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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é Liégeois 카페 리에주아 2챕 재번역함

잉ㅇ여(119.193) 2014.07.18 01:28:46
조회 1553 추천 45 댓글 12


  엘사와 안나의 관계는 마치 꽃을 기르는 것 같았다; 꽃을 돌보는건 약간 고된 일이다. 또한 꽃이 뿌리를 내릴 때 사방천지에 먼지가 흩날려 금새 지저분해진다. 그렇지만 꽃이 제대로 심어지기만 한다면, 약간의 햇볕과 물 그리고 몇 달 동안의 정성만으로도 꽃이 활짝 핀다.

 

  당연하게도 둘 사이에는 여러 번의 실수가 있었다. 열광적이고 힘이 넘치는 안나는 필요 이상으로 감정을 많이 드러냈고 엘사에게 너무 몰두한 나머지 엘사가 의도치 않게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안나는 가끔씩 엘사의 핸드폰으로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것 같은 어색한 실수 또한 저질렀다. 친구를 사귀고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데 어색해하는 엘사는 그녀의 부끄러움을 이겨내려고 노력했고 필사적으로 친구 사이에 필요한 몇 가지 미덕에 익숙해지려 애썼다.

 

  그 미덕이 무엇이냐고? 기분 내킬 때마다 뜻 밖의 시간에 전화를 걸어도 괜찮다던가 하는 것 말이다.

 

  엘사는 그녀 옆 테이블 위에서 요란하게 "Call Me Maybe"를 불러재끼는 핸드폰을 찾아 손을 더듬었다. 이 벨소리는 안나가 멋대로 설정해놓은 것으로, 엘사는 원치 않게 하루 다섯 번씩 칼리 레이 젭슨의 목소리를 들어야했다. 

 

  "뭔데?" 엘사는 베갯잇에 얼굴을 묻고서 대답했다. 그녀는 잠이 덜 깬 나머지 목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고 칼리의 목소리에 짜증이 난 나머지 예절조차 생략했다.

 

  "있잖아요오오오 엘사~!" 안나는 기분 상한 친구를 가볍게 무시하고는 흥얼거렸다. "말할 게 있어요!"

 

  "그러면 아침에 말하면 되지 않았을까?" 엘사는 여전히 베개에 파묻힌 채로 중얼댔다.

 

  "무슨 소리!" 안나는 즐거운 듯이 재잘거렸다. "제 말 좀 들어봐요, 제가 과제를 끝내고나서 창 밖을 봤는데요 거기에-"

 

  "불면증 걸린 빨간머리가 자기 모습을 멍청하게 쳐다보고 있었겠지. 확실해."

 

  "이봐요! 말씀은 고맙지만, 제가 진짜로 하늘이 깨어나는 걸 봤다니까요."

 

  "안나. 그건 달이라고 부르는거야. 내가 듣기로는 밤이 되면 하늘 위로 뜨는 하얀 쟁반이라던데. 네 생각에도 네가 더 잘 알겠지만 말이야. 너도 알잖아, 눈이 보이는건 네 쪽이니까."

 

  "이거 봐요. 제가 당신 성격이 나쁘다고 하는게 이래서에요. 또 눈 안보이는 걸로 농담하잖아요."

 

  "물론 나는 성격이 나쁘지. 그치만 너는 무슨 새벽 3시에 날 깨웠잖아. 그것도 겨우 네가 달을 본 거 가지고?"

 

  "아니, 그게 아니라 전 오늘 밤이 너무 아름다워서 당신을 깨운 거에요. 이렇게 멋진 눈이 오는데 자는건 손해잖아요."

 

  "...눈?"

 

  통화하는 중이었지만 엘사는 미소를 짓고있는 안나의 굴곡진 입술을 상상할 수 있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안나 보조개의 감촉을 떠올렸다. 소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기를 생각하자 엘사의 심장이 요동쳤다.

 

  "Do you wanna build a snowman?"

 

  이 말을 듣고 엘사는 자기 마음 속 엘사가 둘로 나뉘어 싸우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한 쪽 엘사는 '이래. 눈은 나빠. 눈은 차갑고 차가운건 얼음이지. 얼음은 진짜로 나쁜거야.'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쪽 엘사는 '안나잖아.'라고 말했다.

 

  엘사는 전화에 대고 한숨을 쉬었다.

 

  "좋아. 옷 입고올게. 내일 아침 수업이 없는 걸 행운으로 생각해. 지금 어디있어?"

 

  "당신 집 문 앞이요."

 

  안나의 대답이 너무 빠르고 쾌활했던 나머지 엘사가 말의 뜻을 파악하고나서 화물열차에 받힌듯이 충격을 받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안나." 엘사는 호흡을 진정시키려 노력하며 말했다. "너 지금 우리집 앞에 앉아있는거야?"

 

  "네. 5분 안에 나오지 않으면 집으로 쳐들어가서 제가 직접 옷 입혀줄거에요."

 

  그 말은 엘사를 정말로 완벽한 공황 속으로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안나, 이런 식으로 날 만나러 와서는 안돼."

 

  "왜요, 당신 부활절 토끼 잠옷이라도 입고 자요?"

 

  엘사는 극도로 놀라 침대 밖으로 튕겨져 나온 다음 옷장으로 달려가다가 발이 걸려 넘어졌다.

 

  "부모님이 계시잖아! 부모님이 깨어나시면 우리 둘 다 죽은 목숨이야!"

 

  "무슨 말 하는거에요? 당신 부모님은 저를 사랑해요!"

 

  "새벽 3시에 잠을 깨우는 사람을 사랑하는 성인군자는 없어 안나!"

 

  "전 당신이 절 2시에 깨워도 사랑할텐데요." 안나는 전화기 너머로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지금 같아서는 난 널 조금 덜 사랑할래." 엘사는 옷장을 열어재끼며 으르렁댔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찾기 위해 손을 휘저었다. 그녀의 손이 딱딱한 플라스틱에 닿자 그녀는 안심하며 빠르게 선글라스를 꼈다. 콧잔등 위를 누르는 익숙한 무게감과 광대뼈를 누르는 둥근 모서리와 귀를 감싸는 곡선을 느끼며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일렀다. 안나가 자기 집에 쳐들어와서 겁을 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엘사는 빠르게 옷장을 뒤지면서 그녀의 셔츠와 바지가 어디에 있는지 기억해내려 애썼다. 아무리 눈이 멀었을지라도 보라색 티셔츠와 라임색 트레이닝복 바지를 함께 입으면 사람들이 쳐다볼 거라는 사실 정도는 아니까 말이다.

 

  "제한시간 끝!" 안나의 목소리가 타올 더미 위에 올려진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들어가요!"

 

  엘사는 당황해서는 목욕 가운을 집어 가슴에 질끈 동여맸다. 그녀는 안나에게 열쇠를 건네준 것을 진심으로 후회했다. 하지만 안나가 자기 도어락의 비밀 번호를 알려주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기대하기에 어쩔 수 없이 줘야만 했다. 그녀의 귓가에 문이 닫히는 소리와 계단 위를 내딛는 가벼운 발소리가 들렸다. 엘사는 전화기를 잡고 안나가 아직 자기 방에 들어오지 않기를 바라며 외쳤다.

 

  "기다려 안나! 나 아직 옷 안입었단 말이야!"

 

  엘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안나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엘사는 옷장 문 뒤에서 최대한 자신의 모습을 가리려고 노력했다. 물론 목욕가운이 중요한 부위를 대부분 가려줬지만 남은 몸은 모두 맨살이었다. 안나는 그런 그녀를 보고 문가에 서서 굳어버렸다. 엘사는 안나가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것을 깨닫고 그녀가 자신을 쳐다봤을거라 확신했다.

 

  두 소녀는 자기 자리에서 얼어붙은 것처럼 가만히 서있었고 긴 침묵만이 흘렀다. 엘사는 목욕가운을 동여매고 얄팍한 나무 문 뒤에 숨어 있었고 안나는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엘사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엘사 특유의 까만 선글라스는 얼굴 대부분을 덮고 있었지만 그 소녀가 몸에 걸치고 있는 것은 그게 전부였다. 평소에는 단정하게 땋여있던 머리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엉망으로 흐트러져 폭포처럼 어깨 위로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안나는 엘사의 매끈한 어깨와 맨 다리와 앙증맞은 발, 가냘픈 등, 곡선미 넘치는 엉덩이를 따라 시선을 움직이더니...침을 꼴깍 삼켰다. 엘사는 몸의 앞부분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녀의 옆태와 뒤태는 훤히 드러나있었고 안나는 그녀의 부드럽고 하얀 허리와 다리가 만나서 생긴 엉덩이의 굴곡을 볼 수 있었다.

 

  엘사로부터 눈을 돌리는데에는 엄청난 자제력이 필요했다. 안나의 태도로 미루어보아 그녀가 엘사를 좋아한다는 것은 확실했지만, 엘사는 아직 안나에 대해 친구 이상으로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만 만나자 친구로 우리 애인 하자같은 말 따위는 둘 사이에 해당될 수 없었다.

 

  "어, 그래서, 이건, 글쎄요, 기대 이상이네요. 전 어, 밖에 나가서 기다릴게요. 아니 진짜  말고 그냥 거실에서요. 죄송해요. 전, 아시잖아요, 그러려고 들어온 게 아닌데. 뭐 들어오긴 했죠, 당신이 아직 옷을 입지 않은걸 알았다면 그러지 않았을텐데. 제가 엉덩-엉성(assed-asked)했네요, 네. 제가 엉성했어요! 그냥 입 닫고 밖에 나가서 기다릴게요."

 

  안나는 종종걸음으로 방을 나가고는 문을 닫았다. 그녀의 볼은 빨갛게 물들었다. 안나는 마치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와 세상에. 그녀는 엘사가 거의 헐벗은 것을 봤다. 누워서 진정할 필요가 있었다. 안나는 진이 빠져 소파 위로 무너져내렸다.

 

  한편 엘사의 방에서, 엘사는 한숨을 쉬며 옷장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녀 생각보다 친구 관계란 고된 것이었다. 엘사가 이 친구 관계에 좀 더 익숙해졌다고 생각할 쯤이면 안나는 이런 깨알같고 즉흥적인 사고를 치고는 했다.

 

-

 

  엘사가 비로소 거실로 행차했을 때 안나는 소파에 앉아서 불행하다는듯 발을 휘젓고 있었다. 빨간머리는 아직도 자기 실수에 당황해서 엘사에게 밝은 오렌지색 스카프는 초록색 롱코트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 해줄 기운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눈사람이라고?" 엘사는 지금같은 상황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모르는척이라 생각하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안나는 친구의 능숙한 대처에 안도의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꼭 눈사람일 필요는 없어요." 안나는 자기의 비니를 집으며 대답했다. 안나는 머리에 털 모자를 단단히 쓰고는 엘사를 향해 미소지었다. "당신이 원하는거라면 뭐든지 만들 수 있어요!"

 

  "문제가 뭐냐하면 안나." 엘사는 자기 부츠를 신으며 중얼거렸다. "나는 단 한 번도 눈사람을 만들어보지 못했다는거야. 나는 눈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방법 자체를 몰라. 난 다른 사물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걸."

 

  안나는 이런 엘사의 고백에 한 대 얻어맞고는 자기 손에 얼굴을 묻지 않으려 노력했다. 지금 상황은 예전에 엘사더러 미술관에 가자고 말했던 것보다 나빴다. 대체 어떻게 엘사가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깜빡한거지? 명확한 사실은 기억하고 떠올리기 쉬운 법이지만 (엘사랑 계단으로 내려갈 생각 말고, 그녀는 나보다 훨씬 잘 듣는단 사실을 잊지말고, 내가 새로산 옷에 대해 엘사에게 묻지 말자, 기타 등등.), 이런 사소한 실수들이 늘 안나의 발목을 잡았다.

 

  "음 그럼, 제 생각엔 제가 가르쳐드리면 되겠네요!" 안나는 엘사가 지팡이를 짚는 동안 소리없이 스스로를 두들겨 패다가 말했다. "좋은 경험이 되겠죠. 당신도 분명 이걸 좋아할걸요."

 

  "내가 늘 훌륭한 문학작품과 좋은 음악만 듣는다고해서 내가 재미도 못 느끼는 반사회적 루저인 것은 아니야, 안나." 엘사는 즐거워보이는 안나의 말에 약간 심통이나 대꾸했다. 집 밖으로 나온 두 소녀는 얼마든지 크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 "이 말은 내가 너랑 네 원시인 친구들보다 훨씬 문명화되었다는 소리지."

 

  "내 원시인 친구들이요?" 안나는 되물었다. "제 산악 자전거 동호회 친구들 말하는건 아니겠죠!"

 

  "당연히 그 얘기지! 대체 어떤 미치광이들이 죽을 각오를 하고서는 롤러코스터라도 탄 것처럼 자전거로 산을 달려내려오는 미친짓을 즐기겠어?"

 

  "엘사, 롤러코스터는 재미있어요."

 

  "루이 암스트롱 작품도 재미있지. 독서는 재미있어 안나. 바닥 천지에 네가 점심에 먹은 샌드위치를 토하는건 재미없고."

 

  "전 토 안해요," 안나는 엘사가 지나가도록 공원 문을 열어주면서 투덜댔다. "전 그저 재활용한 것 뿐이에요."

 

  안나가 말했던 눈은 온화하게 하늘에서 떨어져서는 바닥에 수북히 쌓여있었다. 이 시간의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고 눈 덮인 길을 걸어가는 두 친구 주위에는 가로등과 하늘에서 빛나는 별, 달 뿐이었다.

 

  안나는 신이 나서 장갑을 낀 손으로 엘사를 눈더미 쪽으로 끌어당겼다.

 

  "여기요!" 안나는 엘사의 손에 눈을 쥐어주며 외쳤다. 엘사는 깜짝놀라 아무렇게나 비명을 질렀고 눈을 털어냈다. 안나는 대답삼아 눈을 굴렸다. "에이, 엘사 그저 눈이에요.

  

  "'그저 눈'같은건 없어," 엘사가 중얼거렸다. "눈은 나쁘니까."

 

  "눈은 나쁘지 않아요." 안나가 꾸짖었다. "눈은 하늘에서 내리는 차가운 찰흙같은 거에요. 이걸로 아무거나 만들 수 있어요!"

 

  "우리 중 누구는 상상력이 굉장히 빈약한 모양이네," 엘사는 건조하게 말했다. 세상에, 찰흙이 뭐야 찰흙이?

 

  안나는 그 말을 듣고 코웃음 쳤다.

 

  "엘사 당신은 건축학을 전공하면서 지금 자기가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거에요? 보세요, 제가 알려드릴게요." 안나가 엘사의 두 손을 움켜쥐는 통에 그녀의 팔은 엘사의 허리를 감쌌다. 엘사는 그녀 뒤 쪽에서 안나가 갑작스럽게 붙는걸 불편하게 느끼고는 뒤로 물러났다. "당신 손에는 그냥 눈덩이가 있을 뿐 이에요. 그걸 꾹꾹 눌러서 모양을 만들어 나가요. 그러면 당신이 원하는 무엇이든 만들 수 있어요. 좀 더 야망 넘치게 놀고싶으면 눈을 공 모양으로 뭉친 다음 다른 눈이 달라붙어 더 커지도록 바닥에 굴리세요. 서로 다른 크기의 눈덩이 세 개를 굴리고나면 그 눈덩이들을 차곡차곡 쌓아요. 그러면 짜-잔! 눈사람 완성이에요!"

 

  엘사는 등으로 느껴지는 안나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는데 집중하느라 대답하지 못했다. 안나는 조금 시간이 걸린 다음에야 자신들이 얼마나 가까이 붙어있었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황급히 엘사의 손을 놓고 뒤로 물러섰다. 그렇지만 부드럽고 하얀 피부가 빨간머리의 머리 속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저는, 어, 눈사람 몸통을 만들게요. 당신은 그 눈덩이가 커질 때까지 계속 굴려요. 만약 필요한게 있으면, 음, 그냥 소리치세요, 알겠죠?"

 

  엘사는 볼을 빨갛게 물들이고는 부끄러운 듯이 끄덕거렸다. 그녀는 안나가 빨개진 얼굴을 보지않기를 빌며 눈을 굴리는데 집중했다. 안나 역시 얼굴을 붉히고는 눈 대신 당혹감을 뭉치기라도 하려는 듯이 떨리는 손으로 눈덩이를 굴렸다.

 

  두 소녀는 잠시동안 눈 굴리기에 집중했고 따뜻하지만 긴장된 침묵이 그들 위로 깔렸다. 결국 안나는 자기 눈뭉치(뭐, 처음엔 공모양이었지만 안나의 긴장감과 잠시도 쉬지 못하는 손이 어째선지 모서리 세 개짜리 눈덩이를 만들어냈다)에서 시선을 떼고 엘사가 무엇을 하는지 바라봤다. 엘사는 안나가 걸어오면서 눈을 밟는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이거 어때?" 그녀는 소리 나는 방향을 향해 물었다. 엘사는 긴장감에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 그녀는 이 습관이 16살 때 이후로 사라졌다고 생각했었다. 엘사는 침을 꼴깍 삼키며 자기 결과물을 안나에게 보여주기 위해 물러났다.

 

  "굉장해요!" 안나는 손뼉을 치며 외쳤다. 너무 크게 쳤지만.

 

  엘사는 실망감에 고개를 떨어뜨렸다.

 

  "끔찍하지?"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안나는 큰 소리로 항의했다. 그녀는 위안을 주기 위해 엘사에게 다가갔다. "완벽해요! 이거 꼭 들어맞을-"

 

  그 다음 안나는 자신이 눈 아래에 깔린 빙판을 밟고 미끄러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중심을 잡기위해 팔을 마구 휘둘렀고 그녀의 땋은머리는 쥐불놀이처럼 하늘을 날았다. 엘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정확히 그 방향에서 안나가 부딪혀왔다.

 

  "으아!" 엘사가 빨간머리 소녀에게 밀려 나무에 부딪히면서 내뿜은 뜨거운 숨결이 안개처럼 차가운 공기로 퍼졌다. 금발머리는 딱딱한 나무에 박았지만 자기 몸에 닿은 갑작스러운 온기에 놀라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엘사는 나무에 머리를 부딪히며 목을 삐끗했다. "아야."

 

  엘사는 다른 소녀를 잡기 위해 그녀 주변을 확신없는 손짓으로 더듬거렸다.

 

  "안나? 안나 너 괜찮니?"

 

  빨간머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엘사 가까이로 얼굴을 묻었다.

 

  "안나? 무슨 일 있어?"

 

  "그냥 죽게 놔두세.," 안나는 서투른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워 중얼거렸다. "전 최소 1년동안은 당신 얼굴 똑바로 쳐다보지 못할 것 같아요."

 

  그렇긴 해도 분위기는 가벼워졌다. 엘사는 소녀의 과장된 부끄러움에 작게 웃었고 그걸 들은 안나는 잔혹한 현실에서 도망이라도 치려는듯 엘사의 스카프 안으로 파고 들려했다. 엘사는 안나의 등을 찾아내 머리 아래 덮혀있는 등을 살살 어루만져 주었다.

 

  "오 안나야." 엘사는 자기 손가락에 얽혀있는 빨간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웃었다. "너를 어떻게 해야할까?"

 

  "쪽팔려서 죽을 때까지 놔두기?" 안나는 엘사의 코트 안으로 파고들며 제안했다.

 

  "맹인 여자까지 네가 넘어진걸 알았다면 너한테 살 가망은 없는거지?" 엘사는 웃으며 말했다.

 

  "지금 죽을까요?"

 

  "아 글쎄." 엘사는 과장스러운 안나의 대답을 무시하며 말했다. "내 생각에는 내가 평생 너한테 찰싹 달라붙어서 널 잡아줘야할 것 같은데."

 

  마침내 안나는 엘사의 품 안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안나는 머뭇거리며 엘사의 선글라스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들었고, 금발머리가 자신을 보며 히죽 웃는 것을 보았다. 

 

  "정말로?" 안나는 자기가 잘못 들은게 아니길 빌며 물었다.

 

  "정말로." 엘사가 확신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허리에서 안나의 손을 풀고서는 나무로부터 벗어나면서 움찔거렸다. "음, 아침에 일어나면 사랑스러운 피멍이 날 기다리겠네. 오늘은 여기서 끝내자. 눈사람 만들기가 이렇게 위험하다면 죽을 때까지 다신 하지 말아야겠어."

 

  안나는 엘사가 자신을 나무에 밀친 것 뿐만 아니라 침실에서의 실수 또한 용서한 것을 깨달았다. 또한 그녀는 엘사가 언제나 자기 곁에 머물테니 더 이상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 것에 안도감을 느끼고는 미소지었다. 안나는 행복하게 웃으며 금발머리와 깍지를 끼고 쾌활하게 팔을 흔들었다.

 

  "음, 눈사람 만들기가 완벽하신 여성분에게 조금 거칠었다면 우리 아지트에 돌아가서 커피 마시는게 더 좋겠네요." 안나가 놀렸다.

 

  엘사는 얼굴을 찡그렸다.

 

  "나 커피 싫어하는거 알잖아. 커피는 너무 써. 내가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그 중 맛은 절대 이유가 아니야. 대신에 핫초코 마시면 안될까?"

 

  "원한다면요." 안나는 즐거운듯이 말했다. 그녀는 안나를 공원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녀의 발걸음이 다시 가벼워졌다. 안나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친구를 쳐다봤다. "그럼 커피를 싫어하는데 왜 마시는 거에요?"

 

  엘사는 지팡이를 짚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녀는 안나가 길이나 웅덩이에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줄 것이라 믿었지만 그녀 무릎은 아직도 지난주의 소화전을 기억했다. 안나는 빵집에서 풍겨오는 에클레어의 향에 취해 소화전을 일러주는걸 깜빡했었다.

 

  "에너지가 필요하니까," 엘사가 설명했다. "나는 여러번 밤 늦게까지 내 과제를 끝내거나 그 주에 필요한 부분을 공부했어. 만약 커피가 없었으면 난 내가 평소 하는 양의 반도 못했을거야."

 

  "꼭 누가 카페인 중독인 것처럼 들리네요!" 안나는 추위에 얼어붙은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흥얼댔다. "나머지 이유 하나는요?"

 

  엘사는 질문을 듣고서는 미소지었다. 그녀는 자신의 차가운 손으로 안나의 따뜻한 손을 힘껏 쥐었다.

 

  "음, 널 보러 매일 스타벅스에 들리려면 무언가 이유가 있어야 했겠지. 그렇지?"

 

  그 말을 들은 안나는 볼을 물들였다. 답변을 듣자 2학년생은 쓰러지듯 엘사에게 기댔고, 둘은 새벽 4시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 서로의 손을 꼭 잡고 안나의 아파트로 향했다.

 

  아침이 되고 햇살이 비치자 안나의 소파 위에 뻗어있는 안나와 엘사가 드러났다. 엘사는 쿠션에 기대어 있었고 안나는 그 위에서 침을 흘리며 자고 있었다. 머그잔이 카페트 위로 굴렀다.








assed-asked 저 말장난 부분 날림으로 하는 와중에도 엉덩-엉성으로 번역해놨었네


기특하다 2월의 나


다른 부분도 좀 제대로 해놓지 그랬니 2월의 나 이짜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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