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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커트 3,000원에 한 게 자랑

독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17 14:27:09
조회 4602 추천 13 댓글 5
														

*대략 15년 만에 자랑갤에 남기는 글입니다.




코로나19.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자연의 섭리를 두려워하고 그 앞에서 꽤 나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며 살아왔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게 아닐까.

오늘을 위해서인지 내일을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논현으로 이사 후 처음으로 미용실에 다녀왔다.

앞머리카락만 자르는 여자(?)가 아니지만 단돈 3천원에 커트를 할 수 있었다, 그것도 강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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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에 자주 가진 않는다.

그저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말 이른 저녁 즈음에 논현초등학교 근처의 살롱드츄츄란 미용실에서 커트를 하곤한다.

그곳에 월 1회 정도 가서 커트를 하는 이유는

예의바른 SK씨가 잘하기도 하지만

나는 '드라이(1만 8천원)'와 '머리카락을 자른 후 미용사가 왁스를 발라주는 것(3만 5천원, 커트만해도 동일 가격)'에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서

머리카락을 잘라야 할 때면 클럽 입장 전에 몇 시간이나마 기분을 내면서 일타이피(一擧兩得)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이다.

늦은 오후에 가는 까닭은

유흥업소에 출근하는 여자 분들과 호돌이 분들이 거기에서 머리와 화장을 하는데

그 분들로 북적일 때 가면 기다리는 시간은 둘째치고

들려오는 대화들이 노말하거나 캐쥬얼하지 않고 거북해서(그들은 거북이처럼 느린 걸 싫어하고 보통은 성격이 급한 편이기도 하더라, 뜬금없는 아재 개그 죄송). 그리고 그들 사이에 앉아있는 스스로에게서 극도의 어색함을 느낄 때가 있어서.

평소 이렇게 다니던 샬롱드츄츄가 아니라 HAIR 20에 다녀왔던 날이다.

귀두컷(龜頭 cut)으로 명성이 자자한 블루클럽에서조차 기본 커트가 1만원인데

3천원에 머리카락을 잘라주는 곳이 있다길래 궁금했거든.

활동하는 커뮤니티의 찌찌맨 회원이 알려줬는데

그 미용실은 논현동이 아닌 선릉역 1번 출구 근처(지번상 대치동)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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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서 신사역 2번 출구 '음감맛집' 클럽 +LABLE이 떠오르던 내가 클창인가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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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하찮은 기억이 담겨있던 덥수룩하게 자란 머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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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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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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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니까 막 하는 건 아닌지' 궁금한 분들이 있을 수 있겠다.

그건 기우일 뿐, 대략 30분 동안이나 자르더다. 3층에 위치해 있고 이발을 하는데 3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서 3,000원만 받는 것일까(?).


직원들은 논현초등학교 주변의 미용실에서 일하는 분들보다 무척이나 순수해보였다, 아니 순수했다. 그리고 친절했다. 다소 불편한 사실이지만 그들과 언행 자체가 달랐다.



머리를 자르는데 문득 옛 생각이 나기도 하더라.

과거에도 3,000원을 주고 머리를 자르던 때가 있었거든.


나는 명문고등학교라 불리는 광주제일고(보통은 광주일고 or 일고라고 칭함)에서 중등교육을 이수했다.

국내 명문고의 기준엔 전통, SKY 진학생 수, 정권 주요 인사 수 등 여러 요소가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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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고(一高)는 이런 학교다.

슬프게도 평준화 세대는 선배님들이 인정하지 않는다(?)고 듣기도 해서, 명문과 나 사이엔 먼 거리가 있다. 행여나 이 글을 보시는 자랑거리 갤러리 유저님들 중 정치에 민감한 분은 편견을 가질까 싶기도 해서 말씀드리자면, 개인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고 그저 인물을 볼 뿐이다.

고등학교 이야길 하려고 했던 게 아니다.

학교에 구내 이용원이 있었는데, 어떤 고등학교길래 이발소가 있는지 궁금해 할 분들도 계실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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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후반에 이곳에서 머리를 치곤했다, 그 때 역시 3천원에.

이발사 아저씨가 가끔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주셨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일본 생활이나 흑인 친구 따위의.


그 추억에 대한 보답으로

엉망인 이 문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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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ershop for foreigners.

Welcome everyone!

I will do my best for you!!

이렇게 수정해서

언젠가 시트지에 출력 후 붙여드리고 싶다.

그러고 보면 한때 수재들만 진학할 수 있었다는 고등학교에서도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없었던 듯 싶다. 물론 공부에 전념하느라 그랬을 수도. 당시의 나는 모자랐을 뿐이고.

나처럼 못생긴 사람은 머리를 어떻게 다듬든 물짜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시선을 배려한다면 단정할 필요가 있다.

잘생겼든 못생겼든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도

저 멀리에 위치한 일고 이용원이 아니라, 선릉역 근처에서 3,000원을 써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든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세에 접어들면

지인 10분 정도를 모시고 가서 커트를 선사할 예정이다.

메마른 시대를 살고있는 그들의 삶에

때론 누군가의 스킨쉽이 어떤 계기가 될 수도 있을거란 바람을 담아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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