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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Only One Year, Chapter 69

토익520점(110.46) 2020.11.18 20:06:31
조회 280 추천 27 댓글 8

https://www.fanfiction.net/s/11934753/69/Only-One-Year




69. The Dorm



월요일 아침, 안나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어젯밤에 거의 못 잔 것 때문에 머리가 몽롱해.



"안나? 네 학교에 전화해뒀단다. 기숙사에 방을 마련해 놨다고 하니까, 오늘 밤에 아버지가 데려다 줄 거야."



"지금 기차를 타고 가도 되는데요." 당장 여길 나가고 싶은데 말야.



"안 돼, 우리가 직접 가서 확인하고 싶으니까 말이야."



"아, 엄마가 원하는 대로 죄수처럼 살 수 있는지요?"



"안나..." 어머니가 비난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왜요?"



"또 이러지 말자꾸나. 어쨌건, 오늘은 밖에 나가지 말고 얌전히 있으렴, 알겠지?"



"알았어요."



"잘 있으렴, 예쁜아." 어머니는 작별인사로 키스를 하려고 했지만, 안나는 고개를 휙 돌려서 피해버렸다.



어머니는 한숨을 쉬면서 방을 나갔고, 안나는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아래층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집에 핸드폰이 있는지를 찾아보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았다. 진짜 집전화까지 다 숨겨버린거야? 안나는 그렇게 한 시간 반은 집 전체를 뒤져봤지만 결국 포기해야만 했다. 부모님이 말하는 걸 다 따르다 보면 집전화가 돌아올까? 내 핸드폰도 돌려 주는 걸까?



하지만 안나는 생각을 멈추지 않았고, 샤워를 하는 중에도 계속 방법을 떠 올렸다. 에리얼 집에는 못 가. 지금 학교에 있을 거잖아? 음, 그럼 고전적인 방법으로 돌아가야겠네. 안나는 간편하게 옷을 입은 후 집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현관은 잠겨있었고, 그걸 열 수 있는 키도 보이질 않았다. 이게 말이 돼?! 그래서 안나는 거실 창문을 넘어서 밖으로 나갔다. 도둑이 들어도 내 잘못은 아냐. 그리고 대문도 넘어서 마침내 밖으로 나갔다.



좋아, 이젠 썩을 공중전화만 찾으면 되네. 음... 남아있기나 할까? 안나는 그렇게 공중전화를 찾아서 거리를 돌아다녔고, 한 시간은 족히 걸은 후에야 마침내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젠장, 내가 무슨 과거로 돌아간 것도 아니고. 안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부스 안으로 들어갔고, 여지껏 한 번도 공중전화를 걸어본 적이 없지만 손쉽게 사용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제발 걸려라, 제발! 안나는 공중전화에 동전을 넣은 후 아파트의 전화번호를 눌렀다. 오늘은 월요일이니까 평소라며 집에 있을 거야. 내가 언니를 깨워줘야했는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고, 안나의 긴장은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드디어 언니랑 이야기 할 수 있어! 이런 사소한 일이 이렇게나 행복하다니. 겨우 이틀전에는 언니랑 한 침대에 있었는데도 말야.



마침내 엘사가 전화를 받자, 안나의 입에선 주체할 수도 없이 말이 쏟아져 나왔다. "언니? 사랑해! 정말로, 진심으로! 언니가 얼마나 그리운지 모르겠어. 그리고 제발 두려워 하지마, 겁먹지 마! 난 괜찮아, 우린 분명히 방법을 찾을 수 있어. 맙소사, 언니를 너무 보고 싶어... 제발 목소리를 들려줘!" 안나는 잠시동안 기다렸지만 언니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안나... 미안해, 그래도... 우리 이야기 해서는 안 돼."



"뭐? 언니 미쳤어?"



"난... 아니, 우리가 한 것 잘못됐어. 그리고 제발 부탁인데 나한테 연락하지 마. 알겠지?" 언니의 목소리는 수많은 감정들로 차있어서 부서질 것만 같았지만, 그 말의 내용은 안나를 자동차처럼 강타했다.



안나는 엘사의 바보같은 부탁에 얼이 빠졌다. 얼마나 놀랐는지 안나는 그 상태로 몇 분동안이나 굳어있었고, 그러자 동전이 모자랐는지 전화가 끊어졌다.



그 후 안나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도 못 한 채 가슴이 찢어지면서 도시를 방황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집으로 돌아온 안나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언니의 방안으로 들어가 울면서 침대에 쓰러졌다.



왜 그렇게 말하지? 겨우 이틀만 헤어져 있었는데, 벌써 날 포기한다고? 난 언니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이틀 내내 전화만 하려고 했는데... 안나는 자신의 세상이 부서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언니를 떠올리게 만들었고, 방안에는 언니의 냄새가 가득했다. 언니가 너무 그리워... 어쩌면 엘사는 더이상 날 그리워하지 않는 걸까? 그렇게 생각한 안나는 침대에서 눈물을 쏟아내었다. 물론 엘사가 이렇게 되는 걸 걱정하긴 했지, 그래도 그걸 감수하고도 나를 사랑하겠다고 했잖아. 엘사는 더이상 후회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그리고 안나는, 엘사의 사랑이 자신의 것보다 작지 않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럼 어째서 언니가 이렇게 빨리 포기한 거지? 부모님 때문에 우리의 사랑을 포기해야만 했던 거야? 정말 혐오스러워. 어떻게 언니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가 있어! 존나 역겹다고!



그렇게 생각하던 순간, 갑자기 안나는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어제 엄마가 엘사를 가지고 나한테 협박을 했어. 말을 듣지 않으면 엘사를 아렌델로 데려가버릴거라고... 그러면 엘사도 협박당한게 아닐까? 만약 날 밀어내지 않으면, 내가 아렌델에 갇혀서 살게 될지도 몰라서? 젠장, 언닌 왜 그렇게 멍청한거야!



안나의 기분은 벌써 훨씬 나아졌다. 언닌 나한테 연락하지 마라고 했지만, 그건 나를 사랑한다는 증거였어. 언닌 날 사랑해. 내가 좋아하는 걸 배우면서, 평범한 삶을 사는게 제일이라고 생각했던 거야. 동생을 위해서 스스로 희생하려고 한 엘사의 선택은 안나를 슬프게 만들었지만, 안나는 언니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언니는 항상 나를 위해서 이렇게 행동했잖아. 언니한테 한 번 더 제대로 말해야겠어.



물론 이건 아무런 증거가 없는 가능성일 뿐이었다. 어머니가 엘사에게 협박을 해서 어쩔 수 없이 연락하지 마라고 했다는 추측. 하지만 안나는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을거라 확신했고, 부모님의 생각대로 되게 놔두지도 않을 것이었다.






-------------------------






안나는 아렌델에 남아있던 몇 안 되는 짐을 챙긴 채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평소보다 일찍 집에 돌아왔지만 안나는 전혀 반겨주지 않았다.



"그래서, 준비는 됐니, 안나?"



"네, 가요."



"가면서 먹을 과자를 좀 사왔는데..."



안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난 사러 나갈 수 조차 없었는데. 아버지는 운전을 하면서 몇 번이나 딸에게 말을 걸었다. 듣고싶은 음악은 있는지, 학교 생활은 재미있는지, 심지어 딸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을 거란걸 알게 되자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하기 까지.



"핸드폰은 언제 돌려줄 거예요?"



"아직은 돌려주는게 걱정되는구나. 일단은 너희가 치료되는게 먼저란다."



안나는 이 주제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기 싫었기에, 결국 둘은 목적지에 도착할 때 까지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엘사랑 함께 이 길을 갈 때랑은 전혀 다르네. 안나는 창밖을 보면서, 언니와 만들었던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렸다. 왜 내가 그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지 않았지? 그렇게 당연했던 시간들이 이렇게 소중할 줄은...



차가 주차장에 도착한 건 저녁 일곱시가 되어서였고, 안나는 차에서 짐을 꺼내며 말했다. "이걸론 모자란데요."



"내가 엘사의 아파트에서 들고 올테니 걱정 마렴. 출발하기 전에 엘사한테 짐을 싸두라고 말해놨단다."



"알았어요." 젠장, 한 번이라도 만나러 가게 해 주면 안 돼?



"일단 사무실로 가서 왜 왔는지 말부터 하자꾸나."



"그럴 필요 없어요, 혼자서도 할 수 있으니까. 내가 기숙사 방을 찾는 동안 아빠는 가서 짐이나 가져와줘요." 안나는 '방'이 아니라 '감방'이라고 말할 뻔 했지만, 지금은 조금이라도 얌전히 있자고 마음먹었다. 적어도 코로나로 돌아오긴 했잖아? 별 차이는 없긴 해도 말야.



"그래도 되겠니?"



"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아빠한테 모든 걸 도움받는다고 보이긴 싫거든요."



"그렇게 말한다면야. 나중에 보자꾸나."



안나는 짐이 든 골판지 상자를 들고 정문 수위실로 갔다. "안녕하세요, 기숙사를 찾아왔는데요."



"아, 안나군요. 어서 들어와요."



사무실의 여자는 안나를 기숙사로 안내했다. "이런 시기에 학생을 새로 들이는 건 드문데 말이죠. 그러니까 입학 파티나 오리엔테이션은 없을 거예요. 어차피 이미 다 알고 있잖아요? 친구들이랑도 다 알고 있고."



둘은 2층으로 올라가서 복도를 걸어갔다. 몇몇 문은 열려있었고, 몇몇 방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근처를 지나가는 친구들 역시 아는 얼굴들이었다.



어느정도 걸어가더니 여자는 닫힌 방문 앞에 서서 열쇠로 문을 열었다. "여기예요."



안나는 방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거의 울 뻔 했다. 방은 끔찍할 정도로 작았고, 폐허 수준은 아니었지만 깨끗함과도 거리가 멀었다.



여자는 안나의 얼굴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깨달은 듣 입을 열었다. "지금은 보기 좋지 않을수도 있죠. 하지만 당신이 마음대로 꾸며도 되요. 포스터를 붙인다던가, 그런거 있잖아요?"



"네... 알았어요..."



"여기 열쇠예요. 물론 관리자도 열쇠를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도난 사건이 나지 않길 바라니, 밖에 나갈 때는 항상 문을 잠그고 다녀야 해요. 욕실은 여기에 오는 길에 봤죠? 질문 있나요?"



"아, 아뇨. 괜찮아요. 난 여기서 아빠를 기다릴게요. 짐을 들고 온다니까요."



"좋아요! 아 참, 까먹을 뻔 했네. 기숙사 규칙은 책상위의 종이에 적혀있어요. 그리고... 부모님이 특이한 요구를 했네요. 학교엔 와이파이가 없지만 기숙사 방마다 인터넷 회선이 깔려있어요. 하지만 당신 방은 인터넷이 끊겨 있어요. 게다가 학교에서 내보내지 말라고도 하네요. 부모님이 자식 공부에 참 극성이가봐요?"



안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줄 알았어.



"음...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라도 말해요. 잘 쉬어요!"



"고마워요."



안나는 작은 침대에 앉아서 눈을 감았다. 겨우 1년이야. 정확히 말하면 363일. 그 후에는 언니에게 돌아갈 수 있어.






----------------------






엘사가 집에서 혼자 운동을 하고 있을 때 현관벨이 울렸다. 몸상태는 학교에 갈만큼 좋지 않았고, 안나에게서 온 전화를 받은 후에는 더욱 힘들었기에 하루종일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다. 물론 안나의 목소리를 듣는건 행복했고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건 하늘을 나는 것 같았지만, 어머니와의 약속 때문에 끔찍한 말을 해야만 했던 엘사는 전화를 끊고 하루종일 울면서 지냈다. 내 말에 안나가 얼마나 상처를 입었을지 모르겠어. 뭘 상상하건 그 이상일 거야. 하지만 엘사 역시 여동생의 상쳐입혔다는 사실에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운동을 멈춘 엘사가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여니 아버지가 보였다.



"안녕, 엘사."



"안녕, 아빠. 들어와요." 아버지는 점심때 쯤 엘사에게 전화해서 안나의 짐을 챙겨놓으라고 말했다. 안 그래도 상태가 나빴던 엘사는, 아버지의 말에 따라 안나의 짐을 챙기자 현실이 자신을 짓뭉개는 것만 같았다. 이제 안나는 내 곁에 없구나.



"몸은 좀... 괜찮니?" 아버지가 괴로운 목소리로 물었따.



엘사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안 좋죠... 솔직히 말해서 하루종일 울면서 지냈어요." 이제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아버지와 이런 대화를 하는 건 정말 어색했다.



"그런 것 같구나..."



"아빠는 어때요?" 엘사 역시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어할지 짐작도 가질 않았다. 마치 세계가 뒤집힌 것 처럼 느껴지진 않았을까. 두 딸들이 상상도 못 할 짓을 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그 비밀을 알게 된 상황도... 자신의 딸들이 섹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아버지는 소파에 앉아서 입을 열었다. "정말... 힘들구나..."



엘사가 아버지의 옆에 앉자 목소리가 이어졌다. "마치 엘사, 널 잃어버릴 것만 같아. 어쩌면... 이미 안나는 잃어버렸는지도 모르겠고..." 아버지는 엘사의 옆에서 흐느꼈고, 엘사는 아버지의 눈물이 뺨을 지나 턱으로 흘러내리는 걸 볼 수 있었다. 그걸 본 엘사의 가슴도 찢어졌다. 여지껏 아빠가 우는 건 한번도 못 봤는데... 그런 아빠가 나 때문에 울고 있어.



엘사의 눈 역시 물기가 차오르기 시작했고, 엘사의 몸은 갑자기 아버지를 껴안았다. 아버지 역시 엘사를 마주 끌어안았고, 둘은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정말 미안해요, 아빠... 정말... 미안해요..."



엘사는 아버지를 끌어안고 위로해주며 끊임없이 눈물을 흘려냈다. 둘은 한참을 그렇게 울다가, 마침내 진정이 됐는지 아버지는 포옹을 풀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젠장, 몇 년만에 우는지 모르겠구나."



엘사 역시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진심으로 미안해요... 난 왜 이모양이지... 우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거라고 맹세할게요..."



"안나가 말해줬단다... 대체 왜 처음부터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니? 우리가 함께라면 진작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는데."



"난 너무 무서웠어요. 그리고 너무 역겹잖아요. 내가 얼마나 끔찍한 사람인지 부모님한테 들키기 싫었어요."



"괜찮단다, 엘사... 괜찮아... 우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단다. 그렇지? 너랑 안나는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야. 우리 가족이 흩어지게 만들지 않을 거란다."



이 말을 들은 엘사는 너무 마음이 놓여서 다시 눈물이 나올 정도였다.



"너도 서로를 위해서 안나랑 거리를 벌리고 있어줘야 해. 그러면 정신과 의사가 해결법을 찾아 줄 거란다. 알겠니?"



엘사는 과연 그렇게 될지 모르겠다며 아버지에게 상처를 줄 수 없기에 그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세상 그 무엇도 안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없애진 못 한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난... 그냥 우리가 예전처럼 돌아갔으면 좋겠구나. 너희가 어릴 때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자매로 돌아가길 바랄 뿐이야."



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나 말로는... 네가 그런 감정을 품은게 4년이나 되었다고 하더구나."



"맞아요... 그래서 내가 여기 오려고 한 거예요, 코로나로요. 안나랑 거리를 벌리려고 했어요."



"그러면... 왜 안나한테 따라오지 마라고 직접 말하지 않았던 거니?"



"어쩌면... 나도 안나랑 같이 사는걸 원해서 그런 것 같아요. 같이 살다가, 도저히 더는 못 버티겠다고 생각했을 땐 안나한테 기숙사로 가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안나가 너무 슬퍼해서... 내가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같이 못 살겠다고 말했어요. 그러면 떠날줄 알고요."



"하지만 떠나지 않았구나."



"네..."



아버지는 다시 딸을 껴안았다. "걱정 말거라, 금방 평범하게 돌아갈 수 있어."



"그러길 바래요." 하지만 엘사는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게 뭔지도, 평범한게 뭔지도 알 수가 없었다. 물론 엘사는 가족들이 다시 행복해지길 바랬고 더이상 아버지를 상처입히기도 싫었지만, 그와 동시에 안나의 여자친구로 보냈던 모든 순간들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잊을수도 없었다.



"네가 안나보다 훨씬 현명해서 기쁘구나. 안나는... 음, 아직 10대잖니. 지난 이틀간 얼마나 애를 먹이던지..."



"부모님이 안나를 힘들게 하진 않았어요?"



"글쎄... 그런 것도 같구나. 솔직히 안나를, 이 문제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니까 말이다. 우리도 아직 준비가 안 됐어."



"부탁할게요... 안나에게 잘 해주세요."



"최선을 다 하마." 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숨을 내쉬었다. "좋아, 그럼 이제 안나의 짐을 들고가야겠구나. 아렌델로 돌아가려면 꾸물댈 시간이 없지."



"좋아요, 나도 도울게요." 둘은 안나의 집을 들고 아버지의 차에 실었다.



"잘 있거라, 엘사. 혹시 나쁜 생각이 들거나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전화하거라, 알겠지?"



"알았어요."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딸을 껴안았다. "내가 널 사랑한다는 걸 잊지 말거라. 어떤 일이 있어도 말이다."



엘사는 울먹이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나도 사랑해요, 아빠."



그 후 아버지는 포옹을 풀고 차를 몰고나갔고, 엘사는 집으로 돌아와서 멍하니 서있었다. 집이 텅 빈 것 같아. 엘사의 책상은 더이상 여동생의 그림과 책이 올려져 있지 않았고, 둘의 옷장은 절반이나 비어버렸다. 무엇보다, 더이상 여기엔 안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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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나쁜사람 아니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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