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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운전교육 -19-

화로불판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3.28 23:04:02
조회 539 추천 1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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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 운전교육 -13-


https://gall.dcinside.com/snowpiercer2013/681744

 [단편] 운전교육 -18-


 두개 보고오는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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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만요오~”


 안나가 문고리에 손을 뻗었다. 순간, 이상한 낌새가 들어 우두커니 서있는 택배기사의 옷차림을 위에서 아래로 훑어보았다. 푹 눌러쓴 모자. 생각보다 앳되보이는 이목구비가 보였다. 그는 안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숙이고는 자신의 발치에서 빛나는 가로등 불빛만을 응시했다.


 “저..혹시 누구세요?”


 “...택밴데요”
 조그마한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안나가 그를 유심히 지켜보는것도 잠시. 되었다는 듯이 작게 숨을 내뱉은 뒤 문고리를 돌려 문을 열었다. 그때였다. 택배기서처럼 보이던 그 남성은 들고있던 상자를 바닥에 던진체 두손으로 있는 힘껏 문을 밀었다.


 “꺄악!”


 안나가 뒤로 넘어졌고, 넘어질 때 손을 잘못 짚었는지 손목에서 우둑, 하는 소리와 함께 조금씩 고통이 몸안으로 퍼져나갔다. 본능적으로 아픈 손목을 잡는것도 잠시. 열어진 문을 넘어 그가 빠르게 들어왔다. 어느샌가 벗겨져 버린 모자는 정원의 한곳에 떨어져 있었다. 그는 길게 늘어트린 앞 머리카락 사이로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는 그녀를 향해 달려왔다.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안나를 향해 몸을 날렸고, 안나는 일말의 비명만을 외치며 저항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지마세요! 아악!”
 “..니가..후욱,후욱..니가! 어떻게 그럴수있어!”
 “왜그러세요..제발..”


  그가 안나의 상체를 짓누르는 꼴이되었다. 그는 그녀의 두 팔을 꽉 잡아 땅에 밀착시키고는 서서히 그녀의 얼굴로 자신의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뜨거운 숨결과 껄떡거리는 호흡. 두눈에선 핏발같이 충혈되어 그녀의 몸 이곳저곳을 뚫어지게 훑어보고있었다. 안나는 저항할수도 없이 벌벌 떨며 고개를 돌리고는 두눈을 찔끔 감았다. 닫힌 눈두덩이 사이에서 눈물이 한방울, 또르륵 흘러내렸다.


 “넌..그러면 안돼지.. 내가 얼마나 지켜왔는데..어!?! 사과해..사과하라고!!”
 “죄송해요!! 죄송해요..흑흑.. 제발..”


 그녀의 팔을 붙잡았던 손이 풀렸다. 화끈거리는 팔을 느낄새도없이 안나는 두손을 하늘위로 치켜뜬 그의 몸을 보았다. 그는 안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나는 본능적으로 두 팔을 자신의 몸에 감싸고 얼굴을 막는 자세를 취했다. 곧, 그의 두 주먹이 그녀에게 내리쳤다.


 ‘퍼억!’

 “아아악!”
 “이 씨발새끼가 뒤질라고.”


 두 눈을 꽉 감고있던 안나는 외마디 비명과함께 자신에게 내리치지 않는 주먹을 느끼며 살며시 고개를 돌리고 눈을 떠보았다. 남성은 저 멀리서 배를 잡고 뒹굴고있고, 그것을 지켜보며 가쁜숨을 쉬는 하얀머릿결의 그녀, 엘사가 자신의 옆에 있었다.


 “엘..엘사..”
 “괜찮아?”

 멍하니 엘사를 바라보는 안나의 모습, 어디 다친곳은 없는지 눈동자를 돌릴 시간도 없이 엘사는 고개를 돌려 땅바닥을 기고있는 그 남성에게 몸을 던졌다. 그는 아픈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필사적으로 그녀의 주먹들을 피하기 위해 몸을 이리저리 돌렸다.


 “아앗! 아아악!”
 “이. 새끼가. 어디서 깝치고 있어!”
 “살려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아악!”


 퍽 퍼억, 둔탁한 타격음이 정원을 수놓았다. 몸을 둥굴게 말고 웅크린 그의 모습에 더 화가 났는지 엘사는 그의 옆구리와 목덜미, 턱과 얼굴을 집중적으로 밟거나, 때렸다. 잠시후 엘사가 거친 숨을 내쉬며 허릿춤에 손을 걸치고는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하아..오랜만에 힘쓰니까 체력딸리네 진짜”


 그때였다, 잠시 현기증이 일었는지 몸을 휘청거린 엘사. 그것을 보고있던 그 남성은 잽싸게 일어나더니 문 밖을 향해 몸을 날렸다. 아차, 할 세도 없이 뛰어가버리는 그를 보며 엘사는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정원 바닥 아무대나 보이는 짱돌을 잡고는 그를 따라 냅다 뛰기 시작했다.


 “이 미친새끼야 거기안서?!”
 “오,오지마! 씨팔!!”


 하지만 그가 너무도 빨랐다. 길을 따라 뛰면서 그가 코너를 돌자 잡기는 더욱 힘들어졌다. 엘사는 있는 힘껏 다리 근육에 집중하며 그가 지났던 길을 따라 왼쪽으로, 또는 오른쪽으로 코너를 돌며 뒤꽁무니를 쫒았다.


 ‘콰당!’

 “아악! 뭐야!”


 왼쪽으로 틀어 뛰어가던 그가 살짝 몸을 기우뚱거리나 싶더니 누군가와 부딫혀 몸을 굴렀다. 아스팔트 바닥을 뒹굴며 멈추나 싶더니 그럼에도 그는 다시 벌떡 일어나 골목을 벗어나고있었다. 엘사 역시 코너를 돌았다. 자신 앞에서 쓰러진 남성, 그는 안나의 매니저였다.


 “저, 저놈잡아요!”
 “네?!”
 “저새끼가 안나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엘사는 자신이 쥐고있던 짱돌을 보았다. 그리곤 씩, 올라가는 입꼬리와 함게 힘껏 던지기 위해 두 발을 벌렸다. 그때, 안나의 매니저가 급하게 손사래를 치며 어버버거렸다. 그의 모습에 엘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안,안돼요! 던지지 마세요!”
 “네? 당신도 미쳤어요?! 안나를 저새끼가 덮쳤다니까?!”
 “특,특수폭행으로 감옥가고싶어요?!”
 “...씨발 진짜 아오!!”


 특수폭행죄, 그 말에 엘사는 몸을 흠칫 하더니 그 남성이 뛰어간 길을 바라보았다. 이미 멀리 달아나 어둠속으로 사라진 후였다. 그녀는 움찔거린 자신이 싫으면서도, 실컷 패주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에 하늘에 대고 악을 지르며 소리쳤다. 그리곤 손에 쥐었던 짱돌을 있는 힘껏 골목의 벽에 던졌다. 그 짱돌은 빠르게 날아가 벽에 부딫히고는 팍, 하는 소리와 함게 부서져 바닥을 나뒹굴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매니저는 마른 침을 꿀꺽 삼키고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씨..어떡하지..”
 “왜요 무슨문제 있어요?”
 “아니 저, 그게.. 이거 다 강사님 껀데..”


 그 남성과 부딫힐 때 쏟아진 물건들, 박스는 어느새 저 멀리 날아가있었다. 이삿짐은 그리 많지도않았다. 엘사역시 자신의 집에 있는거라곤 몇 개의 앨범들뿐. 이삿짐은 적을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앨범들이 바닥을 뒹굴고, 액자들은 깨져있었다.


 “후..”
 “..전 때리지마세요! 전 아무잘못없습니다!”


  멍하니 산산조각난 유리들을 지켜보던 엘사가 한숨을 깊게 들이쉬며 허릿춤에 손을 올렸다. 하늘을 바라보며 미간을 찡그리던 그녀가 갑자기 몸을 돌려 매니저를 쏘아봤고, 매니저는 몸을 떨며 두손을 들어 방어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엘사는 그저 매니저만을 바라볼뿐 다른 행동은 하지 않았다.


 “하..뭐, 액자야 다시 사면되겠죠. 앨범하고 액자밖에 없었어요?”
 “아, 그 나머지는 강사님께서 직접가져오셔야 될꺼같아요..아니면 옷장 체로 배달을 시킬까요?”
 “아...그건 제가 나중에 알아서 연락드릴께요..그나저나..아 맞다!”
 “네?”


 “안나!”


 그 둘은 대충 있는대로 앨범과 액자를 상자에 구겨넣고는 있는 힘껏 오르막길을 뛰었다. 가빠오는 숨을 다시 삼키면서도 엘사는 앞만을 본체로 미친 듯이 뛰어올라갔다. 뒤에선 무거운 상자를 들며 떨어트린건 없는지, 죽을상을 하고는 헉헉대는 매니저가 뒤따라왔다.


다행이 집안의 문은 닫혀있었다. 대문 너머로는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엘사는 문 앞에 서서 미친 듯이 밀려오는 숨을 골라쉬고, 어느정도 호흡이 안정되었다고 생각했는지 손을 뻗어 인터폰을 눌렀다. 딩동, 하는 벨소리가 울리고, 고동치는 심장을 참으며 그녀를 생각했다. 곧 인터폰의 스피커에서 누군가 수화기를 드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말은 하지않았다.


 “안나, 나야 엘사. 문좀 열어줘”
 “....”

 덜컹, 잠겼던 문의 잠금장치가 풀렸다. 끼익 소리를 내며 슬며시 문을 잡고 밀었다. 떨리는 두 다리에 신경쓰면서 주위에 남은 흔적이 있는지 고개를 숙여 정원 바닥을 둘러보았다.


 “안나아아아아!!”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고함소리. 땀을 비오듯 쏟아내며 엘사의 앨범이 든 상자를 들고는 매니저가 미친 듯이 뛰어왔다. 어느새 대문을 박차고 넘어오더니 엘사는 안중에도 없는 듯 곧바로 뛰어서 현관쪽으로 달려갔다. 쌩 하고 바람만을 남긴체 달려가는 매니저의 뒷 모습을 보며 허탈하게 숨을 골라내는 엘사였다. 열어진 대문을 닫고, 잠금장치가 작동하는 것을 지켜본뒤, 엘사는 터덜터덜 현관으로 걸어갔다.


 안나는 의외로 담담했다. 눈물자국이 볼과 눈시울에 보이긴했으나 생각보다는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매니저가 울상을 지은체 안나의 오른쪽 손목에 조심스레 붕대를 감아주고있었다.


 “너 괜찮은거야? 언제 다쳤어?”
 안나와 손목의 붕대를 번갈아 바라보던 엘사가 두 눈을 크게 뜨고는 그녀에게 다가왔다. 고개를 들어 엘사를 바라보자 안나는 살며시 미소지었다.

 “엘사 왔어요? 헤헤..”


 “...후..그새끼 결국 못 잡았어.. 얼마나 빠르던지..너 손목 어떡하냐..”
 “..괜찮아요. 이런거야 예전에도 많았으니까요”


 예전에도 많았다. 그 말에 엘사는 조용히 침을 꿀꺽 삼켰다. ‘역시나 연예인은 힘들구나...’. 왠지 모르게 자신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이는 안나가 부러웠다. 그것도 잠시 급 피곤함을 느끼고는 하품을 하며 자신의 이삿짐이 든 상자를 들었다.


 “엘사 미안해요, 그거 소중한거 같던데.. 저 때문에 다 망가진거 아니..”
 “아니야. 신경쓰지 않아도 돼”


 자신의 불찰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되었다. 그 미안함에 안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엘사에게 말하자 엘사는 딱 잘라 대답한 뒤, 상자를 들고는 유유히 안나의 침실로 들어갔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나는 왠지 모르게 가슴 깊은곳에서 안정감을 느꼈다.


 손목에 붕대를 다 감고는 매니저가 반창고를 붙였다. 그것을 보고는 안나는 손을 주물럭 거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매니저는 아직도 울상인체로 안나를 바라보고있었다.


 “정말 괜찮아? 다른 데 아픈곳은 없고?”
 “네, 정말 괜찮아요. 오빠는요? 넘어졌다면서요”
 “나야 뭐 언제나 쌩쌩하니까”


 매니저는 환한 웃음을 보이며 안나의 머릿결을 쓰다듬었다. 한쪽무릎을 꿇고있던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바지를 털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안나역시 소파에서 일어났다. 무심코 바라본 시간은 어느새 여덟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밥은 먹었고?”
 “...먹었어요 헤헤”
 “그래..간호 안해줘도 되지? 내가 굳이 안해도..”


 매니저가 눈을 힐끔거리며 엘사가 들어갔던 안나의 침실을 보았다. 그 모습에 안나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밝은 미소를 보내왔다.


 “흐음..그럼 난 갈게. 아 그리고 강사님께 이삿짐 리스트좀 보내달라고 전해드려”
 “네~”

 “나..그럼..진짜간다? 괜찮지 정말?”
 “아 오빠~ 진짜 괜찮아요. 정말이에요”
 “그래 알았어. 갈게.”
 
 매니저가 아쉬운 듯, 고개를 떨구며 몸을 돌렸다. 신발에 발을 구깃구깃 집어넣고 현관의 문을 여는 뒷 모습을 바라봤다. 몸을 돌려 손을 흔드는 그의 모습에 안나역시 괜찮다는 듯 연신 밝게 웃으며 같이 손을 흔들었다.


 ‘띠리릭’


 문이 닫히고, 신발장의 불이 꺼졌다. 안나는 올렸던 입꼬리를 슬그머니 내리고는 자신의 손목을 바라보았다. 아프다. 시큰거리는 그 느낌에 왠지 서러움과 함께 자신을 위해 뛰어왔던 엘사의 모습이 겹쳐 묘한 감정을 일으켰다. 얼굴을 찡그리다가도 엘사의 그런 모습에 뜻밖이다 싶어 가슴이 두근거렸다. 안나는 어느샌가 침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침실안은 불이 꺼진체 조용했다. 바닥에는 정리하지 않은 상자가 그대로 있었고, 침대 위에는 엘사가 몸을 창밖으로 둔체로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다. 골똘히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안나가 조심스레 자신도 몸을 밀어넣었다. 엘사와 안나가 잠깐씩 몸을 뒤척이고, 어느새 두사람은 침대 위에서 백 허그를 하는 자세가 되었다. 안나는 엘사의 머릿결로 조심스레 얼굴을 가져다 대었고, 엘사는 아무 미동도 없이 창밖의 달빛만을 보고있었다.


 “미안해요..저 때문에”
 “괜찮아. 정말이야..그나저나 말이야”
 “네?”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너 있잖아. 룰 어겼더라.”
 “무슨..?”
 
 엘사가 몸을 돌렸다. 그리곤 안나와 초롱초롱한 눈빛을 주고받더니 입꼬리를 씨익 올린체로 안나의 앞 머릿결을 쓰다듬어 주었다.


 “뽀뽀는 하루에 한번이라며. 나 잘 때 이마에 키스했지.”
 “..아..아니거든요..”


 “구라치면 피본다.”
 “정말로, 흡!”


  우물쭈물하던 안나의 입술을 보며, 엘사는 한숨을 짧게 내쉬더니 안나의 멱살을 잡고 자신에게 당겼다. 힘없이 딸려오는 그녀의 상체를 한손으로 지탱하며, 그들은 침대 위에서 진한 키스를 나눈다. 이번에는 아무런 갈등이 없다. 고스란히 두 눈을 감고, 서로의 숨소리와 체온을 느낀체,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
.
.
 “..네 사장님 저 매니접니다..네네.. 그렇죠..그래서 어떻게 됐냐면요..”


 안나의 매니저, 그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있다. 연신 고개를 숙이며 두 손으로 핸드폰을 받쳐드는걸로 보아. 아마도 소속사의 사장에게 무언가를 보고하고있는 듯 하다. 물론, 내용은 방금 일어났던 안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기계적인 답변을 하면서도 자신의 상사가 빠트린게 있지는 않은지 성심성의껏 모든걸 이야기 하고있었다.


 “네네..그렇죠..그 숙소 보안관련해서는 조만간 확충을..아,네네..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끊겠습니다.”
.
.
.
 “알았네. 그 건에 대해서는 검토 해보도록 하지.”


 뚝, 하고 전화가 끊겼다. 자욱한 담배연기, 두명의 남성은 화려한 술 안주와 술병들이 즐비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방석 위에 앉아있다. 대략 배경을 보아하니 일본풍의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뚱뚱하고 짙은 눈썹을 가진 남성과 비루한 몸을 가진 남성, 비루한 남성은 어디서 꽤 낯이 익어보인다. 뚱뚱한 쪽의 입에서는 연신 담배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두 사람의 옆구리에는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이 상체를 헐벗은체 연신 그들의 가슴팍에서 얼굴을 부비대며 술잔을 들이 밀거나 테이블의 과일들을 입안에 넣어주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 문제는 없겠지?”
 “하하..당연하죠.. 제가 누군데요.”


 뚱뚱한 쪽의 남성이 기모노 시녀의 가슴을 우악스럽게 주물럭대었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은체 더욱 상체를 그에게 들이밀며 달콤한 신음을 귓가에서 흘려대었다.


 “크하하핫!, 역시 로드먼! 자네로구만. 일류 감독은 어디안가는거지 암! 그렇고말고”
 “..과찬이십니다”


 비루한 쪽의 남성. 로드먼 헤치콕. 프로즌 엔터테이먼트의 사장인 그는 지금 그룹회장과의 일대일 미팅을 전제로 그 뚱뚱한 회장과 작은 거래를 성사시키고 있었다. 로드먼 역시 기모노의 그녀들이 밀어주는 술잔과 안주를 받아먹으며 소박한 웃음을 흘려대고있었다.


 “근데 말일세.”
 “말씀 하시죠”

 “조만간.. 이 드라마도 결말을 봐야되지 않겠어..?”
 “아..네..”
 “그래야지 시상식도 하고, 보상도 받는거야..그렇지?”


 뚱뚱한 회장이 눈썹을 기괴하게 올리며 그를 내려다 보았다. 로드먼은 멋쩍은 웃음을 보인체 고개를 숙였다. 곧 담배연기가 자신의 얼굴앞에 날아들고, 살짝 매워오는 눈을 감았다.


 “윗 분들 꼐서 요즘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다고 난리시다. 감독 입장으로 언젠가는 시청자들과 미팅 한번 해야되지 않겠어? 그렇지~?”
 “...감..감사합니다”


 방안에 온통 웃음소리가 감돈다. 향긋한 술향과 여인들의 땀냄새. 젖어서는 달아올라있는 진득한 공기들. 빨간 조명이 오늘은 왠지 더더욱 붉게 빛난다. 치명적인 대담. 그곳에서 그들은 여인들을 핥고 빨며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었다.


 비가 내린뒤의 달빛은 물을 머금었는지 더욱 반짝이며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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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갤러들 모두 굳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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