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여름 얘기임
다들 알다시피 대구 라이온즈 파크는 1루가 원정 응원석임
야구에 관심없는 여자친구랑 라이온즈 팬인 내친구랑 해서
셋이 1루 원정 응원석에 자리 잡았음
주말이었지만 당연히 당시 겆 응원단은 안왔고
1루 좌석도 1/5도 안찼었음

한여름에 고생하는 우리 선수들이 안되서
우리 공격 때만 일어나서 나혼자 응원가 부르며 응원했는데
호루라기, 응원봉, 팀응원가, 견제구, 상대선수 야유
이런거 하나 없이 오직 선수 응원가만
한 선수당 반복 않고 한번씩 불렀음

알다시피 겆 유니폼 입고 있는사람은 100명쯤 됐지만
팀 특성상 육성 응원하는 사람은 10명 이내였음

4~5회쯤 육성응원하고 있는데 뒤에서
'거 아저씨'라 하는 소리가 들림

당연 나인지 생각도 못했는데
두번 세번 반복하길래 뒤 돌아보니 나를 꼬라보고 있는거임
걔는 우리 뒤에 뒤에 앉았고 우리 뒤에는 아무도 없었음
내 키도 173에 작은편이고 혼자 일어난거라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 될거라 생각도 못했음

멍하니 왜 불렀냐는 표정으로 쳐다보니
화난표정으로 '안보이니 앉으소' 하더라
20대 중반? 많아도 20대 후반으로 보였고
라이온즈 유니폼 입고 여자친구랑 왔었음

내 나이 30이 넘으니 싸우는게 귀찮기도 하고
여자친구랑 친구랑 와서 말썽 일으키기 싫어서
조용히 앉았는데 라이온즈 팬인 내 친구가
언짢았는지 5초가량 뒤돌아서 걔를 째려봤음

우리 공격 끝나고 아무래도
우리 공격 상황에서 응원하다 욕먹은게 억울해서 화장실 갈 겸
한마디도 할겸 뒤로 갔더니 이미 자리에 없더라

내가 한소리 듣고 직후에 걔 여자친구가 작게 뭐라고 하는소리가
들리긴 했는데 아마 그 영향인 듯

직관 백번 가량 갔는데 공격 때 일어나서 응원한다고
한소리 들은건 처음임...
기분 좆같아서 다시는 라이온즈파크 못가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