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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그냥) 엘쨔가 둘이얏?! 9모바일에서 작성

ㅇㅇ(43.226) 2016.01.06 17:32:11
조회 866 추천 25 댓글 7

"왜 그쪽이랑 방을 같이 써야하는건데?"
"방금 침대 두개 방이 마지막이라고 했잖아. 귀머거리라도 된건가."
"그럼 그쪽이 나가면 되는 것 아닌가?"

안나와 귀를 후비적대는 짝퉁 수녀의 인연은 꽤 오래갔어. 심지어 여관도 쫓아오다니! 사람이 가득찼다는 이유로 셋은 침대 두 개의 방을 같이 쓰게 됐지. 장비를 내려놓은 수녀가 더러운 겉옷을 대충 던지고 침대에 누워. 비싼값주고 빌린만큼 침대가 마음에 드나봐.

"엘사. 먼저 샤워할래?"
"안나 먼저 해."          
"같이 씻으면 되잖아. 시끄럽게 조잘조잘."
"그쪽은 빠져주시죠."
              
먼저해. 먼저해라. 몇분째 저러고 있는거야. 수녀가 현명한 답을 줬지만 결국 샤워실에 들어가는 건 용사 혼자였어. 같이 씻을 정도까지도 아닌데 어떻게 지금까지 저렇게 연애질하며 같이 다닐 수가 있지. 성녀는 미리 받아놓은 따뜻한 물에 비상식량 버섯을 넣어주고 구경하는 엘사를 봐.

"야."
"어제 말해줬던 섹스라는 것 있잖아."
"...아?"

성녀와 엘사는 동시에 서로에게 말을 걸었어. 뭐라는거야 저 여자. 성녀는 아무렇지 않게 부끄러운 단어를 언급하는 엘사에게 당황한건지 표정을 완전히 구겨버렸어. 대야 안에서 전신욕을 즐기는 안놔는 엘사의 시선이 작은 물통을 꺼내 물 마시려는 성녀 쪽으로 가자, 같이 성녀를 쳐다봐.

"그건 언제든 할 수 있는거야? 분명히 좋아하는 사람이랑 하는 거랬잖아."
"...어제 무슨 말을 지껄였는지는 잘 기억 안 나는데 좋아하는 인간이랑 하는 건 맞지. 그건 왜?"
"그럼 안나랑 해도 돼?"
"...푸헉! 컥!"

덤덤하게 물마시며 얘기를 듣던 수녀는 물을 확 뱉어버렸어. 소매로 입가를 슥슥 닦는데, 아무것도 몰라요. 해맑은 표정으로 말하는 엘사를 보며 적잖아 놀랐지. 용사가 샤워중이라 다행이지. 옆에서 들었다면 방밖으로 뛰어 나갔을 거야. 그러다 성녀는 재밌는 상황을 생각해냈어. 버릇없는 전사 골탕 좀 먹여봐야지. 성녀가 낄낄 웃는데, 다행히 엘사는 안놔를 돌보느라 성녀의 생각을 읽지 못했어.

떽쮸? 시옷발음이 두개라서 제대로 발음하기 힘든 글자는 안놔도 잘 모르나봐. 작은 버섯은 제 몸에 따뜻한 물을 끼얹어주는 엘쨔의 쫀이 더 중요했어. 안나의 샤워가 곧 끝나갈 즈음, 성녀가 엘사한테 말했어.

"용사도 널 많이 좋아한다고 하는 것같던데. 한번 해보자고 하는 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어."
"안나가 날 좋아한대?"
"딱 봐도 그쪽 아껴주려는게 보이던데 뭐."
"그럼 진짜 하자고 해도 돼?"

뭔가 위험 수위로 나가는 듯하지만 성녀는 그래도 된다고 허락해줬지. 섹스가 뭔지도 잘 모르는 것같은데, 용사도 농담삼아 넘어가겠지. 성녀는 재밌는 구경거리를 놓칠 수 없었어. 벌써부터 웃음부터 튀어나오려 했지. 드디어 기다리던 주역이 나오고 엘사는 대충 어깨에 수건을 걸친 안나에게 도도도 달려가서 물어봐.

"안나."
"음? 아, 지금 샤워실 들어가도..."
"우리 섹스하자."
"....예?"

어..어.. 안나는 엘사의 얼굴을 보자마자 귀끝까지 빨갛게 변하고 말았어. 엘사 뒤에서 웃음 참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분명히 저 짝퉁 성녀가 엘사에게 뭘 어떻게 알려준 건지는 모르겠지만 안나는 숨을 몰아쉴 새도 없이 다시 조르는 엘사를 봐야했어.

"안나도 날 좋아한다고 그랬어.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해야된다고 했단 말이야."
"아, 아니! 그게..."
"휘우-저렇게 하자고 조르는데 거절하는 것도 문제네."
"그쪽은 나랑 단 둘이 남으면 가만 안 둘 줄 알아!"
"섹스 안 해?"
"에, 엘사. 그건.. 확실히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하는 건 맞는데..어..."
"안나는 나랑 섹스하기 싫어?"

어떻게 말하든 안나의 입장은 난처해지겠지. 짝퉁성녀에게만 좋은 구경 시켜준 꼴이나 다름없어. 안놔는 지금 가짜엘쨔랑 안나가 엘쨔를 데리고 무슨 얘기를 하나 신경쓰지 않으려는지 푸욱. 몸을 담가버렸어. 복잡한건 질색이었거든.

엘사는 안나의 눈을 봐. 안나랑 눈이 잠시 마주쳤는데, 안나는 별로 섹스란게 하고싶지 않은가봐. 엘사는 안나의 팔을 놔줬어. 엘무룩. 안나가 곤란해 보이지만 좋아하는 사람끼리 하는 건 꼭 하고 싶었는데. 안나는 아직 저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은 것같아.

"세, 섹스말고...뽀뽀는 좋..."
"뽀뽀?"
"뽀뽀도 좋아하는 사람끼리 하는거야! 섹스는 조금 더 좋으면..?"
"지금은 섹스하면 안 돼?"
"그러니까. 엘사도, 나도 서로 더 좋아하게 될 때..."
"그럼 안나가 나를 더 좋아할 때까지 기다릴게."

용사가 더 난처해지기 전에 엘사는 한발짝 물러섰어. 의외로 훈훈하게 끝나서 성녀는 혀를 찼지. 이어 엘사는 용사의 얼굴을 감싸고, 성 안 작은 눈사람들과, 안놔에게 해줬던 것처럼 뺨에 뽀뽀를 해줬어. 떼를 쓰는 안놔에게는 두번 더 해줘야 했지만 안나는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어.

성녀 옆 마련된 1인용 침대는 안나랑 엘사랑 나란히 누워 잠들었어. 전직마왕 엘사는 안나의 냄새가 좋았어. 저와달리 따끈따끈 하기도 하고. 용사는 인형이 된것처럼 껴안아져서 자야했지. 밤새 가위라도 눌린 느낌이었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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