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홈키파 2005.08.07 01:59:36
조회 678 추천 1 댓글 13


언젠가 얘기한적이 있지만, 어렸을 때 명절날 친척집에 가면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나이 많은 형, 누나들은 서로 뭔가 재밌는걸 하러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또래 친구 할만한 녀석도 없었다. 그냥 오로지 어른들이 고스톱을 치거나 잡담을 나누는 한쪽에서 멍청히 앉아있을 뿐이었다. 보고싶은 만화영화도 못보고. 자연 자욱한 담배 연기사이로 어른들의 잡담이 들려오기 마련인데, 그 얘기 또한 얼마나 지겹고 재미 없었는지... 딱 두 가지 주제였다. 돈과 성. 무슨 장사가 잘 되고 누가 바람을 피웠다는 등의 이야기. 나이가 차고나니 나 역시 대화의 주제가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걸 알게되었다. 이를 토대로 하면, 대충 그 나이때 어른들과 지금의 내가 비슷한 상태일거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이를 근거로 추정해보니, 뭔가 대단한 일을 다루며 다년간 축적된 경험으로 현명함과 지혜를 겸비한 완성된 인격체로 인식했던 어른이란 존재가, 사실은 별 생각 없고 먹고 살기 바쁘며 어떻게 돈을 더 벌고 여자 한번 더 어떻게 해볼까 하는 따위의 고민으로 가득차 있는 영장류 무리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리는게 가능했다. 대체 어린이들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 꽤 생각을 해봤지만 별로 다른점을 찾을 수 없었다. 좋아하고 싫어하고 싸우고 편을 가르고 이기려 들고 울고 웃고... 다른게 뭔가? 누구 말대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지 갖고 노는 장난감의 가격이 비싸지는걸 의미할 뿐이다. 결국 다음과 같은 논리가 다시 도출된다. 속물이 된 스스로를 혐오하는 어른이 동경하는 어린시절의 세계란 결국 근거없는 향수일 뿐이고 환상을 가진 어린이가 바라보는 어른이란 존재는 단순히 힘이 더 센 사람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린이와 어른의 결정적 차이는 무엇인가? 그것은 나이다. 나이가 많다는 것은 경험이 많다는 것이다. `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세계 \' 라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날 수 없다는 대명제가 있기에 어떤식으로든 그것은 어린이에 비해 대단한 강점을 가진다. 하나의 일이 어떤 패턴을 가지는지, 행동에 따라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몸소 체험해 왔다는 것, 사실 이것이 어린이와 어른의 차이 전부다. 친구와 번화가를 걷던 중 어떤 남녀를 보았다. 남자는 무릎을 꿇고 앉아 여자의 신발끈을 묶어주고 있었다. 여자도 싫지 않은 표정이다. 그리고 그 커플의 주위 사람들 표정을 보았다. 정확히는 남자들의 표정을 보았다. 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 풋.... 욕본다, 색히 \' 뭔가 무언의 강한 동지의식에서 비롯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모습. 어린이의 즐거움이 끝없이 새롭고 신나는 것을 발견하는데 있다면 어른의 즐거움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웃어주는데에 있다. 사는데 어찌 즐거움이 있지 않을손가? 사는게 즐겁지 않다면 난 벌써 일찌감치 다리 위에서 뛰어 내렸을 것이다.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5742 여기애들도 [3] 글쎄다 05.12.13 115 0
5740 안녕하세요 ^^ [3] 간지대왕 05.12.13 67 0
5739 이황과 이이 말이다 [8] ㅁㄴㅇㄹ 05.12.13 294 0
5738 철학.역사.미술.언어.문화 이런 것들이 저의 장래에 무슨 도움이 될까요? [11] 도와주세요..ㅠㅠ 05.12.13 216 0
5736 철학과 고뇌에 빠진 이들에게... [8] 로라 05.12.13 302 1
5734 자괴감에 대해.. [4] 나영빠돌2 05.12.13 120 0
5733 감히 "신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5] 토니 몬타나 05.12.13 220 0
5731 인간은 [3] ...아 05.12.13 55 0
5729 절대자=우매한 짐승이라는 공식 [5] 토니 몬타나 05.12.13 180 0
5728 설문조사 - 답변바람 [5] 멍멍 05.12.13 77 0
5727 지혜의 구체적인 예는 뭘까요? [7] hydrophase 05.12.13 209 0
5726 절대자님에게...... [3] 허허허 05.12.13 124 0
5723 [일] [1] 세상인간 05.12.12 45 0
5721 절대자님께 질문있습니다. [3] 오덕후 05.12.12 138 0
5719 이 짤발 논리적으로 답해주시오 [12] 짤방 05.12.12 248 0
5718 이런거 말하기 좀 뭐하지만... [9] 서전페퍼 05.12.12 172 0
5717 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환상과 기독교 [1] 기가본 05.12.12 317 0
5715 어떤 방식이라도 '인내'는 자기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3] 비밀철학 05.12.12 85 0
5714 진리............. [6] 궁금 05.12.12 93 0
5713 20살의 고민좀 들어주세요 [9] 궁금 05.12.12 171 0
5711 인류의 발전은 왜 좋은 것인가? [10] 매니퀴어 05.12.12 167 0
5709 청년 맑스가 생각한 '직업' [2] 성공회프리스트 05.12.12 222 0
5708 절대자횽 봐봐~ [3] 태공 05.12.11 116 0
5707 다음과 같은 데이터가 있다면 어떤 분석을 하겠습니까? [4] 음냐 05.12.11 129 0
5706 너츠형 봐바 [6] 도움받은놈 05.12.11 81 0
5705 절대자님께 질문 [4] 15341 05.12.11 157 0
5703 니체 6 [10] 말인 05.12.11 355 0
5702 니체 5 [1] 말인 05.12.11 213 0
5701 니체 4 [2] 말인 05.12.11 213 0
5700 니체 3 [1] 말인 05.12.11 230 0
5699 니체 [1] 말인 05.12.11 257 0
5698 니체 말인 05.12.11 232 0
5696 내가 살고 있다고 느껴질 때 [4] 시리다 05.12.11 138 0
5695 남자가 살아가면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4] BaN 05.12.11 117 0
5693 신돈의 편조와 니체.... [2] -_- 05.12.11 157 0
5691 '절대자'는 인간이다. [3] 칸트 05.12.11 164 0
5690 아이구야 난 정말 쓰레기군화 [3] nuts 05.12.11 149 0
5689 전쟁.. [1] 신이 05.12.11 44 0
5688 하루의 의미 [2] 강선6조우선 05.12.11 154 0
5686 인생이란 의미하에 [2] 12월의철학가 05.12.10 57 0
5685 철학적 색채가 정말강한 질문하나 [5] 임팩트ㅇㅇ 05.12.10 166 0
5683 어쩌면 신이라는 판타지는.. [3] 깔멘 05.12.10 95 0
5682 자신의 감각기관과 두뇌를 믿지 못하는 세상 [1] 깔멘 05.12.10 69 0
5681 형들 불교나 도교에서 말하는 구천이 정확히 뭐야? [2] 김` 05.12.10 161 0
5680 자살 [4] ㅁㄴㅇㅁㅇ 05.12.10 147 0
5679 환경 파괴의 근원 5가지 [1] 29A 05.12.10 65 0
5678 인간이 왜 사냐니요. [7] 푸하하 05.12.10 160 0
5677 이런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나요? [8] 05.12.10 154 0
5676 철학갤 처음옵니다 . 신고식으로 문제하나 내겠습니다 형들 [7] c 05.12.10 181 0
5675 "인간은 왜 사는가" 제목만보고 내 생각을 적는건데 [4] 철겔형들과함께라면 05.12.09 141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