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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피스물의 관계 어때? 7

ㅁㄴㅇ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15 23:49:19
조회 1007 추천 35 댓글 6


사무실은 비어 있었다.

할 일도 끝나 있었고.

그렇지만 안나는 자리에 여전히 남아있다.

창문 너머에서 경적 소리가 잦아들고있다.

퇴근길의 러시아워도 끝났다는 뜻이지.

이제 도시 전체가 슬 조용해질 시간이다.


안나는 범죄자가 된 기분으로 있는다.

사무실의 책상은 취조실 책상.

마침 창가도 밤중이 되어 어두웠다.

LED등이 사무실을 밝히고는 있지만 어둡다고 생각했다.


안나는 오만가지 생각으로 복잡했다.

은근히 강조하는 바람 핀 말들.

뭐가 어떻게 됐는지 몰라도 엘사는 눈치를 챘다!!!

지난 주말에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여러가지로 합리화도 해봤다.

완전히 죽 맞는 정상적인 연인도 아니잖아?

직장 상사와 부하는 맞지만 사적으로는.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사이지.

아니 그것조차도 비즈니스 관계 아닐까?

엘사도 늘 사회생활처럼 하라고 했잖아.

단순한 엔조이 파트너.

다른 사람이랑도 할 수 있는거지.


그러다가 이 의견은 고히 접어두었다.

이렇게 말하면 엘사는 분명히 뒤집어져 덤빌거다.

엘사는 완력도 쎘고 키도 훨씬 컸다.

안나가 누구보다 잘 아는 사실이다.


"퇴근 안했네."


"남아있으라고 하셨으니까요."


엘사가 돌아왔다.

안나는 바로 일어나 맞이했다.

바로 선것도 앉은 것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

안나는 괜히 주근깨 언저리를 긁적였다.


"편하게 있어. 세삼스래."  


엘사는 안나에게 오며 손사레쳤다.

늘 그런 여유로운 미소도 평상시 같다.


"잠깐 있어. 이것만 저장해두고."


엘사는 묵직한 서류철을 자리에 내려놓는다.

자리에 앉지도 않은채 허리만 숙여서 컴퓨터를 딸깍거린다.

안나는 매번 이 순간이 되면 심하게 주변을 살폈다.

누가 남아있을지도.

혹시나라도 누가 보게 될지도.

정말 최악의 최악의 상황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적응이 안되나봐. 몇 번을 했는데. 내가 다 준비를 해놨다니까."


엘사는 굽혔던 허리를 피고 비웃었다.

사무실은 말처럼 기분 나쁠 정도로 조용했다.


겉옷은 여유롭게 벗어 자리에 걸쳐둔다.

셔츠 단추 맨위부터 두어개를 푼다.

그리고 머리를 묶은 끈도 풀어버린다.

힘껏 찰랑인 머리를 귀 뒤로 넘기고 엘사는 안나에게 다가왔다.


"마시자."


엘사는 절반 조금 있는 와인병을 올려놨다.

컵은 없어서 탕비실의 플라스틱 컵에.

얼마 없는 와인은 한 잔만 따라도 충분했다.

엘사는 남은건 병째로 건배했다.


"잘 마실게요."


"뭘."


안나는 곁눈질로 눈치 봤다.

책상 위에 겉터앉은채 와인을 병째로 마시는 엘사.

그 모습이 묘하게 퇴폐적이었다.

평소에는 그런 모습 자체가 없어서 신비롭게 보이기까지 한다.

허나 그런 감상에 취해있지는 않았다.

원래 사형수에게도 술을 준다더라.

마지막 최후의 만찬으로.

이건 그런 의미였다.


"후우, 좀 살겠네. 술 기운이 조금이라도 있는게 좋잖아."


안나는 플라스틱 컵을 더듬거렸다.

엘사는 빨리 다 끝내라는듯 독촉했고 거기에 따른다.

와인이 넘어가면서 목끝까지 포도향이 가득 채운다.

겨우 다 마시고 컵을 내려놓는다.

그러고 몇 초간 멍하게 쓴 와인기를 가시느라 멍하게 있었다.


"뭐해?"


엘사는 안나를 보며 턱짓했다.


"아...네에."


안나는 엘사를 따라서 겉옷을 벗었다.

평소보다 굼뜬 동작.

엘사는 안나를 유심히 살폈다.

안나는 셔츠의 목을 풀기 전에 움찔하더니 멈춰선다.


"뭐하고 있냐니까?"


"아, 그게..."


"부끄러워?"


안나는 순간 아차싶었다.

목 안쪽에 있는 멍자국을 뭐라고 설명하지?

이걸 이제야 기억한것도 용하다!

낮에는 일만 산더미 같이 하느라...

안나는 순간 일거리를 쏟아부은 것도 엘사의 생각일까 싶었다.


"벗어."


"엘사...저희 회사에서는 하지 않기로 했잖아요. 술까지 마시고...만약 이 일이 알려지면..."


안나는 억지로 미소를 쥐어짜냈다.

제발 살려달라는 비굴하고 저렴한 미소였다.

하지만 엘사는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굴욕을 준다.


"언제부터 이렇게 토 달게 됐을까?"


"그, 그런게 아니라...."


"아니면 뭔가 숨기는거라도 있어?"


"엘사...그게..."


안나는 엘사의 시선을 견뎌내지 못했다.

이미 모든걸 알아차린거 같은 기세등등함.

안나는 하필 이 순간에 어릴적에 부모님에게 혼나는 모습을 떠올렸다.

지금이 딱 그 상황 같았으니까.

결국 안나는 셔츠를 풀었다.

부끄러움을 티내며 손으로 살짝 가슴 언저리를 가려본다.


"손 내려."


"......."


안나는 절망스럽게 천천히.

정말 정말 천천히 가슴과 목을 가린 손을 내렸다.

안나의 몸에 선명히 남은 작은 자국.

흰 피부에는 원망스럽게 대비되는 검은 자국이었다.

엘사는 회초리처럼 검지손가락을 세워 그 자국을 쿡하고 찔렀다.


"이건 뭐야?"


엘사의 시선이 어디에 꼿히는지 명백하다.

안나는 수치심과 불안함에 몸을 떨었다.

굳은 입이 하도 쎄게 닫혀서 벌려지지도 않는다.


"......."


"벙어리야? 이게 뭐냐니까?"


"엘사와 관계했을때 남은 흉인가봐요..."


안나는 억지로 답할 수 밖에 없었다.

말도 안되는 변명임을 알아도 그게 최선이니까.

엘사는 어이가 없다는듯 헛웃었다.


"아아, 그래. 그렇구나."


"......네..엣! 엘사?"


"되도 않는 변명을 하네. 귀엽지도 않게."


엘사의 표정이 순간 욱하고 일그러졌다.

엘사는 안나를 쿡 찌른 손가락에 힘을 바짝 주었다.

손톱의 날을 세워서 자국에 깊이 패이게 자국을 남긴다.

의자에 앉았던 안나가 등받이에 처박히도록 더 쎄게.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올리자 더 빠르게 엘사의 손등이 막는다.


"잘못했을때 최선은 하나뿐이야 안나. 그게 뭔지 너도 알잖아."


"에, 엘사.....제발요. 잘못했어요....!"


"그렇지. 먼저 그랬어야지."


안나는 자기도 모르게 구구절절 새어나왔다.

일단 사과부터 하고 보지만 타이밍이 늦었음은 직감하고 있다.

엘사의 표정이 이전에 본적 없이 무시무시했으니까.


"나는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 가끔 질수도 있어. 지난주 금요일에 그런 패배감을 뼈저리게 느꼈거든."


엘사는 검은 자국에 시뻘건 손톱 자국이 패이도록 찌르다 놓았다.


"헙!"


안나의 뺨을 덥석 움켜 쥔 엘사가 잡아당긴다.

차갑게 식어있는 엘사의 분노는 한순간에 불이 붙었다.

안나의 목을 잡아 당겨온 엘사는 서로의 콧등이 부딪힐 거리까지 마주봤다.

엘사도 안나도 서로의 얼굴이 다 담겨지지 않을 거리까지.


"하지만 그냥 넘어가는 꼴은 못봐. 반드시 되갚아줘야 성미가 풀리더라."


엘사의 숨소리가 거칠었다.

막힘 없는 목소리가 뚝뚝 끊어질 정도로.

성난 들짐승마냥 씩씩거리는 한숨.

그때마다 짙은 포도쓴내가 났다.


"자, 잘못...했어요 엘사!"


안나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져 애원했다.


"입 닥쳐."


"윽!"


안나는 다시 거칠게 의자에 처박혔다.

붙잡힌 부위에 얼얼하게 손자국이 남았다.

엘사는 곧장 양손으로 안나의 셔츠를 확 찢어벌렸다.

단추들이 후두두둑 떨어지며 사방으로 나뒹군다.


"인정할게 안나. 내가 너를 너무 얕봤어."


엘사는 안나의 무릎 위에 걸터앉았다.

허벅지로 두 다리 사이를 바짝 모았다.

의자에 앉혀져 거동이 막힌다.

안나는 그 심리적인 위압감에 벌써 얼어붙어 있었다.

엘사는 안나의 두 뺨을 구길듯 움켜쥐었다.

차갑게 식은 엘사의 손은 사람이 아닌거 같았다.

귀신이라도 되는듯...

눈빛도 이성이 끊어져서 죽은 눈이었다. 


"너는 정말로 유능해. 보란듯이 퇴짜놓고 나한테 한 방 먹여놓은건 대단했지. 그러고 다른 여자랑 섞는것도. 용케도 나랑 비슷한 사람을 찾았더라. 마침 나도 그럴 참이었는데, 먼저 선수를 쳤네?"


"에, 엘사 오해에요. 전 그냥...지난주는 그저 조용히 지나가기이...잇!"


엘사는 안나의 목언저리께 있는 자국에 돌진했다.

목덜미부터 잘근잘근 씹어내려가더니 그 위에 새로이 덧댄다.

한참을 그렇게...

안나는 자기 몸을 쪽쪽 빨아대는 엘사의 혀놀림을 느낄 때마다 전율했다.

마치 영혼의 일부가 삼켜지는 기분.

어디선가 본 판타지 영화의 괴물 같았다.

잠시후 입을 뗀 안나의 몸에는 각인처럼 더 큰 멍자욱이 새겨져 있었다.


"조용히...그런데 조용히 지나가지 않았잖아."


안나는 더 말할 의지도 없었다.

엘사에게 고분고분히 말을 듣자.

그렇게 빨리 이 시간이 끝나면...

안나는 그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쾌락은 중독된다고 하더라. 알고 있어?"


엘사는 안나의 귓가로 움직여 귀를 깨물었다.

안나는 대답의사로 고개를 흔들었다.


"이를태면 고통을 느끼면서 절정하면 그게 쾌락이 되는거야. 마약처럼 더 자극적인걸 찾게."


"아아..."


엘사는 안나를 놓아주었다.

실은 자세를 돌려놓기 위해서다.

안나는 의자에서 일으켜지고 다시 밀쳐졌다.

철퍽하고 넘어지며 책상 위에 걸쳐진다.

엘사는 이런걸 좋아했다.

자기가 위에서부터 짓밟는걸.

반드시 남들을 발 아래 둬야 한다는듯.


"오늘 화해의 선물로 절대 못 잊을 쾌락을 줄려고해. 네 생각은 어때?"

 

"......"


"묻고 있잖아 안나. 네 연인이자 직속 상사가."

 

엘사의 손이 안나의 엉덩이를 때리며 움켜쥔다.

평소답지 않게 절제를 못하고 있었다.

거친 숨소리와 손짓들이 그랬다.

물론 그런 엘사는 처음이라서 안나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생각했고.

무전희의 삽입이었다.

안나는 바르르 떨었다.

안나가 힘들어 하는걸 보고서 엘사는 더 심하게 굴었다.


"아흑!"


"오늘은 서로 만족할 일이 없었으면해. 진심어린 반성이 나올 때까지 꽤 긴 밤이 될거야. 오늘은 꼭 너에게서 회개의 비명을 듣고 싶거든."


엘사는 안나의 귀에 소근거리다 다시 깨물었다.

그리고 서서히 온 몸을 헐벗겨간다.

안나는 그저 각오할 뿐이다.

오늘도 지독하게 심한 날이 되겠지.

그 어느때보다 더 심할거다.


"엘사아...이러지마요. 무서워요."

 

"그럼 내가 잘하고 있네."


"윽!"


엘사는 안나의 머리를 붙잡아 푹 숙이게했다.

엉덩이를 움켜 쥔 손이 쓰라렸다.

손톱을 날서게 세우고 작정한채니까.

엘사는 다시 허벅지부터 긁다가 푹! 하고 손가락이 들어왔다.


"온몸에 나로 도배해줄게. 이러면 누구랑 만나지도 못하겠지."


반쯤 내려가 허리에 걸친 셔츠.

엘사는 그 사이를 못참고 기립근 사이에 입술을 처박았다.

한 번....두 번....

안나는 그럴수록 몸이 매말라가는 기분이었다.

아니, 몸이 아니라 모든 삶이.


"오늘로 명심했으면 좋겠어. 어딜가나 널 지켜보고 있다는걸."


마지막 어깨까지 올라온 엘사의 입이 안나를 깨문다.

숙인채인 안나의 동공이 크게 떨렸다.

담지 말아야할 곳에 몸을 담았어!

안나는 그런 후회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광기어린 엘사의 집착에도 무서워졌다.

안나의 등에 몇 개나 되는 키스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엘사는 그것들을 세어가며 손으로 꾹꾹 눌렀다.

그리고 서서히 입맛을 다시며 안나의 밑을 향한다.


"무시하지말고 대답해."


"네..."


"똑바로 소리내란 말이야! 나 말고 그년이랑 할 때는 좋다고 헐떡댔을거잖아!"


안나의 머리채가 잡힌채 허리가 꺾인다.

시선이 멋대로 붕 날아갔다가 책상에 다시 처박혔다.

안나는 끅하는 신음만 간신히 뱉을 수 있었다.

엘사가 휘두르는대로 온몸을 휘감는 감각을 다 따라가기 벅차다.


엘사는 자기 손을 밀어내다 이내 받아들이는 안나를 보며 웃었다.

그제야 형용할 수 없는 안도감이 감싼다.

안나는 원하는대로 손아귀에 있었다.


엘사는 땀을 쏟을 정도로 안나를 범하고 머리를 쓸었다.

머리를 정리하다 문득 느껴진 시선.

어두운 창가에 희미하게 모습이 비쳐 있었다.

엘사는 자기가 어떤 모습인지 그제야 똑바로 보았다.

자기 앞에 비참하게 쓰러진 안나도.

엘사는 시큰둥하게 땀을 닦았다.

단지 거슬려서 창문의 블라인드를 내릴뿐.

안나에게 줄 벌은 아직 안끝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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