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뇌피셜) 알타입 세계관에서 지구군은 진짜로 병신인가

ㅇㅇ · 2022.09.27 23: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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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덕들에게 밥먹고 까이는게 일상인 지구군 수뇌부를 쉴드치는 글

뇌피셜 많으니 재미로 읽어주기 바람

1. 무능함

주로 알타입 1 이후 벌어진 알타입 델타의 사건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인데(기체 관리를 좆같이 했다)

이건 사실 델타가 작중 세계관에서 고작 두 번째로 벌어진 대 바이도 전투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음

연표를 보면 델타의 바로 1년 전에 일어난 사건이 알타입1임 R-9A 편대가 투입된 인류 최초의 바이도 전쟁 말임

지금이야 온갖 개지랄을 다 겪으면서 바이도에 대한 노하우가 쌓일대로 쌓였겠지만 그 때 인류는 미숙하기 짝이 없었고

전투를 겪고 귀환한 기체가 아무런 전조 없이 잠복기를 거치다가 기습적으로 폭주해서 순식간에 요새 전체를 장악할것을 예측하라는건 솔직히 말해 너무 무리한 요구임

막말로 전투장비가 아니라 무슨 코로나처럼 유기체의 전염병 감염사례에나 적용될 상황이고 이걸 대비하라는건 너무나도 결과론적인 주장이 아닐 수 없음

덧붙여서 무슨 코즈믹 호러 소설의 악신에 가까운 바이도의 능력을 볼 때 수십년 동안 인류 문명을 지켜 온 지구군은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반대로 좀 특출날 정도로 유능하다고 생각함

2. 인명경시

사실 지구군이 인명을 좆같이 여긴다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맞음

당장 대표적 예시인 알타입2가 그렇지 사지를 자른다느니 통 속의 뇌 같은 설정은 지금 봐도 충격적임

근데 좀 이상한 부분이 있음 대체 저 짓거리를 하는데 파일럿의 동의를 어떻게 받은 걸까

막말로 직접 저기 탑승해야 하는 파일럿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로 저 짓을 했다는 건 좀 이상함

아마 전투의지가 바닥을 칠 테고 군 전체적으로 사기가 아주 말이 아니게 될 것임

무엇보다 귀중한 파일럿을 저렇게 써 먹는건 너무 소모적이다 당장 알타입2 주인공도 전투 끝나고 사망했다는 얘기가 있음

그런대 이 해답은 생각해보면 의외로 간단하게 풀릴 여지가 있음

위에 적었듯이 알타입2에서 단 1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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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구가 망할 뻔했음

그리고 저게 수습되기도 전에 두 번째 전면전이 터졌고 파이널 2 스테이지를 볼 때 지구에 뿌려진 바이도들은 그 때까지 정리가 안 됐음

추측하건데 알타입2 당시의 인류는 플레이어가 게임 외적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훨씬 절박하고 처절한 상황이었을 가능성이 큼

아마 파일럿 개개인의 인권 그런걸 따질 겨를이 없었던 거임 말 그대로 멸망 직전의 상황이었고

실질적으로 목숨을 버리라는 요구에도 파일럿의 반발이 묘사되지 않았던 이유도 아마 이 맥락이었을 가능성이 큼

분명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지만 신체를 희생해서라도 기체의 성능을 끌어올려야 하는 당위성 자체를 아무도 부정할 수가 없었던 거고 어쨌든 결과적으로 지구군은 바이도를 이겼음

추가로 생각해 보면 인류는 단 한번도 정석적인 함대함 화력전으로 바이도를 꺾어 본 적이 없다

마치 남한보다 전력이 딸리는 북한이 비대칭 전력에 집중하는 것처럼

언제나 도박에 가까운 알 타이퍼의 침투와 참수작전으로 바이도 코어만 제거했음

이건 알타입이라는 기체의 성능이 현실(그러니까 게임 밖 플레이어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군사작전에서 무기체계의 성능이 차지하는 비중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음

한 마디로 실제 전쟁에서는 장비가 좀 안 좋더라도 군대의 정예도나 지형 등으로 극복이 가능하지만 알타입 세계관에서는 그게 적용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말임

그리고 이건 좀 당연한 거긴 한데 군부는 저런 기체들을 끊임없이 개량했고 후발 기체들은 탑승 과정에서의 치명적인 하자가 확실히 개선됐음

3. 언론 및 정보통제

기존 전적들을 분석한다는 오마주 스테이지에서 바이도화된 에로헤드를 흑역사 처리 한다던가 7.1 스테이지 전말을 숨긴다던가

알타입 델타 작전 전반을 부정한다던가 하는데

사실 바이도 기체 관련해서 정보통제는 당연한 거임

당장 텍틱스1에서 바이도도 아니고 포스만 가지고 군 전력 상당수가 이탈해서 반란군이 됐는데

바이도 침식체를 통째로 가져다 써먹는 프로젝트가 있다?

그날부로 그란젤라 역적놈들이 정규군 할 거임 ㅋㅋㅋㅋ

그러면 그 짓거리를 안 하면 되지 않느냐.. 사실 라스트 댄스 개발에서 바이도 기체의 스토적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이 안 돼서 애매하긴 한데

바이도의 소멸이 바이도 기체와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해도 바이도는 바이도 만이 죽일수 있다는 특성상 바이도 기체의 개발 당위성은 충분했음

그리고 생각해보면 좀 의외인게 기자들은 델타 사건에 대해 대충 확신하고 있다는 언급이 있음

이건 군부가 해당 사건 자체를 공식적으로 부정할지언정 이걸 개인적으로 취재하는 기자들의 코에 바이도루겐을 들이붓거나 하지 않았다는 말임

4. 의외의 청렴함

이것도 나름 신선한 부분인데 보통 여러 매체에서 자주 등장하는 군부의 부패 요소가 거의 등장하지 않음

기체 개발은 공개적으로 입찰을 받고 납득 될 만한 하자가 있으면 탈락, roc를 충족하면 제식화 되어서 양산되는데

개발 체계가 좀 많이 난잡해서 그렇지 이 과정에서 놀랍게도 비리 관련 묘사는 전혀 없음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팀 알타입이 해산했다는 부분임

사실 군부가 권력을 천년만년 누리려면 팀 알타입을 해체하면 안 됨

팀 알타입이 해산했다는건 바이도의 위협이 일단락됐다는거고 그러면 당연하게 이어지는 건 군비축소임

덧붙여서 군부는 팀 알타입의 해산을 막을 강력한 명분까지 있는데

그란젤라 역적놈의 새끼들이 바이도의 위협은 끝났다면서 성급하게 포스의 파기를 주장했다가 바이도의 침공이 재개되면서 안 그래도 내전으로 반토막난 전력때문에 좆될뻔한 전적이 이미 있기 때문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 알타입을 해산했다는건 자체 조사 결과 바이도의 완전 소멸을 확인하고

권력의 민정 이양과 군축에 대해 다시 말해 자기들 밥그릇을 줄이는 일에 대해 깔끔하게 동의했다는 말이 됨

솔직히 개인적으로 여기서 지구군을 좀 다시 보게 됨

물론 결국 그 판단조차도 시기상조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게 참으로 알타입스럽다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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