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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번역] Anna Summers, PA (비서안나, CEO엘사) 챕8

엘사스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6.01 23:58:45
조회 3256 추천 123 댓글 29

챕터1

챕터2

챕터6

챕터7


원문 : https://www.fanfiction.net/s/10116793/8/Anna-Summers-PA




"저기 엘사," 안나가 노크없이 사무실 문을 열며 말했다. 엘사는 잠깐동안 놀란 얼굴로 쳐다보다 미소지었다. "다음주 오큰씨의 비행편 예약 건에 대해 확인하려구요. 오큰씨는 불어처럼 들리는 스웨덴어를 하는 분이라 대화를 할 수가 없어요"


"오 고마워요, 써머스씨," 엘사가 블라우스의 소매를 매만지며 말했다. 안나는 고개를 저었다.


"안나," 안나가 엘사의 말을 고쳐주었다. "절 그냥 안나라고 부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오- 고마워요, 안나" 작은  미소가 엘사의 얼굴에 퍼졌다. 안나는 한동안 그 미소를 바라보다 퍼뜩 무언가를 기억해냈다.


"당신이 곧 퀘벡으로 떠난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이 계절에는 플로리다에 가야하는 거 아닌가요?" 안나가 물었다.


"이건 휴가가 아니에요, 출장이지."


"저, 이게 출장이라면, 절 함께 데려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으음... 당신이 가고싶어할줄은 몰랐는데-" 엘사가 다시 한번 소매를 매만지며 단추를 만지작거렸다.


안나는 엘사가 더 고민하지 않도록 해주기로 했다. "농담한 거예요, 엘사"


"오."


"같이 점심먹을래요?" 안나가 물었다.


새 아파트에서 고양이를 구슬리는 것 같네, 안나는 엘사가 '물론이죠'라고 요약할 수 있는 말들을 우물거리는 거는 동안 생각했다. 그건 참 사랑스러웠다. 안나는 자신의 의자를 엘사의 사무실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고마워요. 오늘 카페테리아에서 크리스토프와 스벤과 함께 했다면, 그들의 목을 졸라버렸을 거예요"


"그 사람들 아직도 사과를 하지 않았나요?"


"그러니까 말이에요! 그 사람들 정말 못믿을 사람들이라구요. 물론, 당신과 함께했던 그 날 밤이 무진장 재밌었던건 인정하지만요" 안나가 눈을 도르륵 굴리며 말했다.


엘사의 얼굴이 붉어졌다.


"우리 언제 한번 또 함께 어울려야만해요" 안나가 제안했다.


"우리 둘이요?" 엘사가 호텔에서 가져온 테이크아웃 용기를 끌어당기며 물었다. 안나는 엘사가 오성급 셰프가 만들지 않은 평범한 음식을 마지막으로 먹은 게 언제쯤일지 궁금해졌다.


"네에! 그러니까- 친구처럼요. 재밌을 거에요"


"어으으음...좋아요." 엘사는 두 손으로 냅킨을 구겼다. "근데 뭘 같이할 수 있을까요?"


"모르겠어요. 피자 시켜서 영화보기? 당신은 평소에 뭘하고 노는데요?"


어떤 이유에서인지 엘사는 갑작스레 말을 자제하는 것 같아보였다. "오.. 독서, 인터넷, 스키..." 으- 피자라니, 트뤼플과 레어치즈를 얹은 오성급 피자를 가져오기라도 할건가? 안나는 엘사가 원래 즐기던 걸 함께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좋아요, 당신이랑 올라프는 뭘 하는데요? 스키를 타러가는 건 아닐테고- 사실 올라프가 바깥 세상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를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니까요. 우리 피자는 건너뛰죠."


"아뇨, 피자도 좋아요. 올라프와 전..오.. 우리는...게임을...해요. 일주일에 한번. 올라프와 올라프의 동생까지 함께."


엘사가 모노폴리나 클루를 하는 장면이 안나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안나는 키득거렸다.


"멋져보이는데요. 같이 해도 되나요? 언제에요?"


"아마도?" 엘사는 대답이라기보단 질문에 가깝게 말했다. 엘사는 자신의 점심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오늘밤이에요"


"예이!" 안나는 박수를 치며 자리에 앉아 작은 승리의 댄스를 췄다.



- - - -


엘사는 옆구리를 꽉 쥐고 이 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안나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건 좋은 생각은 아니었다. 12살짜리나 콜 오브 듀티를 한다. 기업의 CEO가 아니라. 안나는 엘사를 비웃을 게 뻔했다.


"이거 모노폴리보다 훨씬 멋진데요!" 80인치의 TV, 콘솔, 사운드 시스템, 그리고 엘사의 취미를 위해 마련된 모든 장비들을 둘러 본 안나가 소리를 질렀다. 안나는 커피테이블에 피자를 내려놓고 쇼파에 털썩 앉았다.


"저 좀 가르쳐줄래요?"


"내가 모노폴리를 한다고 생각한 거에요?" 엘사가 물었다. 안나는 작게 키득거렸다.


"뭐, 당신이 '게임 나이트'라고 말했잖아요. 사실 좀 헷갈렸어요. 전 모노폴리같은 게임을 한번도 제대로 해본적이 없다구요"


"모노폴리는 현실에서 충분히 겪었다고 생각해요," 엘사가 여전히 미소를 띄운 채 대답했다.


"보드워크 위에 호텔을 짓는 걸 계획하는 거요?"


엘사가 다시 한번 웃었다. 안나는 엘사가 웃어주리라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또다시 밝은 미소를 지었다.


보통은 그러지 않지, 엘사는 깨달았다. 이건 새로운 일이었다- 엘사는 보통 주위 사람들에게 벽을 쌓는 편이었기에 올라프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겐 이렇게 웃음을 보인 일이 잘 없었다. 하지만 안나는 달랐다 - 엘사가 안나에 대한 정신나간 반응을 극복해내고 나선, 안나는 쉽게 엘사의 곁에 머물렀다. 안나는 재밌는 사람이었다.


엘사는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뭐라도 마실래요?"


안나는 벌떡 일어서서 엘사를 따라갔다. "뭐 있는데요?"


"으으음... 화이트 와인, 크랜베리 쥬스, 스파클링 워터..." 안나가 평소에 마시는 음료에 비해 너무 고급스러운 게 아닌가 싶어 엘사의 목소리는 차츰 잦아들었다. "뭐든 주문할 수 있어요, 정말로요. 적당한 지역 맥주를 고를 수도 있을테고..."


"초코 우유!" 냉장고 옆면을 유심히 바라보던 안나가 우유곽을 움켜쥐고 소리질렀다. "이걸 남겨둘 생각이었어요?"


엘사는 소심하게 웃었다.


"말도 안돼," 안나가 눈을 굴리며 말했다. "매일 아침 제가 Timmy's에서 음료를 가져오잖아요. 제 생각엔 우리 둘다 그게 몸에 좋건 아니건간에 초콜릿이라면 무진장 환장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알고 있는 듯 한데요."


"좋은 지적이네요"


초코우유가 든 두개의 잔과 접시를 들고 그들은 소파로 돌아왔다. 안나는 다시 소파에 주저앉았다.


"웁스," 안나가 실수로 우유를 블라우스에 쏟았다.


"여기요," 엘사가 냅킨을 건네며 말했다.


"날 잘 아는 것 같아보이는걸요" 안나가 키득거리며 말했다. 블라우스에 묻은 우유를 살짝 눌러닦은 안나는 셔츠가 흠뻑 젖은 걸 알아차리고 윗 단추 두개를 풀어헤쳤다.


안나는 그냥... 엘사의 생각이 멎어버렸다. 엘사도 안나가 의도를 가지고 그런 게 아니란 건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안나가 지금 가슴 윗부분의 우유를 닦아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엘사는 안나의 브라를 볼 수 있었다. (레이스가 달린 흰색이다)


왜 내가 안나를 여지껏 쳐다보고 있는거야? 엘사는 그자리에 서서 안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냅킨을 쥔 안나의 손이 그녀의 가슴골을 누르고 있는 게 아주 잘 보였다. 안나는 엘사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안나는 냅킨을 구겨서 내려놓고 피자 박스를 열었다. 풀려진 두개의 단추는 여전히 그대로 였다.


정확히 말해 음란한 것은 아니다 - 가슴골이 보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지금 근무중인 것도 아니니. 엘사의 맥박과 머릿 속은 그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 듯 했지만 말이다.


"좀 앉지 그래요?" 안나가 피자 한 조각을 반쯤 입에 넣고 엘사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며 물었다.


엘사는 동의의 신음을 뱉는 것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엘사는 쇼파의 반대편 끝쪽에 앉았다. 올라프에게 여분의 시스템을 가져왔기에 둘은 떨어진 자리에 앉아서도 할 수 있었고 그 덕에 엘사는 안나에 대한 끔찍한 반응을 최소화하여 제대로 생각할 수 있었다. 올라프는 엘사의 의도에 대해선 알지 못한 채 두 개의 시스템을 하나의 TV에 설치했다 (어떻게한건지는 엘사도 전혀 알 수 없다). 올라프는 그저 엘사가 친구를 만드는 게 굉장히 사랑스러운 일이라 생각했고, 엘사와 안나가 직접적으로 접촉하여 더욱 그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엘사는 컨트롤러를 집어들어 안나에게 건넸다. "시스템이 제대로 설치되었나 봐야해요," 엘사가 말했다.


"오케이," 안나가 답하며 엘사 쪽으로 더 가까이 옮겨붙었다. "컨트롤러를 연결해야하는거 아녜요?"


"음... 마지막으로 비디오 게임을 한 게 언제에요?"


"엄마가 중고 물품 세일에서 세가를 사준적이 있어요. 전 소닉을 했었어요"


오 이런. 엘사는 안나가 바로 온라인 플레이를 하는 게 좋은 생각은 아니란 걸 깨달았지만, 올라프와 마시멜로우가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엘사는 안나가 자신의 바로 옆에 와있는 것을 깨달았다. 안나의 어깨를 지켜보는 동안 안나가 시스템에 접속되었다는 메세지가 떴다. 어쩌면 대량 학살이 안나의 가슴으로 자꾸만 향하는 엘사의 주의를 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슴골안에 드문드문 보이는 주근깨로부터도.


엘사는 정말로 뭔가를 죽이는 게 필요했다.


"좋아요, 올라프가 당신의 계정을 이미 설치했네요. 어디보자, 당신의 아이디가-"

 

엘사가 말을 멈췄다. 올라프는 무슨 말도안되는 이유에서인지 안나의 아이디를 안나아렌델로 설정했다.


"오-"안나는 웃었지만 평소에 비해 바람이 새는 듯한 웃음이었다. 안나가 조금 떨어져 앉은건가? 엘사는 알 수 없었다. 아마 그냥 움직인건지도. "자, 그럼 어떻게 하는거에요?"


"바로 여기서- 왼쪽 스틱으로 움직이면 돼요," 엘사는 자신의 컨트롤러로 어떻게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점프, 앉기, 공격, 조준-" 엘사는 가능한 빨리 컨트롤러를 움직였다. 엘사는 정말로, 정말로 무언가를 죽이고 싶었다. IT 가이라던가. "알겠어요?"


"그런 것 같긴한데..."


"좋아요." 엘사는 두개의 헤드셋을 집어들고 안나에게 하나를 건넨 후 로그인을 마쳤다.


"엘사! 당신이 영영 로그인하지 않는 줄 알았어요"


"안나의 시스템을 준비해야했어요." 엘사는 불쾌함을 담은 말투로 올라프에게 눈치를 주려했지만, 헛수고라는 것을 깨달았다.


"안녕하세요 안나! 반가워요. 마시멜로우는 처음 만나는거죠? 제 동생이에요. 마시멜로우에게 인사해요." 올라프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엘사가 눈치주는 것을 놓쳤다.


"마샬이에요. 마시멜로우가 아니라," 마시멜로우가 대답했다. 엘사는 첫 몇 주간은 그를 마샬이라 부르려 노력했지만 올라프가 주변에 있는 이상 헛수고였다.


안나는 웃었다. "아, 당신이군요. IT부서의!" 안나가 마시멜로우에게 말했다.


"그래요," 마시멜로우가 거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케이 친구들, 안나에게 룰을 설명해줬어요," 엘사가 재빨리 말했다. "다 쓸어버리자고요"


엘사는 첫 킬을 만들어내자 바로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의 다리가 안나의 것과 닿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한동안 게임에 집중할 수 있었다.


거의 얼마간은.


"엑- 안돼요- 그건 점프 버튼이잖아요. 숙여요! 숙여요, 바보!" 엘사는 안나의 화면을 지켜보며 말했지만 안나는 죽어가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잘못된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네가 뭘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냐?" 다른 플레이어들 중 한 명이 물었다.


"아니거든!" 안나는 자신의 캐릭터가 리스폰되는 동안 말했다.


엘사는 자신의 화면에 집중하려 애썼지만, 안나는 엘사의 바로 옆에서 점프와 웅크리기만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었다. 같은 팀 플레이어들은 점점 분노하기 시작했고 - 무례해져갔다.


"안나- 어디가요?" 안나의 캐릭터가 방향을 잃고 뛰어가는 걸 본 엘사가 물었다.


"나도 몰라요, 어떻게 쏘는건지 까먹었어요! 난 그냥 뛰는 거 밖에 모르겠다구요!"


"조심해요 저 앞에-"


안나는 소리를 지르며 컨트롤러를 떨어뜨렸다.


"어우- 멍청한 뉴비. 가서 샌드위치나 만들어와."


클릭소리와 죽은 플레이어들의 재잘거림이 들렸다- 올라프는 그것들을 사적인 채널로 돌렸다.


"샌드위치 작전?" 올라프가 물었다.


"샌드위치 작전," 엘사가 대답했다. 안나는 궁금하다는 듯 엘사를 쳐다봤지만, 엘사의 시선은 여전히 화면에 고정되어 있었다. 엘사는 피가 끓는 것을 느끼며 올라프가 뭔가를 해주길 기다렸다.


올라프가 개발한 "샌드위치 작전"은 사람들이 게임에서 여성유저에게 얼마나 엿같이 구는가를 깨닫고 만든 것이었다. 엘사는 올라프가 "연구 개발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에 보낸 시간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화면이 깜박였다. 새로운 팀 리스트가 나타났다.


엘사의 팀은 엘사, 안나, 올라프, 마시멜로우였고, 상대팀은 아까전의 그 무례한 멤버들이었다. 양 팀은 모두 전체 채팅에 접속해 있었다. 올라프는 그들 모두가 종말가를 듣기를 원했다.


상대팀원들은 혼란스러워하며 떠들어댔다. 그리고, 설탕만큼이나 달콤한 올라프와 마시멜로우의 목소리가 전체채팅으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신께서 우리의 자비로운 여왕님을 지켜주신다"


엘사가 공습을 명령했다.


"우리의 고귀한 여왕님은 오랫동안 살아가리라"


그리고 또 한번.


"신께서 여왕님을 지켜주신다"


확인사살로 한번더. 폭탄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왕께 승리를 전하리!"


"잠깐! 그럴 순 없어!"


"행복과 영광!"


"이런 썅?"


"안돼!"


올라프와 마시멜로우의 폭탄이 또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따.


"여왕님께서 우리를 통치하시니!"


"젠장! 이건 잘못됐어!"


"그 좆같은 노래 좀 관두라고!"


"신께서 여왕님을 지켜주신다!" 올라프와 마시멜로우는 그들의 달콤한 목소리와 천사같은 하모니로 최대한 크게 노래하며 2절까지 계속 했다.


엘사는 은신해있다가 튀어나와 총알을 날리기 시작했다. 상대팀은 올라프와 마시멜로우로부터 대피하는 중이었다. 엘사는 이제 노골적으로 나왔고 누군가를 저격하는 유저를 볼 수 있었다. 마시멜로우를 저격하는 게 분명했다.


엘사는 그에게 헤드샷을 날렸다. 엘사는 그가 노래에 대해 불평하는 것을 거의 듣지 못했지만, 올라프의 노랫소리가 그를 방해한 것만큼은 확실했다.


"여왕은 샌드위치를 만들지 않아. 너같은 하인이나 그런 걸 하지," 엘사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우리의 희망을 지키리라!


신께서 우리를 지켜주시니!"


시간이 다되었다. 화면이 다시 한번 깜빡였고 그들은 게임을 나갔다. 엘사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안나를 돌아보았다.


"어떻게 한거에요?" 안나가 물었다. "그런식으로 게임하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네, 그렇지만... 남성우월적인 돼지들은 당해도 싸요." 엘사는 여전히 언짢아보였다. 그들은 한동안 "샌드위치 작전"을 쓰지 않았었다. 그러나 엘사는 안나에게 그런식으로 구는 자들에게 매너있게 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안나가 멍청이들로 가득한 이 게임에 나쁜 첫인상을 가지는게 싫었다. 엘사는 정말로 이 게임을 안나와 함께 즐기고 싶었고, 이내 깨달았다. 엘사가 진짜로 안나와 친구가 되길 원한다는 것을. 엘사는 이게 일반적인 일인지 생각조차 못했었다.


"미안해요," 엘사가 안나를 쳐다보지도 못하고 말했다. "우린 오프라인으로 플레이할수도 있었죠, 저런 꼴을 볼 필요도 없이 어떻게 조작하는지 잘 가르쳐줄수 있었는데..."


"괜찮아요," 안나가 편하게 해주려는 듯 엘사의 무릎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당신이 플레이하고, 내가 보는 건 어때요?" 안나는 폭발물이라도 다루는 듯 조심스럽게 컨트롤러를 커피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엘사에게 제안했다. "당신이 하는 걸 구경하고 싶어요."


엘사는 가까이서 안나의 얼굴을 살펴보았지만- 안나가 화난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엘사는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안나의 얼굴을 보는 게 처음이었다. 안나의 얼굴 전체에 퍼진 각각의 주근깨를 알아볼 정도로 가까웠다. 그 주근깨는 안나의 눈꺼풀 위에도 있었다.


엘사는 자신이 필요이상으로 길게 안나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엘사는 목을 가다듬고 헤드폰을 다시 집어들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멀티플레이어 모드를 하는 걸 보여줄게요"



- - - -


안나는 엘사가 플레이하는 것을 보는 게 직접 플레이하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스트레스도 덜 받고, 엘사의 옆모습을 마음껏 관찰할 수도 있었다.


엘사는 정말로 얼음여왕이었다. 다른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얼음여왕이 아니라, 차분하고 신중하고 전략적인 모습의 여왕님. 엘사는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쏠때도, 아니면 공습을 당할때도 당황하는 법이 없었다. 엘사는 명령을 내리고, 다른 플레이어들은 실제로 그 명령들을 잘 따랐다.


엘사는 즐기고 있었다. 시간이 카운트되는 동안 엘사는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입술을 깨물었다. 완전히 열중한 엘사는 마치 직장에서처럼 조금의 초조함도 없었다. 모든 긴장되는 순간마다 엘사는 크게 숨을 내뱉고 손으로 머리를 매만졌다. 습관이었다.


엘사의 팀이 막 깃발을 되찾아서 게임에서 승리하자, 그들은 서로를 돌아보았다.


엘사의 눈은 흥분감과 행복감에 반짝반짝 빛이나고 있었다 - 순수히 기뻐하고 있었다. 매력적이었다. 안나는 엘사의 새로운 면을 본 것 같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웠다.


안나는 자신과 엘사가 쇼파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나가 가까이 붙은 것이지만, 당시에는 그런걸 생각할 틈도 없었다. 엘사의 무릎이 안나의 무릎에 닿고 있었고 흥분감에 갑작스레 몸이 달아올랐다.


엘사의 앞머리가 느슨해지기 사작하자 엘사는 다시 머리를 끌어당겨 묶었다. 몇가닥의 머리카락이 부분적으로 엘사의 파란 눈을 덮고 있었다.


안나는 손을 뻗어 그 머리를 엘사의 귀 뒤로 넘겨주었다. 엘사가 급하게 숨을 들이 쉬었다. 놀란건가? 아니면...


"...여왕께 승리를 전하리! 행복과 영광!" 헤드폰을 통해 갑자기 시끄러운 노랫소리가 튀어나왔다. 엘사는 질겁하며 숨을 헐떡이곤 헤드폰을 쥐었다.


"그렇게 노래하지 말랬죠! 지난번에 지적하지 않은 건 또 그러라는 허락이 아니었다구요!"


"여왕님께서 우리를 통치하시니, 신께서 여왕님을 지켜주신다!"


"지금 당장 그 노랠 관두지 않으면 둘다 해고해버릴거에요..."


올라프와 마시멜로우는 엘사의 말을 무시하고 2절을 시작했다. 엘사는 마뜩찮은지 흐응, 하는 소리를 내고는 본인과 안나의 헤드셋 선을 소켓에서 빼버렸다.


"그 둘, 또 신께서 여왕을 지킨다 어쩌구 하는 노랠 부르고 있는 거에요?"


엘사가 힘없이 안나를 쳐다보았다. 엘사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지쳐보였기에 안나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고 진지하게 보이려 노력했다.


"날 놀리는 거에요," 엘사가 말했다. 엘사는 자포자기한 듯 스스로 그걸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가 '얼음 여왕'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후로, 엄청 많은 게임을 이겼어요. 그리고 그 노래는 우리들의 승리가 같은 게 되었죠. 그건 정말로 정말로 민망한 거라 오늘밤엔 부르지말라고 부탁했었어요. 샌드위치 작전도 일종의 룰을 어기는 거지만, 심리전은 중요하니까."


엘사는 헤드폰 선을 만지작거리며 지친 눈으로 안나를 쳐다보았다. 안나는 엘사가 친구들앞에서 쩔쩔맨다는 것을 깨닫고는 작게 웃었다. 


"안나-"


안나가 더 크게 웃기 시작했고, 이윽고 호흡에 이상이라도 생긴것처럼 심하게 웃어댔다. 그러는 동안 엘사는 더욱 힘이 빠진 것처럼 보였다. 안나의 눈에선 눈물이 찔끔 흘러내렸다.


"당신은- 정말- 사랑스러워요!" 안나가 헐떡거리며 자신의 옆구리를 감싸쥐었다.


엘사는 안나가 안정을 되찾을때까지 그 자리에 서있었다. 안나는 엘사를 쳐다볼때마다 더욱 더 키득거렸다. 결국 엘사는 소파에 앉아서 안나가 웃음을 멈출 때까지 피자를 먹었다.


"오케이- 이제 괜찮아요," 안나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리고 남은 우유를 쭉 들이켰다. "게임 더 할 거에요?"


"할 수 있다면- 그러니까, 당신이 지루해하지만 않다면?"


"내가 지루해하는 것처럼 보여요?" 안나가 엘사쪽으로 몸을 구부리고 물었다. "해요. 이거 무지 재밌네요"


마침내 엘사가 다시 미소지었다.


"한가지 물어볼 게 있는데-" 안나가 갑자기 무언가 기억났다는 듯 물었다.


"뭔데요?" 엘사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조심스러운 얼굴로 안나를 보았다.


"당신 정말로 샌드위치 안 만들어요?" 이런 얘길 하려고 한 건 아니었지만, 엘사가 셰프로부터 오성급 캐비어 샌드위치를 만들게 할 거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엘사는 멍한 얼굴로 눈을 깜빡거렸다. "아마도요? 혼자서 빵같은 걸 만들어먹어본 적이 없어요. 샌드위치를 주문해줄까요?"


안나가 키득거렸다. "아뇨, 아뇨. 좋아요. 한 가지만 더 물을게요"


안나의 입에서 터무니없는 질문이 나올 것을 기다리며 엘사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지난번에 내가 전화했을때 콜오브듀티를 하던중이었어요?"


엘사는 컨트롤러를 품에 안으며 안나의 눈을 피했다.


"...네."


안나가 씨익 웃었다. "수요일에는 당신에게 전화하지 않을게요"



- - - -



"으으으으으음..." 그 다음날이었다. 엘사는 뒷짐을 진 채 안나의 데스크 앞에 서있다가 모닝 카페 모카를 집어들었다. 안나는 엘사가 그것들은 만지작거릴거라고 확신했다.


어쩌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사람을 상사로 맞이한걸까? 안나는 테이블을 짚고서 엘사가 뭔가를 말하려는 것을 기다리며 주의깊게 바라보았다.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만약 당신이 그러고싶다면, 그러니까 제 말은, 아마도 거기서 많은 업무가 있을테고 당신이 필요할지도 모르니까. 그러니까...어, 생각해보지 않을래요?"


안나는 그 말을 머릿속으로 되뇌였다. 아니,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엘사는 꼭 아픈 사람처럼 그 앞에 서있었다. "뭘 생각해보라는 거에요?" 안나는 최대한 부드럽게 물었다.


"오!" 엘사의 귀가 밝은 핑크색으로 물들었다. "그렇죠. 출장말이에요."


안나는 멈칫했다.


"나랑 함께 갈래요?"



- - - -


늦어서 미안하다 오역쩜

귀차내서 맞춤법검사기는 안돌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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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714 ai힘을 빌리면 개쩌는 픽썰 쪄지냐 ㅇㅇ(223.38) 11:41 3 0
1123713 이 음란한 갤 [1] ㅇㅇ(223.38) 11:39 6 0
1123712 안녕 털복숭이들 [1] ㅇㅇ(112.157) 11:26 5 0
1123711 청정한 헬요일 ㅇㅇ(223.62) 00:18 11 0
1123709 뒤조심)아 되게 충격적인 짤 봫는데 얘기할데가 여기밖에 없어 [7] ㅇㅇ(110.47) 06.09 66 0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06.09 11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1] ㅇㅇ(223.62) 06.09 25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5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06.09 30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06.09 24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06.09 16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2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6.09 16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32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8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5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4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7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6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0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20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1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56 5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2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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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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