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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프리허그 6

말랑말랑말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19 08:25:56
조회 1165 추천 59 댓글 18

https://www.youtube.com/watch?v=X-thc64z4qE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748515&s_type=search_all&s_keyword=%ED%94%84%EB%A6%AC%ED%97%88%EA%B7%B8&page=1


전편





"...히끅!.."



"맞아요!...그렇게...응?"



"아아...히끅!.."



씨발!...그냥 시치미 떼고 모른 체 하면 될 터 였는데, 쓸데없이 솔직한 몸뚱아리가 빌어먹을 생리현상을 또다시 불러 일으킴에 대해 안나는 자기자신에게 미친듯이 저주를 퍼부었다. 자신이 나름대로 철저하게 지켜왔었던 "프라이버시"라는 개념이 다른 사람도 아닌, 어제 자신의 얼굴을 본 데다가, 자신의 22년인생 중 두번째로 최악의 모습을 아주 화려하게 보여주었던 안나는, 엘사의 앞에서, 그것도 겨우 "딸꾹질" 단 한번만에 모두 산산히 부서져 내려버렸기 때문에, 안나의 얼굴은 인형탈에 가려져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안나는 눈 앞이 점점 깜깜해졌다. 

.

.

.

.

.

"이름이 뭐라구요?"



"하....안나에요...히끅!.."



딸꾹질이 조금 진정 되었을 때 쯤 이었을까, 어느새 안나는 허무하게 인형탈을 벗은 채로, 엘사와 함께 카페 의자에 앉아 서로를 마주보며 커피를 마시고있었다.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안나를 본 엘사는 그야말로 귀여운 아기 곰돌이를 보는 것 처럼, 웃음이 피식피식 새어나오려 했지만 애써 꾹 참고 있는듯,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었고, 그런 엘사의 표정을 본 안나는 당장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분명 "서로" 를 마주보고 있었지만, "서로"의 생각은 많이 달랐다. 몇초의 정적이 흐른 뒤, 엘사는 흠..흠 소리가 나도록 헛기침을 몇번 하더니, 곧 안나에게 말했다.



"흠..흠..그래서, 안나?"



"...네?"



안나는 쭈뼛쭈뼛하며 내려간 고개를 천천히 들어올려 비맞은 아기곰 마냥 엘사를 올려다보았다. 엘사는 심장에 1차 위기가 왔다. 어제 본 것 보다 너무 귀엽잖아..라고 엘사는 생각했다.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그게..어제 내가 지갑 찾아줬었죠..?"



"운명의 장난이네요,.하하.."



"설마 곰인형 씨가 안나였을 줄이야..."



엘사는 터져 나오려는 자신의 욕망을 꾹꾹 눌러가며 이야기를 이어 나가려 했지만, 안나의 저 표정을 보고 있자니, 뇌정지가 와서 도무지 다음 할 말이 생각이 나질 않았기에, 아무거나 대충 이어나갈 수 있는 말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아, 맞다. 어제 준 감초사탕 잘 먹었어요!.."



"아....히끅!..히끅!.."



"안나? 괜찮아요?! 여기 물 마셔요 물!"



안나는 감초사탕 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어제 자신의 미친 흑역사가 생각나 멈춘 줄 알았던 딸꾹질이 미친듯이 나오기 시작했고, 엘사는 당황해 하며 물 한컵을 다급히 안나에게 건냈다. 자신의 모습이 쪽팔렸는지, 애써 한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 딸꾹질을 하며 나머지 한 손으로 물을 들이키는 안나를 본 엘사는 심장에 2차 위기가 왔다. 이 여자..쓰다듬어 주고 싶다..



물 한 컵을 다급히 원샷한 안나는 이제서야 겨우 진정이 되었는지, 자신의 가슴을 쓸어 내리며 후...하고 한숨을 내쉬곤, 곧 안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내 엘사가 조금이나마 익숙해 졌는지, 안나는 더이상 말을 더듬지 않고 정상적으로 말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이제 좀 진정이 됐어요?"



"후...네...조금은요.."



"그럼 쓰다듬어 봐도 돼?"



"네?"

 

앗차! 엘사는 순간 꼭 붙잡았던 긴장이 풀렸는지, 점점 차올랐던 자신의 추악한 욕망을 그만 작게 내뱉고 말았다. 다행히도 안나는 작게 읆조리듯 말한 엘사의 욕망을 잘 못 들었는지 방금 엘사가 한 말을 다시한번 되물었고, 엘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니! 그게..그만 일어설까요?"



"벌써요?...그러죠 뭐.."  



이런...! 안나와 제대로 된 이야기를 별로 나눠보지도 못했는데, 추악하고 더러운 욕망을 참지 못하고 결국 작게 내뱉어 버린게 너무 부끄러워, 그만 일어나자고 한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하...안나의 표정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다..어떻게 해야하지? 같이 저녁이라도 먹자 해볼까...?



씨발...! 엘사와 제대로 된 이야기를 별로 나눠보지도 못했는데, 쓸데없이 당황해 가지고는, 하...이런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원망스러웠다..엘사의 표정이 별로 좋아보이진 않는다..어떻게 해야하지?..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는다..설마 이런 나를 더이상 보러오지 않는건 아닐까?..



엘사와 안나는 몇마디도 제대로 나눠보지 못한 채, 씁슬한 표정으로 카페를 나가며 서로의 표정을 슬쩍슬쩍 확인했고, 아...별로 표정이 좋아보이지 않는다고 동시에 생각했다. 몇분의 시간이 지나, 카페 앞에서 고개를 떨구며 한참을 가만히 서 있었던 둘 사이에서 갑자기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안나가, 또는 엘사가 말을 걸어주지는 않을까..하며 서로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결국 이런 어색한 분위기를 참을 수 없었던 엘사가 용기내어 안나에게 말했다.  



"저..안나?"



"네..?"



"이것도 인연인데..."



"뜬금없지만 우리 저녁식사나 같이 할래요..?"



"못다한 이야기도 할겸해서..안나랑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결국 저질러 버리고 말았다. 안나는 많이 당황한듯 보였다. 아..무리수 인건가..?..역시 안되는건가..? 안나가 인형탈을 썼을 때는 너무 친근해서 몰랐었는데, 이제와서 보니 굉장히 어색했다. 분명 여러번 만났었는데, 오늘 처음 만난 것 같은 이 모순적인 느낌...괜히 지난 날들이 생각나 쪽팔리기 시작했다. 안나는 몇초 동안 말이 없었고, 또 다시 몇초가 지나자, 안나는 입을 열었다. 분명 거절하겠지..? 

 


"...좋아요"



"역시 안되는..좋다구요?!"



"네.."



안나는 엘사의 저녁식사 신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분명 거절할 줄 알았는데, 안나가 의외로 흔쾌히 수락해서 엘사는 매우 기뻤다. 이내 안나의 표정이 다시 풀어지기 시작함과 동시에 엘사는 가슴을 쓸어내리곤, 역시 기분이 나쁜게 아니었구나,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안나 또한 엘사가 기분이 나쁜게 아니었음을 확인하고선, 엘사와 똑같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그나저나 엘사와 함께하는 저녁이라니..정말이지 매우 기쁘고 설레였다.



안나는 당황하기는 했었다. 당연히 좋은 의미로 말이다. 물론 바로 답하고 싶었지만, 엘사가 자신을 보고 저녁을 먹자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 자신이 잘못 들은건가 해서 몇초동안 뇌 속에서 미친듯이 전쟁을 벌였던 것 뿐 이었다.



"그럼 안나..번호 줄래요? 나중에 연락할게요."



"아..잠시만요."



엘사는 안나의 전화번호를 받기위해 자신의 핸드폰을 건냈고, 안나는 평생 몇몇사람에게 밖에 가르쳐 준 적 없는 자신의 번호를 엘사의 핸드폰에 적고나선, 다시 엘사에게 돌려주었다. 핸드폰을 돌려주고 돌려받는 과정에서, 서로의 손이 살짝 맞닿아 안나는 딸꾹질이 한번 더 날 뻔했지만, 어찌어찌 참을 수 있었다.



"아,고마워요 안나. 곧 연락할게요."



"네..그럼 이만 가볼게요." 



"잠깐만요, 안나!"


 

엘사는 잠깐 고민하더니, 결심한듯, 뒤를돌아 걷고있는 안나를 불러세웠다.



"아직..프리허그 해요?"



"예?..아직..헙!"



순간, 엘사는 인형탈도 없이 맨몸으로 서 있는 안나의 품에 와락 안겼다. 안나는 갑자기 자신의 품에 안기는 엘사를 막을 수 없었고, 너무 놀라 그저 숨만 쌔액쌔액 내쉴 뿐이었다. 그토록 원망스러웠던 죽음의 딸꾹질도 놀랐는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엘사는 이제서야 끓어오르는 욕망을 그저 프리허그 라는 명목 하에 자기 합리화를 하며 풀었음에 매우 행복한 표정으로 안나의 품에서 떨어지고는, "그럼 좀있다 봐요" 라고 말하며 떠났다. 안나는 경직된 채로 가만히 그 자리에서 서 있었다.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엘사의 품은 매우 시원했고, 향긋한 바닐라 향과 그녀의 백금발 머릿결이 안나의 코를 간지럽혔다. 평소에 인형탈을 쓴 채로는 전혀 느낄수 없었던, 엄청나게 색다른 느낌이었다. 



안나는 곧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숨을 까쁘게 내쉬며 엘사가 돌아간 곳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는.. 


"....히끅!"

.

.

.

.

.

.

.


"아가씨, 요즘 이 거리에 자주 들리시는 군요."



"그나저나 즐거운 일이라도..?"



"아..그럴만한 일이 있어요."



운전수 카이는 뒷자석에서 오랜만에 싱글벙글 웃고 있는 엘사를 백미러로 힐끗 보고는 조심스레 물었다, 아마 핸드폰을 두드리고 있는걸로 보아, 어딘가에 메세지를 보내는 걸로 보였다. 메세지를 보내느라 정신이 팔린 엘사는 이내 별일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말하곤, 다시 핸드폰을 보는데 집중했다. 엘사는 문자를 다 보냈는지, 연락처 설정에 들어가, 안나가 저장해준 번호를 누른 뒤, "ANNA" 라고 적혀있는 이름을 "My winnie♡"라고 바꾼뒤, 미소를 지으며 저장 버튼을 눌렀다. 



[안나, 우리 6시에 아까 공원에서 봐요.]


[ㄴㅓㅔ 좀있ㄷ]


[네?]


[네, 좀있다 봐요.] 






다음편은 대피소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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