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 끝난 지도 한참 지났고 다들 이미 여러 후기들 다 봤겠지만..

그동안 정신없이 달렸고 이제야 정신이 좀 돌아온것 같아서 

후기랄 것도 없지만 갔다 와서 느낀 것들을 남겨봐.

올해 입덕한 늦덕인데 사실 올콘 계획은 없었고, 3콘 정도만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티켓팅 시작하고 보니 어느새 올콘을 목표로 이 갈고 잡고 있는 나를 발견ㅋㅋ 

'오늘의 박효신과 내일의 박효신이 다르다'는거 알고 있었지만 갔다 와보니 진짜 다르더라.

이 말이 어떤 날은 레전드고 아니고 이런 뜻이 아니라 

어제 불렀던 노래가 오늘은 다르게 느껴지고, 또 내일모레가 다르게 느껴진다는 거야.

같은 노래를 불러도 다른 감성으로 부르고, 혹은 다른 애드립으로 부른다는 거.

흔히들 박가수 보고 음원 같다고 하잖아. 근데 그게 아니라 그냥 라이브야. 음원을 뛰어넘는 라이브.

음원 같은 라이브랑 라이브는 진짜 달라. 

계속 들어야하는.. 반복해서 들어야하는 음원이기에 감정 컨트롤하면서 녹음한 음원이랑은 정말 다르다고 봐.

박가수 라이브는 기계처럼 매번 똑같이 정석대로 부르는 게 아니라 다르게 부른다는 거.

예로 별시를 듣는데 어떤 날은 담담하게 느껴졌고, 어떤 날은 애처롭게, 또 어떤 날은 따뜻하게 느껴졌어.

물론 듣는 이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게도 느껴질 수 있는데... 그날의 그때 느껴지는 분위기들이 있어. 감정들이 있어. 

덕질 시작하고 박가수 음악 듣는 재미를 느낀 게 좋은 곡도 많고, 다양한 장르도 많아서였지만

라이브의 영상들을 봤을때 단 한 번도 기계처럼 똑같이 부른게 없었다는 거야.

편곡도 다양하고, 창법도 다양한게 그 곡 분위기에 맞춰서 다르게 불러.

중간중간 음을 달리해서 부르는 애드립도 많고... 

매일 밤 유부장 보면서도 라이브 듣는게 재밌었는데 그걸 콘서트에서 직접 들으니깐 라이브를 '즐긴다'는게 이런 느낌이구나를 느꼈어 .

사실 올콘하면서도 걱정했거든. 같은 콘서트 두번 보러간적은 있었는데... 6번 보러간적은 없어서. 

재미없어서 돈이 아깝다고 느끼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아니라.... 

내가 혹시라도 조금이라도 재미없다고 느끼면 어떡하지라는... 나 자신에 대한 불안함?

늦덕이라 덕심이 부족해서 덜 재미없다고 느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살짝 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어.

첫콘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긴장과 간질간질 한 설렘으로 전체적인 콘서트를 경험해보는 느낌.

둘콘때부터는 셋리도 알고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즐기기 시작했는데... 

아마 둘콘때부터 긴장했던 분위기가 약간 사르르 풀어지는 느낌 나면서 첫콘에 비해 머글들도 많이 웃고,

멘트의 살도 늘어나서 기억해보면 뭔가 분위기가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그런 느낌이었어. 

셋콘은 괜미 뽕 맞은 미쳐버린 관객과 박가수로 딱 '달린다'라는 느낌이었고

넷콘은 박가수 컨디션이 다른 날들에 비해 좋아보였는데 이때부터 장난도 많이 치고, 신나서 막 말 많이 하는 그런ㅋㅋ   

셈막 역시 괜미 뽕 맞은 덕후들과 박효신 짝짜꿍이 잘 맞아서 재밌었고

막콘은 처음부터 끝날때까지 사랑 가득 가득한 분위기여서

진짜 첫콘부터 막콘 마무리까지 다 행복했어.

나는 토크 긴거 좋은데 나한테는 박효신 개그 잘 맞는데

머글들 데리고 갈 때 잘 안 맞으면 어쩌지..  재미없으면 어쩌지 이러면서

개그 잘 안 맞을 수 있다고 재미없을 수 있다고 여러번 깔고 갔는데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생각보다 재밌다고 귀엽다고 해서 너무 다행이었다ㅋㅋ

그리고 토크의 대부분이 박가수의 음악 인생, 자신의 창법이 변하게 된 이유, 

이 곡을 선곡한 이유, 이 곡이 나오게 된 배경과 어떤 마음으로 불렀는지 등 여러 가지를 말해줬는데

머글인 친구가 갔다 와서 이런 것들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하더라. 노래 존나 잘 한다는거 제외하고ㅋㅋ 

자주 주어 빼먹어서 못 알아듣거나, 내가 느낀 것들을 못 느끼진 않았을까 했는데

내가 깊게 이해한 것 만큼은 아니더라도 이해하고, 그게 느껴졌다니깐 너무 좋았어.

박효신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박효신이 어떤 가수이고, 어떤 마음으로 불렀는지 잘 느꼈을테니깐.

그래서 머글 데려가길 잘했다는 생각 들어서 뿌듯했고ㅋㅋ 

시야 방해되는 구역도 있었고, 머글존이라서 눈치 본 적도 있었고, 불편했던 것도 있었는데 

행복하고 좋았던 기억들이 더 크고 많았던 것 같아.   

어디서도 보지 못한 새로운 무대와 체조에서 들어본 적 없었던 음향 퀄리티랑

무엇보다 놀란 건 솔로가수 무대에서는 느끼기 힘든 화려함도 느꼈어.

그 넓은 공연장을 한 사람의 목소리로 거기를 꽉 채우고, 압도 당하는 거 어떤 느낌인지 몰랐는데

그걸 직접 느끼니깐 그게 말로 설명이 안 되더라. 진짜 가보면 안다는 말이 딱 맞는 듯. 

내가 온몸으로 무대를 집중하면서 본다는것도 처음 느꼈는데 발라드때 메리엘 흔드는 내가 나한테 너무 거슬리더라..

아니 내 메리엘에 불 들어오는것도 방해된다고 느낄만큼 집중해서 봤던 것 같아. 

그렇게 집중하게 만드는것도 박가수의 힘이지..     

그래서 그동안의 내가 못가고 못느꼈던것들을 이번에 갔다오면서 느끼게 됐는데

내가 온 몸으로 느낀 이 모든걸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직접 가야 느껴볼 수 있지만... 

화면에 100프로 담길 수 없더라도, 어느정도 화면으로라도 사람들이 느끼고 알 길 바라는 마음이 너무 커졌어.

박효신 음악, 박효신 라이브, 박효신 무대, 자신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과 자신의 무대와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나만 알기에 너무 안타까워.

그러니깐 일단 매년 콘서트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