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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어택/지각] 할리우드 신인 여배우의 뒷사정

ㅇㅇ(175.223) 2021.09.18 01:30:24
조회 907 추천 30 댓글 6

[단독] 무명의 알바생이 하루 아침에 할리우드 탑스타로?


안나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 올라프 감독과 함께해 영광, 이번 영화는 제 인생의 진정한 시작"


 오늘 저녁, 라스베이거스 NGN 호텔에서 올라프 감독의 9번째 작품, "그 녀(she)" 시사회 자리를 가졌다. "그 녀(she)"은 개봉까지 2주가량 남았지만, 사전 시사회마다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아 개봉 이전에 이미 안썩은 토마토 신선함! 100%를 보이고 있으며, 사전 예매율도 5사 멀티플렉스에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해 흥행 기대치를 끌어 올리고 있다. 올라프 감독은 데뷔작부터 흥행 비평 양쪽에서 인정받으며 할리우드 최고의 감독으로 우뚝 섰음에도 실제 모습을 본 사람이 전혀 없는 할리우드 최고의 신비주의 감독이기도 하다. 시사회 이후 애런델 타임즈는 이번 올라프 감독의 신작 영화에서 주연 배우로 전격 발탁된 무명 배우 안나 양(21)과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가독성을 위해 임의로 인터뷰를 편집하였습니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그 녀(she)'를 기대하시는 전 세계의 관객 여러분! 안나라고 해요! 반가워요!"


안나는 본명인가? 예명인가?


"이름이에요. 동시에 예명이기도 하죠. 제 이름은 훨씬 더 긴데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짧게 가기로 했답니다."


안나 양의 친절에 감사드린다. 이번 올라프 감독의 9번째 영화 '그 녀(she)'는 사전 티켓 판매분 만으로도 이미 왠만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수입을 뛰어넘었다. 게다가 안나 양의 첫 데뷔작이기도 하다. 안나 양에게 많은 의미가 있을 듯 하다. 우선 캐스팅 비화를 알 수 있나? 연기를 하기 전에는 무엇을 했나?


"저도 지금 이 자리에 있는게 믿어지지 않네요. 1년전만 해도 아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을 거에요. 무작정 연기가 하고 싶어서 LA로 갔지만 당장 먹고 살기 바빴어요. 아이스크림 가게, 햄버거 가게, 라면 가게, 부리또 가게 … 연기활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했어요. 캐스팅은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몇 번 오디션에 떨어져서 낙담한 차에 아이스크림 가게에 매일 들르시던 단골 손님이, 저한테 너무 낙담하지 말고 다음 영화 오디션을 보는게 어떻냐고 하셔서 몇 달 더 오디션을 보러다니다가 어차피 떨어질거 해보자! 했는데 이렇게 되버렸네요. 아하하하."


할리우드에서는 흔한 일이다. 시간 관계상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야할 것 같다. 촬영은 어땠나? 올라프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사상 최초로 목격자가 아무도 없는 감독이다. 공식 석상은 물론이고 사석에서도 모습을 본 사람이 없다. 촬영 현장은? 


"저도 놀랬어요. 촬영장에 가면 늘 올라프 감독 대리인이 그날 촬영분량의 각본을 건네줘요. 그 대리인분이 세트장 점검, 조명부터 해서 촬영, 연기 지도까지 다 해주시는데 신기하게 그 분 말대로만 하면 다 잘됐어요!"


그 대리인이 사실은 올라프 감독이 변장한 모습 아니었을까?


"그건 모르겠네요. 올라프 감독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저도 한 번도 못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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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안나가 내렸다. 방금 시사회장에서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주연 배우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는 수수한 복장 차림이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닫혔다. 안나가 뒤돌아보자 엘리베이터의 층표시기가 보였다. 62층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아래로 내려갔다. 다시 안나가 앞을 보자 하얀 벽의 하얀 조명들이 카펫으로 장식된 복도를 밝혔다. 안나는 복도를 따라 걸었다. 복도 끝 객실 현관문이 열려 있었다. 문 너머에는 밝은 객실이 보였다. 안나가 객실 안으로 들어서자 현관문이 스르르 닫혔다. 그녀가 손잡이를 돌려보았으나 손잡이는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열리지 않았다.


 "얼음?"


 다른 사람 같았으면 소름이 돋아 패닉에 빠졌을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나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 안나는 차분히 객실 안을 둘러보았다. 창 밖을 보자 어둠이라곤 발붙일 곳 없이 밝게 빛나는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이 펼쳐져 있었다. 


 "왔어?"


 안나가 움찔했다.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방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안나가 지나쳐온 객실 홀 소파에는 백금발의 머리를 묶은 여자가 썬글라스를 쓴 채 편하게 앉아 있었다. 소파 앞 테이블에는 먹다 남은 파스타 접시가 놓여있고 근처에 포크가 굴러다녔다.


 "할리우드의 차세대 스타 자리를 예약하신 분 치고 참 검소하네, 안그래?"


 "당신 시키는 대로 다 했어요. 방금 인터뷰까지 각본에 쓴 그대로 했어요. 그동안 취재 때문에 거짓말한거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대책도 안선다구요! 어쩌다 당신 같은 사람하고 엮인건지-"


 "네가 특종에 목말랐으니 그렇지. 넌 이 세상에서 내 존재를 눈치챈 유일한 사람이잖아? 그래서 난 너에게 할만큼 해줬어."


 소파의 여자가 손에 쥔 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스크롤하며 말했다.


 "약속은 지키셔야죠. 올라프 감독의 정체를 알려주겠다면서요? 다른 사람들 따돌리고 오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안나가 따지듯이 물었다. 소파의 여자는 킥킥 대며 웃었다.


 "걱정마. 여긴 이 호텔 63층과 62층의 중간이야. 62.1층이라 할까? 이 층 전체가 존재하지 않는 층이지. 여기를 아는 사람은 방금까지 세상에서 단 한 사람뿐이었어. 바로 나. 지금은 너까지 해서 이제 둘이네."


  안나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저기, 무슨 말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데요? 말 돌리지 마세요. 당신, 올라프 감독 대리인이라면서요?"


 "대리인이라, 어디보자 … 올라프 감독이 나라면 믿어줄래?"


 안나가 코웃음쳤다.


 "당신이? 말도 안되는 소리 마요."


 "진짠데."


 여자가 소파에서 일어섰다. 그녀가 썬글라스를 벗자 커다란 두 눈에 파란 눈동자가 보였다. 여자가 조금씩 안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여자가 한 발자국씩 내딛을 때마다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객실을 가득 채웠다. 안나는 뒤로 주춤하면서 녹화기능이 켜진 스마트폰 화면을 내보였다.


 "다가오지 마요! 지금 이거 다 녹화되고 있으니까!"


 여자는 무시하고 안나에게 다가왔다. 여자의 기세에 짓눌린 안나는 계속 물러서다 더는 물러설 수 없었다. 방금 들어온 객실 현관문이 뒤를 막고 있었다. 안나가 문을 열려 했으나 손잡이가 얼어붙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여자가 안나 바로 앞에 섰다. 


 "더 가까이 오면 영상 올릴거에요!"


 안나가 재빨리 손가락을 스마트폰 화면에 가져댔다. 여자가 서운하다는 듯이 말했다.


 "날 기억 못하는구나. 아토할란 바깥에서 불순물들과 뒤섞였으니 당연한 일인가?"


 여자가 허공에 한 손을 놀렸다. 안나가 업로드를 누르기도 전에 스마트폰이 하얀 빛줄기들에 휩쓸려 스르륵 빠져나갔다. 안나의 스마트폰은 순식간에 여자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여자는 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처음 널 봤을 때부터 직감했어. 이번 영화에서 연기하는 네 모습을 보고 확신했지. 드디어 널 찾아냈다고. 아, 정말 말로는 표현 못해."


 여자가 기쁨에 찬 표정을 지으며 안나를 내려다보았다


 "넌 너 자신을 몰라. 진짜 너는 가면에 가려져있단다."


 여자가 한 손으로 안나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진짜 너를 찾을 때야. 내가 누구인지, 너는 누구였는지 알게 될거야. 200년 가까이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어."  


 안나는 여자의 따뜻한 눈길과 차가운 손길을 피부로 느꼈다. 안나는 본능적으로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안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여자에게 물었다.


 "당신, 정체가 뭐야?"


 "오랜만에 만난 언니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니."


 여자가 백금발의 머리를 풀어헤쳤다. 


 "이해한단다. 무섭겠지. 괜찮아. 금방 끝날거야."


 여자가 안나의 눈 앞에서 손가락을 튕겼다. 틱! 소리가 났다. 여자 주변에 낯익은 눈바람이 감돌더니 안나를 덮쳤다. 지금까지 안나가 살아온 기억들이 저 아래 깊은 곳에서 떠오른 기억들과 뒤섞였다. 안나의 의식이 흐릿해져만 갔다. 엘사는 곧 깨어날 안나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흑화엘사 넘모좋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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