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능력있고 조건 좋은 배우자를 만날 가능성은 확실히 올라갑니다. 근데 만나기는 오지게 만나는데, 결혼까지 성사가 어려워요. 그 이유는 상대방도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비교하고 거를 건 거르기 때문이죠. 나만 따지는게 아니라 상대방도 따지기 때문이에요. 상대방의 주관적 기준 안에 들기 위해 나도 모르는 동성과 동시다발적 무한경쟁굴레에 갇히게 되기도 하고요. 그 속에서 이득을 보는건 누굴까요? 중간에 연결만 해주는 결정사 업체겠죠.


물론 결정사가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내가 친구도 별로 없고, 이성을 자연스레 만날 환경도 아니며 만난다고 하더라도 사회성이 부족하여 친해지는 것 자체가 어려워 소개팅도 자만추도 어려운 입장이면 결정사에 가서 도움을 받을 순 있죠. 근데 거기 가서 조건 계속 따지고 있음 소개팅머신 고인물이 되는 겁니다.


소개팅머신 고인물이 되면 더이상 이성에 대해 기대하는게 없어집니다. 오히려 싫어지죠. 계속된 실패의 경험을 유쾌하게 받아들일 사람은 없습니다. 혹시라도 진상 이성 한명이라도 만나게 되면 그때부턴 이성혐오모드로 가게 되는 겁니다.


예전에 부모님이, 선생님이 하라는대로 공부 열심히해서 좋은 대학가고, 좋은 대학가서 열심히 해서 좋은 곳에 취직해서 돈 벌고 능력 쌓아 인정받고 집도 사고 차도 고급외제차를 끄는데, 일회성 만남은 있는데 왜 결혼이 쉽지가 않을까 생각을 해봅시다.


결혼을 결심하기에 좋은 시기는 모든 것을 갖추고 조건 따지는 노남노녀가 아니라, 어쩌면 젊은 혈기 20대초중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은 결혼을 쉽게 결심하기에 잃을게 이미 많아버렸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