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일이 안돼서 머리도 좀 식힐 겸 일본을 여행을 간 적이 있었음
그때는 11월 인간관계도 틀어지고 미래도 암울한 상황이라 여행 끝나면 죽을까 이런 생각도 하곤 했었지
무거운 몸을 이끌고 교토에 도착했었음 역시 귀신의 나라 신사가 엄청나게 많더군
그 중 한 신사를 둘러보게 됐는데 에라이 일본 신에게도 빌어볼까 밑져야 본전이잖아?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
그렇게 기도를 하고 나온 뒤에 그 신사의 스님같은 분이 아는 척을 했지만 멋쩍어서 걍 무시하고 나왔지 (스님 ㅈㅅ함다)
아무튼 벤치에 앉는데 멍하니 있으니까 확 그냥 일본에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죽어버릴까란 생각도 들었다
벤치에는 등에 끈적한 오물을 뒤집어쓴 원래는 하얀 털일 거 같은 고양이가 웅크리고 앉아있는게 보였음
그놈을 보니까 너무 불쌍하게 보이더군 가까이 다가가니 안 도망가고 가만히 있더라구 좀 쓰다듬어주니까 골골송을 불렀음
하지만 고양이가 문제가 아니였어 신사를 나가려고 할 때 위에서 뭔가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지는 거임
까마귀가 날 째려보고 있더군 토리이를 바로 나가니까 까악까악 울어제끼는 거야 재수없게
그때 아 내가 여기서 죽으면 저놈이 날 뜯어먹겠구나란 느낌이 들었어 그 신사 이후로 4개신사를 들렀지 하나는 길을 잃어서 들어가긴 했지만; 신사 토리이를 나갈때마다 족족 까마귀가 신나게 울어제끼는 거임 들어갈땐 조용했다가도 나가면 까악까악 울어대는 통에 기분은 더 나빠졌지
물론 동일 까마귀가 날 스토킹해서 쭃아다닌다는 근거도 없긴 하지만 말이야 버스를 타고 역까지 가는데 도로 한가운데에서 버티고 뚫어지게 쳐다보는 건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 버스기사가 눈 깜짝도 안하고 차를 모니까 비키긴 하더라
이거 말고도 비행기에 내리려고 했을 때 귓가에서 어떤 여자애가 웃는 소리를 들은 거하고 화장실 센서가 지 맘대로 작동했던 일,교토의 학업 전문 신사라고 하면 다 알 거 같지만; 거기서 기도하는 중에 누가 머리를 쓰다듬는 느낌 등 기묘한 일을 겪었어 공항까지 가는 기차를 탔을 때도 자리가 없어서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 내가 있던 칸이 갑자기 탕 하고 충격음과 함께 흔들려서 올려놨던 승객들 짐이 떨어진 일도 있었고 아마 난 간발의 차로 피한 게 되겠지
확실히 전에 온 교토랑 분위기가 달라진 거 같았음 더  착 가라앉았다고 해야 하나 더 을씨년스러워졌다고 해야 하나
이게 작년에 일어났던 태풍이랑 관련이 있을 거 같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히는 모르지
일단 난 귀신을 보는 능력도 없고 한국에선 이런 일이 없었는데 유독 일본에서 이런 기묘한 일이 생겨서 써본 것 뿐이야
뭐 내 착각이라면 착각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까마귀 때문에 자살충동은 막을 수가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