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자궁 근종의 일반적인 증상과 한의학적 원인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주에는 자궁근종 치료에 사용되는 주요 한약 처방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다양한 증상과 한방 치료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단 가장 자궁 근종을 치료하는 가장 유명한 처방으로 ‘계지 복령환’을 들 수 있습니다. ‘계지 복령환’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에서도 많이 쓰이며 최고의 의서 중 하나로 꼽히는 ‘금궤요략’에 나와 있는 처방입니다. 일반적으로 이 처방은 하복부에 피가 뭉쳐 있는 어혈이 확연히 나타나는 환자에게 잘 사용됩니다. 

하복부에 어혈이 있는 지를 확인하려면 하복부를 눌러서 통증이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을 확인해 보면 됩니다. 통증은 한곳에 고정되어 있으며 칼로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환자분들은 자주 얘기하십니다. 생리혈이 어둡고 덩어리가 나오고 점액처럼 끈끈한 것이 섞여 나오기도 합니다. 

하복부가 차가우신 분들이 좀더 어혈이 생기기 쉬운데 이런분들은 또 대부분 아래는 차가우나 가슴 위쪽으로는 열이 치솟는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무거우며 불안하고 초조감을 느낄수 도 있습니다. 또한 목은 마른데 물을 먹히지 않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치료를 거듭할 수록 물이 잘 먹힌다는 환자분들이 많으셨습니다.

다음으로는 ‘오적산’이라는 처방이 있습니다.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다섯가지가 쌓여 있을때 쓰는 처방인데 그 다섯가지는 각각 기(氣), 혈(血), 담(痰), 음(飮), 식(食)을 말하고 있습니다. 약간 통통하고 몸이 차가우며 위장의 운동능력이 떨어져 소화불량도 있는 환자분 들에게 잘 듣습니다. 

사실 이 처방은 냉대하 치료에 그 효과가 탁월한데 냄새가 없고 맑은 냉에 특히 잘 듣습니다. 오적산은 마른 사람보다는 살이 조금 있으신 분들에게 사용되는데 처방안에 한방 다이어트의 기본방제로 애용되는 이진탕이라는 또 다른 처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약재로는 반하라는 약재가 들어가는데 반하는 여름의 한 가운데에 산출된다하여 반하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반하는 한 여름의 뙤약볕을 다 쏘이며 자라기에 그 성질이 툭 쏘는 매운 맛에 더운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체내에 과다하게 남아있는 수분을 바짝 말리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살도 빼고 가래도 없애고 냉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반하의 작용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자주 쓰이는 처방을 들자면 온경탕을 들 수 있겠습니다. 온경탕은 주로 자궁과 소화기관이 약해서 생긴 자궁근종, 자궁의 부정기출혈등을 치료하는데 쓰는 부드러운 처방입니다. 따라서 자궁근종 여성 중에서 신체가 허약한 분들은 계지 복령환이나 오적산보다는 온경탕이 잘 맞습니다. 

온경탕에 들어가는 오수유와 육계는 자궁과 아랫배의 차가운 기운을 좇아 내는 아주 따뜻한 약재들입니다. 당귀, 천궁, 백작약은 혈액을 만드는 한편 혈액 순환을 도와 어혈을 제거하는 약재로서 부인과 병을 치료하는 기본 약재입니다. 반하, 생강, 감초는 인삼과 더불어 소화기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온백원, 칠제 향부환, 귀출파징탕, 대칠기탕등 자궁 근종을 치료하는 주옥같은 처방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현재 보이는 환자의 증상과 기본적인 환자의 체질에 맞추어 한의사들은 그중에서 취사 선택하고 있는 셈이지요. 자궁 근종이 발견되면 일반적으로 서양의학은 특별한 증상이 발견되거나 그 크기가 너무 크지 않다면 일단은 두고 관찰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호르몬의 변화에 따라서 줄어들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의학은 자궁근종의 원인을 음양의 불균형, 기혈의 불균형, 장부의 불균형에서 찾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서든지 치료를 시작하고 또한 큰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때문에 서양인들도 통증 치료 이외에 특별히 주목하는 것이 바로 한방 부인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의학과 함께 건강한 자궁을 지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