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시원하게 말아먹고 집에 와서 누워서 '다들 망했다며?' 이런 얘기나 카톡으로 하면서 뒹굴거리다가 다음 시험이 다음주 화요일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피온3를 시작함.
랜덤 1:1에서 어떤놈 2:0으로 이김. 근데 바로 뒤에 또 그놈이랑 걸렸는데 전반 17분만에 골 넣음.
갑자기 "이 시1발새1끼는 밥먹고 피파만 하나' 그러고 나가버림(피온은 욕쓰면 금칙어 **으로 처리되서 레알 저렇게 침 ㅋㅋ).
'나도 피파를 잘하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삘받아서 20경기정도 한 다음에 밤 10시에 운동하러 나감.
며칠 전부터 학교 건물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아차산이 가고싶어서 한강공원을 따라 구리쪽으로 감.
11시 반쯤 구리 시계 넘음. 12시 반쯤 아차산 입구 도착.
산 올라가는데 등산로가 골때리게 생김. 땅 파놓고 등산로 만들어놓고 양 옆 벽은 모래주머니로 이루어져 있음 ㅋㅋ 바닥은 타이어고. 전시에 군인들 다니는 통로인듯.
정상까지 갔는데 정상에 무슨 쬐끄만 성 하나 있고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서 무너질지도 모르니 접근하지 말고 꺼져'라는 경고문 써있음.
올라온 방향 반대편으로 내려가는데 여기서부터 문제..
밤이라서 잘 안보이는 상황에서 등산로처럼 생긴데로 내려감.
근데 낙엽이 많이 쌓여있고 딱 봐도 인적이 드문 길. 그냥 내려감.
10~15분 정도 내려간 후에 깨달음. '여긴 등산로가 아니구나. 그냥 등산로처럼 생긴 골짜기였구나.'
사람이 다니는 길이라고 볼 수 없는 상태였음(낙엽이 20~30cm 깊이로 쌓여있고 나뭇가지들이 바닥에 붙은 상태로 뒹굴고 있었음.)
그래도 그때까진 다닐만 해서 그냥 계속 내려감.
내려갈수록 상태 더 안좋아짐. 낙엽 점점 더 많이 쌓이고, 나뭇가지들이 길을 가로막음.
근데 다시 올라갈 수가 없어서 계속 내려감..
얼굴이랑 목 나뭇가지에 긁힘. 바닥엔 돌들 쌓여 있어서 몇번씩 발목 살짝 접질림. 나중엔 복싱선수처럼 가드하고 감.(얼굴 안 찔리려고..)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계속 그렇게 가다가 절벽처럼 생긴 곳 나옴. 흙 경사면이 70도 정도 됐고 높이가 2미터 정도 됐었는데 거기 아니면 내려갈 길이 없었음. 결국 흙 밝고 똑바로 선 상태로 미끄러지면서 내려옴(흙이 물에 젖어있어서 밟고 서있으니까 옆쪽으로 가라앉음. 벽을 밟으면서 내려오는데 내가 밟은 부분만 가라앉았다고 생각하면 됨 ㅋㅋㅋ)
바닥이 돌인지 흙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려가려고 점프도 하고,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 가자'는 생각으로 나뭇가지 꺾어서 길 만들면서 오고 별짓 다함 ㅋㅋㅋ
불빛만 보고 한시간 가까이 개고생하면서 내려왔는데 불빛있는 마을 도착하니까 개감동 ㅠㅠㅠ
동네에서 개만 기르는지 수십마리의 개들이 짖으면서 날 환영해줌 ㅋㅋㅋ
택시타고 집에 옴. 집에 오니까 2시 40분정도.

써놓고보니까 나 진심 개또라이인듯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