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팬픽) 올라프는 먹는게 아니야 2

강니악갴ㅋㅋ(14.39) 2019.12.26 13:13:45
조회 1929 추천 108 댓글 25

1편   https://m.dcinside.com/board/snowpiercer2013/762687?recommend=1




'엘사... 네가 날 그렇게 만들어.'


안나의 목소리가 뇌리에 박힌 것 같았다. 처음 보는 얼굴이였다. 그런 안나의 표정은 한번도 본적 없는 것이였다. 심장에 얼음이 박혔던 때 조차도 그런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었다.


슬픔, 원망, 허무, 애증... 그 모든게 섞인 표정으로 안나는 말했었다.


'언니가 있어서 난 항상...' 


"내가... 있어서..."


'...외롭고 괴로워.'


"외롭고... 괴롭다... 고?"


도도리표같이 안나가 했던 마지막 말을 곱씹어 보았다.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도망치듯 나가버린 안나를 따라가고 싶어도, 그 말들이 족쇄처럼 두 다리를 묶어버렸다.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저 자신이 안나를 위험으로 지키려고 했던 행동이 그 아이를 또다른 방법으로 상처를 줬다는 걸.


하지만 이대로 정말 조용히 안나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게 맞는걸까? 감추고 피한다고해서 나아지는 일따위는 결코 없을텐데...


짹!

멍하니 침대에 앉아 있던 엘사는 새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어느 새 창 밖으로는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일단은... 아토할란으로 돌아가자... 

엘사는 힘없이 일어났다.


복도를 걸으며 혹여나 안나를 마주칠까 했지만 살짝 열린 문틈으로 보인 안나의 방은 텅 비어있었다. 엘사는 무거운 마음으로 천천히 1층 로비를 걸었다.


성 문이 보이고, 양쪽에는 병사들이 각각 창을 든 채 뻣뻣하게 각을 잡고 있었다. 저 멀리서 힘없이 걸어오는 엘사의 모습을 보자 병사들은 목 뒤로 침을 삼키며 긴장했다. 그리고 엘사가 가까이 다가온 순간 그들은 손에 든 창으로 엘사를 가로막았다. 엘사는 엑스자로 교차된 날카로운 창 날에 상념에서 벗어나 화들짝 멈춰섰다.


"성 밖으로 나가실수 없습니다."


"나갈 수 없다니 그게 무슨..."


"죄송합니다. 상왕께서 성 밖을 나가실시, 저희를 문책하시겠다는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아... 안나가?"


엘사가 놀란 얼굴로 저도 모르게 여왕의 집무실과 연결된 발코니를 돌아봤다. 언제부터 보고 있던건지, 서늘한 얼굴로 안나는 한참을 말없이 엘사를 내려다보더니 그대로 다시 집무실로 들어가버렸다. 쾅 소리를 내며 발코니의 문이 닫혔다.


"안나! 잠깐만!!"


엘사의 부름에도 닫힌 발코니는 열리지 않았다. 성 문을 가로막고 있던 병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엘사님. 방으로 돌아가 주십시오."


"읏..."


엘사가 입술을 깨물었다. 어릴적 들었던 아렌델의 성문이 닫히는 소리가 가슴속에서 들리는것만 같았다. 그때와 다른 점이라면 성문을 닫아버린 게 엘사 자신 때문이 아니라 안나가 자발적으로 닫았다는 것이였다.


활짝 열려있는 창문들이 차례차례 닫혀갔다. 엘사는 자신의 방안에서 그저 안나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밤이였다. 안나는 미동도 없이 집무실에 앉아있었다. 쥐죽은 듯 고요한 집무실에 작은 문소리가 났다.


"...안나?"


올라프가 눈썹을 찡그리며 조심스럽게 안나를 불렀다. 불이 꺼진 집무실에서 멍하니 의자에 앉아 아무말도 없는 안나가 올라프는 걱정됐다. 제 부름에 상념에 빠져있던 안나가 고개를 돌렸다.


"올라프?"


"안나. 무슨일 있어? 오늘 아무것도 먹지 않았잖아."


그렇게 말하며 다가온 올라프의 손에는 초콜릿이 가득 담긴 접시가 들려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안나의 입가에 짧게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입안이 하루종일 껄끄러운것이 식욕이 없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초콜릿 향도 어딘가 마음에 들지않아 인상이 찌푸려졌다. 초콜릿은... 엘사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데.


안나의 표정이 아까보다 더 굳어버리자 올라프가 시무룩한 얼굴로 내밀었던 초콜릿을 책상위에 내려놨다.


"안나. 안나가 좋아하는 다른걸 가져올까? 스벤? 크리스토퍼? 샌드위치? 초콜릿 말고 안나가 가장 좋아하는건... 엘사?! 엘사를 가져올까, 안나?"


"올라프."


떠들석해지는 올라프의 말을 안나가 잘라냈다. 사실 시끄러운것 보다는 엘사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심장 얹어리가 까맣게 물드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안나. 엘사랑 싸웠어?"


또. 엘사. 

안나는 한숨을 쉬었다. 


"올라프. 내 말 잘들어."


안나는 쌓여있는 초콜릿 하나를 집어들어 올라프의 눈앞에 보여줬다. 엘사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올라프에게도 마찮가지였다. 


안나가 좋아하는 것은 올라프도 좋아해! 올라프는 엘사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으니까 당연한 일이였다.


"이제부터 나는 초콜릿이 싫어. 지금의 엘사랑은 얘기도 하고싶지 않고. 그러니까 앞으로 네가 엘사 얘기를 꺼낼때마다..."


"...꺼낼때 마다..."


"나 대신 초콜릿을 먹는거야."


눈치를 보는 올라프의 입에 안나는 초콜릿을 넣어줬다. 달달하게 퍼지는 초콜릿의 맛과는 반대로 안나의 표정이 쓰라리게 변했다. 하지만 반대로 입꼬리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여왕의 명령이야. 올라프."


그 얼굴을 본 올라프는 차라리 안나가 그냥 울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상했다. 웃고 있는데 우는 것 처럼 보이다니. 이제 3살 언저리밖에 안된 올라프는 제 이런 생각이 이해가 되지않았다.


"안나. 혹시 울고 있는거야?"


"... 아니."


"...그럼 웃고 있는거야?"


"올라프. 초콜릿 맛있어?"


"응. 안나. 달아. 안나도 먹을래?"


"아니. 올라프. 난 이제 초콜릿이 싫어."


안나는 다시 의자로 몸을 푹 기대며 중얼거렸다.


"초콜릿을 먹으면 울어버릴지도 몰라."



추천 비추천

108

고정닉 15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55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1 286
1123621 잠이깬 거시애오 ㅇㅇ(223.38) 05:44 7 0
1123620 격하게 밤샌 다음날 [1] ㅇㅇ(222.233) 00:07 21 0
1123619 일요일이야 ㅇㅇ(110.47) 06.01 10 0
1123618 이거 몬가 떠난 설쥬미와 설갤 같음 [4] ㅇㅇ(110.47) 06.01 40 0
1123617 눈이 퀭~ [1] ㅇㅇ(110.47) 06.01 11 0
1123616 안줌 술버릇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25 0
1123615 엘사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20 0
1123614 오타쿠짓하다 발견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48 1
1123613 구케엘 이제 디아블로4 하냐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23 0
1123612 안나는 평생 공주하고 엘사는 여왕하자 [1] ㅇㅇ(223.38) 06.01 28 0
1123611 맨날 카멜레온 같이 아이피 바뀌더니 ㅇㅇ(223.38) 06.01 15 0
1123610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1 17 0
1123609 설...하... [1] ㅇㅇ(211.234) 06.01 15 0
1123608 왜 6월임 ㅇㅇ(221.143) 06.01 12 0
1123607 엘산나 언제까지 애틋할거야 ㅇㅇ(223.38) 06.01 18 0
1123606 아 미친 6월 첫글을 잊다니 ㅇㅇ(110.47) 06.01 17 0
1123605 6월첫글 차지해 ㅇㅇ(223.38) 06.01 16 0
1123604 이러다 뽀뽀할거같음 [5] ㅇㅇ(110.47) 05.31 62 11
1123603 정신 차리니까 벌써 금요일 ㅇㅇ(223.38) 05.31 15 0
1123602 엘산나갤입니다 ㅇㅇ(223.38) 05.31 16 0
1123601 맛점해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1 25 0
1123600 내 5월 어디감 [1] ㅇㅇ(106.101) 05.31 20 0
1123599 하 혐퀘 [1] ㅇㅇ(211.234) 05.31 19 0
1123598 5월도 안녕 ㅇㅇ(223.38) 05.31 18 0
1123597 5월 마지막의 첫글이노라 ㅇㅇ(110.47) 05.31 18 0
1123596 능력 혐오하는데 능력 없는건 싫은 엘사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68 5
1123595 아 맞다 쥬미들아 인스타펌글 올릴 때 조심해 [1] ㅇㅇ(110.47) 05.30 67 3
1123594 누가 이거 1이 안나고 2가 엘사랬는데 [2] ㅇㅇ(110.47) 05.30 57 0
1123593 설갤만큼 엘산나에 진심인 커뮤가 있냐 [1] ㅇㅇ(223.38) 05.30 39 0
1123592 모든 삶이 엘산나야 ㅇㅇ(223.38) 05.30 29 0
1123591 우중충한 날엔 빠와가 있는 노래를 들어야 해 [3]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30 40 0
1123590 설갤 덕분에 글도 써보고 [1] ㅇㅇ(223.38) 05.30 31 0
1123589 크으 이틀만 견뎌 ㅇㅇ(223.38) 05.30 19 0
1123588 그래서 대체 왜 목요일에는 다들 없는거임??? [2] ㅇㅇ(112.157) 05.30 38 0
1123587 핵정전의 목요일 ㅇㅇ(112.157) 05.30 19 0
1123586 설하 [1] ㅇㅇ(106.101) 05.30 20 0
1123585 소설이란걸 써본게 설갤이 처음인디 [3] 설갤러(221.145) 05.30 50 0
1123584 크윽 늦었다 [1] ㅇㅇ(223.38) 05.30 24 0
1123583 첫글접수 ㅇㅇ(110.47) 05.30 19 0
1123582 고요한밤 설갤러(118.43) 05.29 19 0
1123581 막글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19 0
1123580 코피 철철철 ㅇㅇ(110.47) 05.29 21 0
1123579 저 밑에 새의상 [1] ㅇㅇ(223.38) 05.29 34 0
1123578 후 빡센 오늘이었따 [1] ㅇㅇ(223.38) 05.29 27 0
1123577 엘사가 사라지는 꿈꾸는 안나 [2] ㅇㅇ(223.38) 05.29 45 0
1123576 설하 [1] ㅇㅇ(115.138) 05.29 18 0
1123575 오늘 유익한 악몽을 꿈 [2] ㅇㅇ(211.234) 05.29 32 0
1123574 설하 [1] ㅇㅇ(112.157) 05.29 2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