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팬픽] 가장 따뜻한 색, 블루 4

La vie(175.195) 2020.01.15 15:30:10
조회 974 추천 43 댓글 14


오늘 픽은 링크 걸어둔 노래랑 같이 들어줘ㅎㅎ 원곡보다 스텔라장이 부른게 더 조아서 이걸로 갖고 와씀ㅋ





1편 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787346&exception_mode=recommend&page=2

2편 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787910&exception_mode=recommend&page=1

3편 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nowpiercer2013&no=788759&s_type=search_all&s_keyword=%EB%B8%94%EB%A3%A8&page=1






“언니는 남자 친구 있어요?”

안나가 샌드위치를 입에 가득 문 채 눈을 빛내며 질문해왔다.


“아뇨. 그쪽엔 별로 관심 없어서.”

엘사가 무심하게 툭 내뱉었다.


“안나는 애인 있어요?”

“네! 크리스토프라고, 꽤 오래 만났어요.”

“얼마나요?”

엘사가 약간 당황한 듯, 실망스러워하며 물었다. 하지만 안나는 그 미묘한 감정선을 읽지 못했다.


“이제 5년째예요. 지긋지긋하죠?”

“있는 자의 여유네요. 그 정도로 오래 만났으면 이젠 가족 같겠어요.”

“네, 가족이죠 완전. 같이 있으면 이제 설레기보다는 편안해요. 뭐, 저는 항상 받기만하는 쪽이라 크리스토프는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안정적이죠.”

“많이 보고 싶겠어요.”

엘사가 떠보듯 물었다.


“그쵸~ 이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있는 건 처음이거든요.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우린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으니까. 걱정은 안돼요!”


안나의 순수한 마음과 당돌한 발언에 엘사는 살짝 웃어주고는, 펜을 꺼내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던 냅킨에 무엇인가 적기 시작했다. 엘사는 휙휙 휘갈겨 쓴 듯 하지만 멋스러운 필기체 마지막에 점을 찍어 마무리하고는 안나에게 건네 줬다. 안나는 냅킨에 쓰인 문장을 천천히 따라 읽었다.


"Loin des... yeux, mais pas loin du... cœur..? 무슨 뜻이예요?“

“눈에서 멀어져도, 마음은 멀어지지 않는다는 뜻이예요.”

이제 프랑스어 곧잘 읽네요, 엘사가 덧붙인 칭찬 한 마디에 쑥쓰러워진 안나의 뺨이 붉어졌다.


“멋진 말이네요! 장거리 연애가 힘들어질 때마다 되새겨야겠어요. 고마워요 언니!”

햇살 같은 미소를 짓는 안나를 보며 엘사도 따라 웃었다.





***********************





식사를 마친 둘은 카페를 나와 센느강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저 멀리 이제 막 조명이 켜진 에펠탑이 보였다. 연인들은 강둑에 걸터앉아 사랑을 속삭이고, 다리 위에서는 길거리 음악가들이 낭만을 연주하고 있었다. 하늘은 점점 분홍색으로 물들었다. 지금 당장 낯선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광경이었다. 어느 정도 걷다 지친 두 사람은 어느 다리 위에 자리 잡고 난간에 기대어 눈앞에 펼쳐진 황홀한 광경을 넋을 잃고 감상하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바람이 두 사람을 간질였다. 엘사에게서는 기분 좋은 코튼향이 났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그 향이 더욱 진하게 다가왔다. 안나는 자신을 자극하는 향을 따라 고개를 돌려 엘사를 바라봤다. 엘사는 지긋이 눈을 감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이 순간을 만끽하는 듯 보였다. 너무 예뻐... 안나는 본능적으로 어깨에 메고 있던 카메라를 들어 엘사를 향해 셔터를 눌렀다. 찰칵, 소리와 함께 둘은 꿈같았던 세상에서 현실로 돌아왔다. 엘사가 당황한 듯 안나를 쳐다봤다.


“이거 초상권 침해 아니예요?”

“앗, 죄송해요..!! 그냥 언니가 너무 예뻐서 본능적으로... 이런 좋은 모델을 옆에 두고 썩히는 건 범죄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덩달아 당황한 안나가 횡설수설 했다.


“그럼 어디 그 작품 한 번 보여줘 봐요.”

평소에 본인의 작업물을 남들에게 보여주는데에 거리낌 없었던 안나였지만, 왠지 엘사에게는 보여주기가 부끄러웠던 안나는 재빨리 말을 돌렸다.


“이..이대로 집에 가기 아쉽지 않아요!? 오늘 날씨도 너무 좋구...아직 시간도 이르구...”


당황하는 안나의 모습이 귀여워 좀 더 골려줄까 했지만, 엘사는 그냥 넘어가주기로 했다. 둘은 근처 마트에서 브리 치즈와 와인을 한 병씩 사서 한적한 강둑에 자리 잡았다. 어느새 어두워져 건물과 가로등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강물에 반사되어 하늘과 땅이 반짝반짝 빛났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점점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아- 너무 좋다. 지금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와있는 것만 같아요. 미드나잇 인 파리나 비포 선셋 같은 그런거. 심지어 간혹 보이는 쥐들도 라따뚜이에 나오는 레미 같아서 그냥 귀여울 정도라니까요.”

“지친 일상 끝에 이런 광경을 마주하면 하루의 피로가 싹 씻겨가는 기분이 들어요. 파리지앵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같은 거죠.”

엘사도 안나의 말에 동의하며 맞받아 쳤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 계속 살고 싶단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쉽지 않겠죠? 언니는 졸업하고 나서도 여기 계속 있을 거예요?”

“글쎄요. 처음 여기 올 때도 이렇게 오래 머물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안나는 1년 뒤에 다시 돌아간다고 했죠?”

“네. 그래서 하루하루 시간이 가는 게 너무 아까워요! 매일이 오늘만 같으면 좋을 텐데, 앞으로도 이렇게 저랑 놀아줄거죠?”

“그럼요.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안나는 엘사가 옆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정감을 느꼈다. 파리에 와서 처음 만난 사람이, 처음으로 사귀게 된 친구가 엘사라서 다행이었다. 엘사가 아니었다면 지금쯤 좌절과 슬픔 사이에서 허우적대고 있었을지도 모르지. 여기에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도 안했을 거야. 취기 때문일까, 안나는 갑자기 솟아오르는 엘사에 대한 고마움과 이름 모를 감정들이 끌어올라 팔짱을 끼며 엘사의 어깨에 기댔다.


“언니, 진짜 고마워요. 저는 외동이라 늘 언니를 갖고 싶었는데,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엘사는 갑작스레 다가온 안나의 감촉에 당황했지만. 이내 손을 뻗어 안나의 어깨를 감쌌다.


“나는 이런 어리광쟁이 동생을 갖고 싶다고 바란 적 없는데.”


엘사가 농담스러운 말투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피- 입술을 삐죽거리던 안나는 핸드폰을 뒤적이더니 음악을 틀었다. 영화 라따뚜이의 ost였다. 두 사람은 눈앞의 잔잔한 강물을 바라보며 감상에 젖었다. 가사를 음미하던 엘사는 지금 흘러나오는 노래가 지금 상황에 딱 들어맞네, 라고 생각하며 실소했다. 물론 안나는 노래의 가사 뜻 따위는 알지 못했다. 그저 분위기에 취해 엘사의 품 안에서 멜로디를 따라 콧노래를 흥얼거릴 뿐이었다.


“감기 걸리겠다. 이제 들어가요.”

엘사가 어느새 와인 한 병을 다 비우고 벌개진 안나를 부축해 일으켰다. 팔짱을 너무 꽉 껴서 안나의 가슴이 느껴져 와 곤란했지만, 술에 취해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안나를 떼어낼 수가 없었다. 엘사는 달아오르는 두 뺨이 오랜만에 마신 와인 탓인지, 흥분한 탓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둘은 꼭 붙어서 아름다운 파리의 밤거리를 휘청휘청 걸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꼭 연인 같은 모습이었다.




------------------------


현퀘 때문에 오늘은 분량 창렬...ㅠㅋ

엘사와 안나가 함께 들었던 라따뚜이ost 'Le festin' 가사 밑에 붙여 놓을게ㅋㅋ


Les rêves des amoureux sont comm'(e) le bon vin

연인들의 꿈은 좋은 와인과 같아요


Ils donn(ent) de la joie ou bien du chagrin

기쁨을 주기도 슬픔을 주기도 하죠


Affaibli par la faim je suis malheureux

배고픔에 지쳐 나는 불행해요


Volant en chemin tout ce que je peux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모든 걸 훔치죠


Car rien n'est gratuit dans la vie

인생에 공짜란 없으니까요


L'espoir est un plat bien trop vite consommé

희망은 너무 빨리 먹어버린 음식과 같아요


A sauter les repas je suis habitué

끼니를 거르는 건 내겐 일상이죠


Un voleur solitaire est triste à nourrir

고독한 도둑은 죽을 만큼 슬퍼요


A un jeu si amer je n'peux réussir

이렇게 쓰라린 시합에서 나는 해낼 수 없어요


Car rien n'est gratuit dans...

인생에 공짜란 없으니까요


La vie... Jamais on ne me dira

아무도 내게 말하지 못할 거예요


Que la course aux étoiles; ça n'est pas pour moi

별을 따기 위한 경쟁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Laissez moi vous émerveiller et prendre mon en vol

당신들을 놀라게 할 거예요 그리고 날아갈 거예요


Nous allons en fin nous régaler

그럼 마침내 우린 배불리 먹게 되겠죠


La fêt(e) va enfin commencer

축제가 드디어 시작될 거예요


Sortez les bouteilles; finis les ennuis

술병을 꺼내요, 걱정거리는 다 끝났어요


Je dresse la table, de ma nouvell(e) vie

내 새 삶의 상을 차릴거예요


Je suis heureux à l'idée de ce nouveau destin

이 새로운 운명을 생각하면 난 행복해져요


Une vie à me cacher et puis libre enfin

숨어 살던 날들을 지나 마침내 난 자유예요


Le festin est sur mon chemin

잔칫상이 내 앞길에 펼쳐져 있어요


Une vie à me cacher et puis libre enfin

숨어 살던 날들을 지나 마침내 난 자유예요


Le festin est sur mon chemin

잔칫상이 내 앞길에 펼쳐져 있어요





추천 비추천

43

고정닉 1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공지 음란성 게시물 등록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163] 운영자 14.08.29 167262 509
공지 설국열차 갤러리 이용 안내 [2861] 운영자 13.07.31 439696 286
1123714 ai힘을 빌리면 개쩌는 픽썰 쪄지냐 ㅇㅇ(223.38) 11:41 4 0
1123713 이 음란한 갤 [1] ㅇㅇ(223.38) 11:39 7 0
1123712 안녕 털복숭이들 [1] ㅇㅇ(112.157) 11:26 6 0
1123711 청정한 헬요일 ㅇㅇ(223.62) 00:18 11 0
1123709 뒤조심)아 되게 충격적인 짤 봫는데 얘기할데가 여기밖에 없어 [7] ㅇㅇ(110.47) 06.09 66 0
1123708 디시 이미지 왜 깨져... ㅇㅇ(223.62) 06.09 11 0
1123707 누가먼저 보내나 시합! [1] ㅇㅇ(223.62) 06.09 25 0
1123706 일편단심 안개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5 0
1123705 넘쳐나는 go간 [1] ㅇㅇ(223.62) 06.09 30 0
1123704 축 늘어진 흰 옷에서 꼬물꼬물 기어나오는 아기 [1] ㅇㅇ(223.62) 06.09 24 0
1123703 설갤 단점 ㅇㅇ(223.33) 06.09 16 0
1123702 설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 22 0
1123701 그런가 [2] 설갤러(118.43) 06.09 16 0
1123700 아니 69라고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699 크 69가 와버렸다!!!! 설갤러(118.43) 06.09 14 0
1123698 엘산나를 만난게 행운이야 [5] ㅇㅇ(223.62) 06.08 32 0
1123697 배거파 [1] ㅇㅇ(110.47) 06.08 18 0
1123696 오늘막글 ㅇㅇ(223.62) 06.08 15 0
1123695 어 내일이 69잔아 ㅇㅇ(223.62) 06.08 14 0
1123694 쥬미 영화 보러옴 ㅇㅇ(211.234) 06.08 17 0
1123693 안탄절 지나면 엘탄절도 금방 ㅇㅇ(223.62) 06.08 16 0
1123692 모험가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0 0
1123691 싯발 언제 비 그친거냐 [1] ㅇㅇ(223.62) 06.08 20 0
1123690 수상하게 칼을 잘쓰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1 0
1123689 뭐지? 결혼식인가? [5] ㅇㅇ(211.234) 06.08 56 5
1123688 정령을 잡아다 예쁘게 묶어 공물로 바치기 ㅇㅇ(223.62) 06.08 22 0
1123687 혐퀘후식사 [2] ㅇㅇ(211.234) 06.08 19 0
1123686 오늘은 자동으로 실내활동 [1] ㅇㅇ(223.62) 06.08 19 0
1123685 자연스레 깊어가는 둘의 관계 ㅇㅇ(223.62) 06.08 21 0
1123684 아찜글 ㅇㅇ(211.234) 06.08 15 0
1123683 새벽글 [1] ㅇㅇ(115.138) 06.08 17 0
1123682 다다음주가 안탄절이네 곧 [2] PeopleOfArendel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3 1
1123681 안나가 엘사를 [1] ㅇㅇ(223.62) 06.07 31 0
1123680 엘산나의 금요일 ㅇㅇ(223.33) 06.07 16 0
1123679 여전히 존버중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26 0
1123678 안나vs안나는 기존쎄 대결일듯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35 0
1123677 애틋하게 뺨쓰담 ㅇㅇ(223.62) 06.07 21 0
1123676 눈 깜짝할 새 킹요일 ㅇㅇ(223.62) 06.07 21 0
1123675 원하는 초능력을 얻는 대신 댓글이 부작용을 정해줌 [18] ㅇㅇ(115.138) 06.07 86 0
1123674 크으 모닝갤먹 [1] ㅇㅇ(223.62) 06.07 23 0
1123673 [그림] 원치 않은 신앙 [10] 애호박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7 105 10
1123672 기억 속에서 지워졌던 창작물 [6] 케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112 11
1123671 세명이서 서로 아래 핥으려면 원을 그려야하냐 [3] ㅇㅇ(223.62) 06.06 53 0
1123670 프로즌 ost는 언제 들어도 좋아 [2] 설갤러(118.43) 06.06 24 0
1123669 크읏 이러다 울룩불룩 설줌이 돼버렷 [1] ㅇㅇ(223.62) 06.06 28 0
1123668 엘사만 만나면 움츠라드는 안줌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36 0
1123667 태어날 때 부터 얀데레 엘사 [2]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48 0
1123666 안나 [1] 써리파이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6 2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