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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매직썰]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 썰 15(상)

파이리bal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2.21 23:56:46
조회 1667 추천 41 댓글 7

전편링크 : 하룻밤의 인연으로 서로에게 코 꿰인 엘산나 썰 14


한참을 바깥에 있다가 들어왔어. 그래봤자 저녁이었지만. 엘사는 모를테지. 자신이 아까 전 다른 남자 - 알파로 추정되는 -를 만나는 걸 안나가 보았으리라고는. 안나의 마음 또한 가라앉았지만 굳이 티내려하지 않았어. 자신이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멜리사에게 다녀왔다는 인사를 가볍게 하고 방으로 들어왔어. 침대에서 책을 읽고 있던 엘사는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도 왔는지 안부를 물었지. 엘사가 보고있지는 않지만 애써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안나는 환하게 인사를 하고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어.


“아렌델 씨, 부모님은 언제 만날 거예요?”


언제 읽고 있던 책을 덮었는 지.

요즘엔 조금 자신에게 마음을 연 줄 알았는데,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자신의 성을 부르는 엘사를 보며 아픈 마음을 애써 달래봐.


결국, 당신도 내가 원망스러운가요?


“사정이 좀 있어서요. 먼저 여동생한테 연락을 하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빠르게만 끝내줘요. 결혼하는데 부모님이 모르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니까.”

“그래요. 그럴게요.”


말이 끝나자 먼저 자겠다고 뒤돌아 눕는 엘사를 잠시 보다, 안나는 전화를 한 통화하고 오겠다고, 그 동안 잘 자고 있으라고 전하고 방을 나왔어.


창고방에 들어와, 편안함을 느껴보다 전화번호부를 뒤져보는 안나의 얼굴은 보기드문 심각함이 가득했어. 너무 오랜만에 통화를 하는 것 같아서. 차라리 받지 말아주기를 바랬지. 그럴리 없겠지만.


뚜르르, 뚜르르 하며 흘러가는 수화음을 긴장된 자세로 잠시 듣고 있다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여보세요 하는 목소리를 안나는 잠시 들었다 화들짝 놀라 대답했지.


- 여보세요. 안나?

“그래. 안녕. 이나. 오랜만이야. 나 안나야.”

- 안나~!!!! 무슨 일이야??? 약이 다 떨어진거야??? 벌써 다 먹었어??? 언니가 이렇게 전화주는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나! 정말 보고 싶어!!! 만나자. 안나. 우린 만나야해.

“이나. 잠깐만. 할 말이 있어서 전화했어.”

- 만나서도 할 수 있는 말이잖아. 응? 우리 안 만난지 너무 오래됐다고.


이렇게 이나에게 말린다면 해야하는 말, 못하고 전화를 끊게 될 거야. 안나는 잠시 한숨을 쉬고 자신의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


“이나. 나 내일 결혼해.”


결혼이라는 말에 뚝 끊겨버린 제 여동생의 목소리에 안나는 서둘러 말을 이었어.


“너무 늦게 알려줘서 미안. 사정이 있었어. 너도... 그리고 부모... 아니 후원자님들도 알고는 계셔야 할 것 같아서 일단 이렇게 얘기하는거야.”


이어지는 침묵.


“놀랐다는 거 알아. 다시 한 번 미안해. 축복 같은 건 바라지도 않아. 그냥, 내 와이프 될 사람이 그걸 원해. 내 후원자님들도 그 사실을 알고 내 가족인 너가 이 사실을 아는 것. 식 끝나고 한 번 보자. 오랜만에 한 번 봐야지.”

- 그래. 알겠어. 잘 전달해볼게.

“고마워.”


착 가라앉은 목소리와 먼저 끊긴 전화에 안나는 제 동생이 너무 놀란 거라고 생각해. 후원자님들은 더한 반응을 보이실 테지.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야.


안나가 안일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어. 하지만 가끔 안나는 자신의 서네임인 아렌델의 힘이 어느 정도인 지 가늠하지 못했지. 아렌델로 살지 못한 시간이 너무 길었으니까.


그러니까, 그날 밤에 제 가족-후원자들이 왓슨 가로 쳐들어올거라는 건 상상도 못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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