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알아보는 것도 내일부터,

일찍 일어나는 것도 내일부터,

내일은 왠지 다른 희망이 있을 것 같고.

미래엔 뭔가 날 위해 준비된 일이 떡 하니 생길 것 같다.

결국 내일이 오늘이고, 일주일 뒤, 한 달 뒤가 지금과 다르지 않다는 걸

몸소 수 차례 깨닫고 있으면서도,

내일이 주는 안락함과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백수에게 오늘부터, 지금 당장부터는 없다.

몸 쓰는 일은, 덥고 추워서 못하고,

청소는 노인네들이 꽉 잡고 있어 내가 낄 자리가 없다.

기술은 인맥이나, 돈이 있어야 배울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사무직, 공장 일은 해봤자 돈도 별로 안되고, 미래가 불투명하다.

편의점 알바, 단기 알바 그깟일로 얼마 버는 거 내 경제력에 큰 도움도 안되고 하나 마나다.

백수는 쉬어야 할 이유를 항시 찾는다.

그 비 건설적인 휴식이 쌓이고 쌓여, 우울감과 분노로 변한다.

내가 잘못한 건 없고,

내가 이렇게 된 건,

못난 부모 탓이고, 학벌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 탓이다.

내일을 깨지 않는 백수는, 항상 후회하는 오늘을 살게 된다.

오늘은 광복절이다.

백수임에도 그나마 맘 편히 쉴수 있는 휴일이다.

오늘까지만 푹 쉬고 내일 부터 제대로 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