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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무관심위크] 운전교육 외전 -1-

화로불판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1.30 21:24:30
조회 325 추천 14 댓글 3

“저기요”
 “,,,,”

 “저기요오오”
 “....”


 답이없다. 안나가 아무리 불러보았지만, 엘사는 턱을 괸체로 하염없이 안나의 어깨너머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엘사의 눈동자에는 무엇이 보이는것인지, 멍하니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관찰하며 안나의 말을 모두 무시했다. 그런 엘사의 모습에 안나는 그녀에게 자신의 얼굴을 가까이 해보이기도 했고, 소파에 앉아있을때면 조심스레 허리에 두 팔을 감고 엘사의 따스한 몸에 기대어 품안에서 부비적거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엘사는 한치의 미동도 없었고, 화장실을 가거나 안나가 만들어준 음식이 식탁위에 올라와 밥을 먹기 시작했을 때 조차 한마디 말 없이 꾸역꾸역 음식을 입안에 쑤셔넣기만을 반복했다.


 “계속 이럴꺼에요?”
 “...”


 후우, 안나의 짧은 한숨. 어제부터인가 무언가에 생각이 골똘히 빠져서는 마치 빈껍데기만이 남은체로 엘사의 영혼이 어디론가 가버린듯하다. 설마 하는생각에 정말 엘사는 가버리고 자신 앞에 앉아있는 것은 로봇이 아닐까, 정교하게 작동되는 인형이 대신 남아있고 잘못 건들게되면 삐빕 하는 소리와함께 고장나버리는 걸까 하고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 다행이 조용히 숨소리가 반복되고 음식을 잘 삼키는 것으로 보아 인형은 아닌듯해 한시름을 놓는 안나였다.


 “자꾸 이러면 나, 엘사가 싫어하는 행동을 합니다아?”
 “....”
 “진짜 합니다아?”


 젠장, 먹히지가 않는다. 안나는 미간을 찡그리더니 남은 음식을 먹다말고 포크를 내려놓고 자리를 떠났다. 곧 침실로 들어가 뒤적거리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듯 하더니 생글생글 웃는 모습으로 무언가를 들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헤헤..이게 뭘까요오”


 찰랑, 안나의 고사리 같은 작은손에 들려진 것은, 엘사의 차키였다. 그토록 아끼고 보듬던 엘사의 아우디. 그것도 r8이다. 안나로서는 알팔인지 칠팔인지 칠칠이 모질이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짜피 자신의 생각엔 모든 차는 철덩어리 무서운 존재니까. 엘사에게는 달랐다. 자식이자, 애인이자, 인생의 전부였다. 물론 아주 오래전, 사실 오래전은 아니지만. 추억의 한 장면을 회상하자면 안나가 엘사에게 첫 운전면허 교습을 받던 날. 시원하게 긁어먹은 범퍼와 휠을보며 탄식과 절규, 얼굴에서 드러나오던 나라잃은 슬픔의 눈빛.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엘사의 눈에서 살기를 느낀 순간이 있었다. 안나는 지금 그런 리스크를 떠 안고도 다시한번 신나는 모험을 하려 하는 것이다.


 “저 시동걸고 갈께요?. 진짜 갑니다? 저 빈말안해요, 바로 출발할꺼에요?”
 “.....”


 음식을 앞에 두고는 벌떡 일어난 안나가 소파에 널부러져있던 자신의 외투를 집고는 엘사의 눈앞에 차키를 두어번 흔들더니, 그대로 현관으로 걸어갔다. 신발을 꼬깃꼬깃 신고는 문고리를 잡고 다시한번 엘사가 있는 부엌쪽으로 크게 소리쳤다.


 “오케이, 동의 하신걸로 알고 전 가겠습니다아~ 장보고올테니까 집 잘지켜!”
 ‘삐리릭’


 “룰루루~”


 안나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집을나서고, 엘사가 자신의 애마를 주차해둔 곳까지 총총걸음으로 걸어갔다. 얼굴은 웃음을 띄고 있지만 사실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이 떠올랐다. 왜 엘사가 저렇게 되었을까하는 걱정과, 자신을 봐주지않는 슬픔.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말을 끝까지 씹어버리는 그 행동에 대한 괘씸함. 사실 어느정도는 이해해줄 수 있다. 자신도 가끔 남들이 하는 말을 듣지못한체 생각에 깊게 잠기는 일이 많으니까.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안나는 엘사의 관심을 끌기위해 그녀앞에서 웃긴 표정도 지어보고, 살며시 속살을 보이기도 하고, 결국 가장 아끼는 물건마저도 빼앗아왔다. 그럼에도 망설임없는 그녀의 모습에 너무도 꽤씸하고 화가났다. 그렇기에 안나는 위험한 모험을 하려하는것이였다.


 ‘삑삑’


 모퉁이를 지나 돌자 안나의 눈앞에는 새하얀 백마. 눈이부실정도의 광택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고혹한 기계가 우두커니 서있었다. 토도독 내리는 빗방울이 표면에 살짝 떨어져 흐르는 것도 아름다워 보였다. 안나역시 순간 입을 헤 벌리고 잠시 감상하는 듯 하면서도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당당히 한걸음씩 다가갔다.


 ‘쫄지말자 안나야, 그저 철덩어리일뿐이야’


 2억, 각종 퍼포먼스 튜닝과 드레스업까지 3억.


 꿀꺽, 안나는 연신 침을 삼키며 조심스레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이상하게도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부들부들 떨렸다. 3억이면 자신이 뼈빠지게 행사를 뛰어야 겨우 벌 수 있는 돈이다. 예전 엘사가 신나하며 재잘대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v10 이니, 바디킷이니 뭐라고 이해할수도없는 말들을 밷어내던 그녀에게서 기억나는 것은 3억. 이 차가 3억이나 한다는것이였다.


 “...할 수 있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안나는 겨우 3억쯤이야 라고 되새기며 멘탈을 찾기위해 노력했다. 그리곤 덜컥, 하는소리와 함께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미약하게 공기가 빠지는소리가 들리며 묵직한 차문이 열렸다. 굉장히 단단한, 그러나 무겁게는 전혀 느껴지지않았다. 혹여나 누가 바라볼까 황급히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본후, 몸을 던지듯이 빠르게 탑승했다.


 꼬옥, 따스한 이불들이 자신을 땅끝까지 파고들 듯 감싸오는 시트에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헤드레스트에 고개를젖히고 눈을 감았다. 어떻게 자동차의 의자 따위가 자신의 침대보다 좋단말인가, 안나는 잠시 피로가 풀리다 못해 녹아내리는것만같은 편안함을 느끼다 정신을차리고는 고개를 들었다.


 “아아..시동버튼이 어디..있더라..”

 딸깍.
 부와아앙.


 ‘음? 시동이걸린건가?’


 버튼도 찾지못해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던 안나는 자신의 왼발 옆에있는 버튼이였나 싶어 몸을 숙여  그것을 눌러보았다. 애꿏은 주유구 버튼을 누르고서는 갑자기 차에 시동이 걸리자 안나는 이 버튼이 맞았나 싶으면서도 의아해 하며 숙였던 상체를 올렸다.


 “뭐야 이차...히이이익!!”


  고개를 갸웃거리며 스티어링휠을 잡는찰나. 안나는 자신의 어깨너머로 뻗어나온 하얀손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두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숨을 헐떡이며 겁먹은채로 하얀팔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꺄아아악!!....엘..엘사..?”

 무표정한 얼굴, 창백한 피부. 엘사는 뒷 여유공간에 기대어 앉아있으면서 팔만을 뻗어 답답한 안나 대신에 시동버튼을 눌러주었던 것이다. 안나는 헐떡이는 숨으로 황당하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미..미친거아니에요!! 방,방금 집에있었으면서 언제온거야아!!”


 빼액 소리를 지르며 간신히 심장을 진정시켰다. 엘사의 손에는 아우디의 여분의 키가 쥐어져있었다.


 “나참..어이가없어서..하”


 느릿느릿, 그러나 굉장히 조심스럽게 엘사는 뒷 공간에서 몸을 움직여 조수석으로 건너왔다. 그리고는 아무말도없이 시트에 몸을 눕히고는 또다시 창밖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한 대 때려버릴까 하면서도 짧게 한숨을 쉬며 안나는 다시 스티어링 휠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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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 쓰고있다 기달려, 떡신으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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