아니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여자친구를 믿었습니다.


그 후 저번주 토요일(12월 3일)에 만나서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은 회식날 필름이 끊겼는데 일어나보니 다른 남자랑(회사 다른 부서 남자라고 합니다)실수한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고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저는 여자친구 정말 사랑했고 결혼까지 생각한 사람이라 술먹고 하루 실수한건 넘어갈 수 있다고 용서를 빌면 넘어갈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러고 나서 실수한 다음날 그 사람에게 남자친구가 혹시 없으면 자기랑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고, 승낙해서 현재 사귀고 있는중이라고 합니다. 저는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도 그 남자한테도 알려야한다는 생각에 그 사람 누나 2년 반 동안 사귄 남자친구 있는거 속이고 만났으니 지금 전화해서 사실대로 얘기하라고 했고, 전화받는 남자는 별로 신경 안쓴다고 넌 어떻게 하고싶냐고 물어봤습니다. 제 앞에서 그 누나가 “나는 오빠랑 만날래” 라고 하는데 정말 미쳐버리는줄 알았습니다.


하루밤 실수 후 제가 절대 용서해주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덜컥 연애를 시작해버렸다고 미안하다고 하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토요일에 누나를 떠나보내고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연애를 하고 저도 헤어져 본 경험은 많지만 이렇게 끝나버린 경우는 처음이라, 그리고 결혼까지 생각했었던 사람이라 너무 데미지가 크게 옵니다. 토요일 일요일 한숨도 못자고 생각하면서 저를 배신했고 용서받지 못할 짓이지만 나한테 돌아오면 용서해주고싶다는 그런 비참한 생각이 들 만큼 좋아했거든요.


너무 힘들고 비참합니다. 친구들도 만나고 사람들하고 대화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취미생활 하면서 그래도 잊어가야겠지만 지금 당장 너무 충격이 커서 출근해서도 일이 손이 안잡히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넊이나간채 글을 써서 가독성은 떨어졌겠지만 이렇게 글로 정리하고나니 조금 나아지는거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