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백수 간암 4기 환자다.

나도 군대 갔다와서 허송세월 보내다

공부 잘하는 여동생 수의대 가고 싶어해서 뒷바라지라도 하자 

마음먹고 반도체 건설현장에서 덕트공으로 일하다 여동생 수의대도 갔고

학비 보태도 단가도 높아지고 돈 모으는 재미 알아가다 보니 5천만원 정도 모았다.

근데 처음에 건강검진 받으로 동네 병원 갔더니 양성 종양이 있다더라(암은 아니라 했음)

크기가 작아서 잘라낼 필요는 없다했고 지속적으로 경과보자더라.

근데 불안해서 메이저 병원 예약하고 6개월 뒤에 가니 간암 2기라더라

그래도 나는 운이 좋았다.. 보통 간암환자들은 절제술 못 받는경우가 많은데 나는 위치가 좋아서

절제술이 가능했거든 그래서 작년에 수술 받았다.

근데 받고나서 3개월 뒤에 CT찍으로 가니까 폐까지 전이가 되었다더라

전이되면 무조건 4기란다.. 이제 수술도 안되고 항암치료 밖에 없다.

미치도록 살고 싶어서 좋아하던 담배도 술도 다 끊고 매일 조금씩 운동하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 의료보험이 잘되어 있어서 산정특례니 뭐니 해서 수술비도 거의 안냈고

문재앙케어 때문에 자잘자잘한 비용도 거의 안나간건 다행이엇다.

요즘 내 친구들이랑 연락해보니 나이 30에 간호대 다시가는놈도 있고 교대 들어간 애도 있더라.

그만큼 100세 시대고 뭘하든 늦는건 없는거 같아.

당장 친구들이 돈은 안벌어도 남과 비교하지 않고 하고 싶은 걸 찾았으면 해

병원에서 책 읽다보니 그런말이 있더라

당신이 헛투루 보낸 어제가 누군가에겐 그토록 살고싶어 하던 내일이라고

당장 돈은 안벌더라도 백수라고 자기 비하 하지말고 하고싶은걸 조금씩 찾고 자기계발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무엇보다 건강해라

부모님 피눈물 흘리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