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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2) 안놔와 쉬어가는 이야기 4모바일에서 작성

ㅇㅇ(60.28) 2016.04.03 02:46:14
조회 434 추천 21 댓글 6


"엘사. 이것좀...놓을래?"
"싫어."
"하지만 이러면 나도 너도 못 먹..."

안 놓겠다고 한 의미가 이 의미 였습니까. 안나는 제 허리를 감싼 두팔을 뿌리치지 못하고 의자에 앉지도 못한채 식탁에 서서 포크를 들어야했어. 잘하는 짓이로군. 안나는 성녀의 비난을 한몸에 받고 말았어.

안나는 고기조각 하나를 찍어서 엘사의 입속으로 직접 넣어줬어. 불편해도 엘사를 떼어놓기보단 이 편이 더 나을거야. 전직마왕은 오는 음식을 족족 잘 먹어. 배가 고프긴 했었나봐. 문 옆 마력석을 만지더니 무언가 중얼거리는데 그게 방 안으로 음식을 더 가져다 달라고 주문한거래.

배가 부른 안놔는 성녀가 격리 시켜놨어. 저 식탐많은 돼지가 식탁에 있는 음식 전부를 먹으려고 했었대. 과식은 몸에 나쁘지만 안놔는 맛있는 음식을 양껏 먹어치워 행복한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버섯이 됐어.

성녀는 안나에게 대충 상황을 들었어. 마법의 정원 속 마법의 꽃이라. 말랑이 버섯이 말한 발 달린 꽃이란 건 일반 마법생물인 꽃과는 조금 다른 존재인가봐. 안나도 구슬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몰라. 안나는 구슬이 엘사를 원래대로 돌아오게 해줬다고 굳게 믿고있었어.

위대한 마법사와 직접 만나서 질문할 것도 꽤 많았는데 들어가지 못한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어. 성녀는 이곳에서 지내며 진득하게 생각해봤지. 조금도 마력이 없는 전사와 북쪽산 마녀는 어째서 허가증도 없이 들어갈 수 있었는지를. 결과는 나오지 않았어. 역시나 모르겠어. 마법사란 이해할 듯하면서도 모를 존재니까.

어떻게 생겼냐니까 그건 노코멘트. 신비감을 주기 위해서 정체를 말하는건 탐탁치 않다며 파비가 안나에게 부탁했거든. 성녀는 고집있게 묻진 않을거야. 다 말 안 하는 이유가 있었겠지. 위대한 마법사에 대해선 따지고 들고싶지도 않고.

먹여주고 먹으며 힘들게 식사를 마친 안나는 엘사와 산책이라도 나가자고 할거야. 안나는 그전에 의자에 앉아 이곳을 떠나려 다음 목적지를 찾는 성녀에게 성큼 다가가서 손을 잡았어. 성녀는 고맙다고 말한 안나에게 고마운 마음이 쏙 들어갈 만큼 날카롭게 굴며 손을 뺄거야.
                    
오글거리게! 성녀가 나쁘게 말해도 안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이 일에 대한 보상은 꼭 하겠다고 했어. 성녀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는 안나의 말에 엘사도 성녀에게 고개를 까딱 숙이곤 방을 나가는 안나를 따라 토도도 나갈거야. 성녀는 괜히 손을 다리에 문질렀어. 안 하던 짓을 하다니.

안나는 여관근처 산책길에 나와서 벤치에 앉았어. 그 옆에 따라온 엘사도 앉히고 오랜만에 엘사와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거야. 성녀가 합류한 뒤로 이렇게 둘이 같이 보낸 시간이 언젠지 기억이 나질 않더라지. 안나는 시원하게 기지개를 켰어.

"밤이 좋아지려 그래."
"밤? 컴컴한 밤?"
"응."
"어째서?"
"꽃을 찾으려고 내내 뛰다녔는데 시간이 멈춰있었는지 해가 하늘에 계속 떠있었어. 해가 질렸나봐."

안나는 장난하듯이 농담을 던졌어. 마법사 마을에서의 하늘은 나쁘지 않아. 좀 추운걸 빼면 별 조금 떠있고 반달에, 완벽한 밤하늘이었지. 안나에게는 엘사와 함께있는 하늘 아래 어디서든 하늘을 올려다 보면 그만큼 풍경좋은 하늘은 없을거야.

엘사는 밤하늘이 좋다는 안나의 어깨에 기대서는 하늘을 찔끔 올려다 봐. 엘사 또한 안나와 어떤 풍경이든 같이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 엘사는 슬며시 안나의 손을 잡으려다가 슥 빼서는 제 다리 위에 올려놓아. 엘사는 안나에게 미안한지 많이 조심스러웠어. 안나는 먼저 엘사의 손을 잡았어.

차가운 손은 안나의 따뜻한 손과 어울려. 안나도 엘사의 머리에 제 머리를 기대고 눈을 잠시 감았어. 아침까지 잤는데도 피곤해. 돌아가면 쓰러질듯이 잠들지도 몰라. 내일이면 떠나야 할테니 일찍 잠드는 편이 나을지도... 안나는 내일 일에 고민중이야.

엘사는 제 손과 엮여버린 안나의 손을 움직여 보려다가 눈을 감고 꾸벅거리는 안나의 고개를 제 어깨에 기댈 수 있도록 조금 밀어줘. 콧김을 내뿜는 소리를 내며 자는 안나의 얼굴 주근깨 뺨을 찌른 엘사는 콩닥대는 제 마음을 멈출 수가 없었어.

엘사는 잠든 얼굴에 촉. 가볍게 애정을 표현했어. 간지러움에 우움 움직이는 안나에게 더 자라고 토닥이기까지 해줬어. 엘사의 마음엔 더더욱 좋은 감정이 싹트고 있었어. 눈을 반짝거리는 엘사도 자각하지 못한 오래 전부터 였겠지만 엘사가 알아채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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