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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가장 따뜻한 색, 블루 5

La vie(211.184) 2020.01.18 21: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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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가 엘사네 집에 얹혀지낸지 벌써 2주가 흘렀다. 물론 그렇다는건 아직 집을 못구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안나는 개의치 않고 나름대로 엘사와의 동거라이프를 즐기고 있었다.


엘사가 워낙 바빠 함께 보내는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안나는 엘사 대신 집안일을 하고, 장을 보고, 엘사를 위해 저녁상을 차리는 나름 바쁘고 뿌듯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귀가 자신을 위해 차려진 저녁상을 때마다 엘사는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아니, 고마움을 넘어서 미안해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엘사의 귀가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서, 안나는 침대 위에서 잠이 때보다 엘사를 기다리다 소파 위에서 쪽잠을 자게 되는 날이 많았다. 엘사는 소파 위에서 잠든 안나를 때마다 제발 그러지 말라며, 굳이 자신을 기다릴 필요 없으니 되니 침대에서 편하게 자라고 부탁했지만 안나는 말이 오히려 서운하게 느껴졌다. 가끔은 자기만 하루종일 엘사가 오기만을, 엘사와 함께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같아 안나는 약간 자존심 상하고 섭섭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엘사와 저녁 식사를 하며 서로 하루동안 있었던 일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언제 그랬냐는듯 마음이 풀어지는 안나였다. 엘사가 피곤할 것을 알면서도 엘사와 대화하는게 너무 좋아서, 안나는 대화가 끊기지 않도록 계속 떠들어댔다.


엘사는 뭔가 달랐다. 원래부터 말이 많은 안나는 원래 사람들과 대화하는걸 좋아했지만, 그건 사실 대화보다는 그저 속에 있는 것들을 배설하는데에 지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엘사와의 대화는 따뜻했다. 엘사는 안나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황에 맞는 답변 혹은 조언을 해줬다. 이런적은 처음이었다. 항상 밝고 왈가닥같은 모습에 사람들은 안나를 그저 평범한 없는 20 초반의 여자애라고 쉽게 단정해버리지만, 사실 안나는 굉장히 진지하고 평소에 철학적인 고민도 많이 하는, 또래 친구들보다는 조금 성숙한 사람이었다. 그런 안나를 엘사는 제대로 봐주었다.


저랑 대화하는거 재미 없죠? 제가 이렇게 진지해질 때면 친구들이 혀를 끌끌 찼다니까요. , 안나. 너는 생각이 너무 많아. 단순해질 필요가 있어. 하면서요.”


안나가 어떤 사람인지 있어서 좋은데요 나는.”


안나는 가끔씩 엘사가 저렇게 따스한 눈빛으로 다정한 말을 해올 때면 몸이 저절로 배배 꼬였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자상할 있지? 그리고 너무예뻐. 괜히 쑥스러워 눈도 못마주치겠다.


맨날 얘기만 하는 같아서 민망한데 이제 언니 얘기좀 해봐요.”


무슨 얘기를 듣고 싶은데요?”


언니의 연애 얘기~?”


안나가 몸을 치대며 능글맞게 말했다. 엘사는 약간 탐탁지 않아하는 같았지만, 이내 소파 탁자에 놓여있던 찻잔을 들어 차를 모금 마시고는 입술을 뗐다.


연애 경험이 많지는 않아요별로 유쾌한 기억들도 아니고.”


! 저는 사실 언니가 맨날 학교, , , 학교, , 집만 다니면서 재미없게 살길래 설마 모쏠아닌가 싶었는데. 그러니까 말은 재미없다는게 재미없다는게 아니고..”


아오 바보 멍청이! 갑자기 엘사가 가라앉는 것을 눈치챈 안나는 분위기를 풀어보려 괜히 농담을 던지다 말실수를 해버렸다. 엘사는요것봐라?’ 라는 듯이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려 안나를 노려보다가 당황해서 횡설수설하는 안나를 진정시켰다.


수습할 필요 없어요. 사실인데요 .”


엘사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근데 재미만을 좇으며 없는거더라구요. 인생이란게.”


오오 심오해. 그래서 연애 사업은 당분간 쉬는중? 언제든지 마음 바뀌면 얘기해요. 연애 만큼은 선배로서 조언해줄 자신 있으니까


안나가 놀리듯 말했다. 엘사는 계속되는 안나의 도발에 심기가 불편해졌다. 자기만 당할 없다는 생각에 안나를 조금 골려주기로 했다. 엘사는 빠르게 몸을 안나쪽으로 틀어 둘의 간격을 좁혀갔다. 시선은 안나의 눈에 맞춘채 점점더 가까이 다가갔다. 소파의 양끝에 앉아 있던 둘의 거리가 점점 좁혀졌다. 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 상황에 안나는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자리에 얼은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 얼었다. 어느새 엘사의 얼굴이 앞으로 다가왔다. 엘사는 안나의 오른쪽 허벅지 옆을 오른손으로 받치고 왼손을 뻗어 안나의 턱을 받쳐 들었고, 고개를 약간 틀어 마치 키스 하려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안나는 너무 가깝게 다가온 엘사를 피하려 몸을 뒤로 뺐다. 하지만 더이상 도망칠 곳이 없었고, 뒤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


지금......”


안나가 당황해하며 말을 더듬었다.


누가 연애 선배인지 확인해봐야할 같아서.”


안나는 갑자기 펼쳐진 어색하고도 낯선 상황에 엘사의 시선을 피해 눈을 깔았다. 그러니 닿을듯 말듯한 엘사의 입술과 목선이 시선을 강타했다. 미치겠네. 눈을 어디다 둬야 하는거야. 그때, 탁자 위에 놓여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엘사의 이였다. 엘사는 궁지에 몰린 토끼처럼 겁먹은채로 굳어 있는 안나를 보며 웃어주고는 핸드폰을 확인했다. 문자를 확인한 엘사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 내일 감ㅋ]





“….메가라가 온대요. 내일.”


엘사가 난처하다는 말했다. 내일?! 갑작스런 통보에 둘은 어떻게 것인지 회의라도 해야했지만, 전에 있었던 돌발상황에 뭔가 어색해진 안나는 피곤하다는 어색한 핑계를 대며 먼저 방으로 들어갔다. 눈에 띄게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부자연스러워진 안나를 먼저 방으로 보내고 거실에 혼자 남겨진 엘사는 소파에 다시 털썩 주저앉았다.


“…..무슨 짓을 한거야.”


,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온 안나는 재빨리 문을 닫고 문에 몸을 기댄채 그자리에 스르륵 주저 앉았다. 방금 뭐였지? 그냥 장난이였던 거지, 그치? 역시 파리지앵은 다르네. 역시 개방적이야.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던 안나는 순간 머릿속에 아까의 장면이 스쳤다. 불과 몇센치 앞으로 다가온 엘사의 입술, 곧게 뻗은 목선그리고 쇄골.


미쳤어어어엌?!”


안나는 맨날 붙어 있던 크리스토프와 떨어져 지내다보니 욕구불만이 와서 내가 미쳤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때, 엘사가 욕실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고, 이내 물소리가 들려왔다. 괜히 욕실 안의 장면이 상상돼 얼굴이 벌개진 안나는 침대로 다이빙 하듯 들어가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잠을 청했다.





*





다음날, 해가 중천에 떠있는데도 사람은 일어날 생각을 안했다. 주말이기도 하고, 어제 늦게까지 깨어있었으니 그럴만도 하지. 그때, 평화로웠던 정적을 깨며 요란하게 열쇠를 돌리는 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현관문이 열렸다. ,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씩씩한 목소리가 집안에 울려퍼졌다.


엘사~~~ 나왔어~~!”


엘사가 졸린 눈을 비비며 방문을 열고 나와 메가라를 맞이했다.


왔어? 저녁은 돼야 알았더니, 일찍왔네?”


야간기차 타고 왔어. 배고프다. 집에 먹을거 없니?”


안나가 만들어 놓은게 있을텐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안나 깨워 테니 같이 먹자.”


라고 말하는 순간, 다른 방의 문이 열렸다. 살짝 열린 문틈 사이로 안나가 수줍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안녕! 네가 안나구나? 미안해. 내가 일이 생겨서 갑자기 돌아오게 됐어.”


아니예요! “


안나는 손사래를 쳤다.


신세지고 있는건 오히려 제쪽인걸요.”


서로 형식적인 대화가 오가고, 셋은 일단 아침겸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메뉴는 전날 안나가 만들어 놓은 양파스프. 메가라는 짐을 풀고 엘사가 스프를 데우고 식사 준비를 하는동안, 안나는 스프와 함께 먹을 바게트빵을 사왔다. 메가라는 스프를 떠서 지체 없이 안으로 직진 시켰다.


-. 제법인데? 왠만한 레스토랑보다 맛있어.”


정말요?”


. 합격이야. 그냥 이렇게 우리 셋이 사는게 어때? 이제 마트에서 냉동 식품 사먹는것도 이골이 난다구.”


말이 되는 소리를 .”


엘사가 찬물을 끼얹었다. 안나는 단호한 엘사의 말에 서운할 뻔했지만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엘사 말이 맞았다. 집은 셋이 살기에는 공간이 부족했다. 그렇지 않더라도 당연히 그건 민폐지


그냥 말이 그렇다는거지~ 너무 그렇게 딱딱하게 필요 없잖아?”


엘사 언니 말이 맞죠 . 어쨌든 처음 약속은 달만 머무는거 였으니까. 2 안에 빨리 구해서 나가야죠.”


아니, 말은 뜻이 아니라-“


여기서 우리랑 같이 살면 외로울거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엘사는 그말을 그냥 삼켜버렸다.


그나저나 갑자기 돌아오게 된거야? 그것도 2주나 일찍.”


그게 사실은 소매치기 당했어. 여행경비를 몽땅 털려버렸지 뭐야.”


엘사와 안나의 입이 벌어졌다. 뒤로 메가라는 이탈리아는 소매치기의 나라다, 이탈리아 뿐만 아니다, 유럽은 뜨고 베이는 곳이다, 치안이 쓰레기다, 라는둥 엘사와 안나가 그릇을 비우고 숟가락을 놓을 까지 신나게 욕을 해댔다.





*





식사를 마치고 안나는 집을 알아보러 부동산에 다녀오겠다며 나갔고, 집에는 엘사와 메가라 둘만 남았다.


귀엽네.”


?”


설거지를 하던 엘사가 물소리 때문에 듣지 못하고, 물을 끄며 되물었다.


안나말이야. 애가 귀엽다고.”


남자친구 있어.”


누가 뭐래? 웃기는 애네.”


괜히 쓸데 없이 헛바람 넣지 말라는 얘기야.”


.”


메가라는 어깨와 양손을 들어 으쓱하며 어이 없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뭐가 웃겨? 1년만 있다가 돌아갈 애야. 짧은 시간동안 시간 낭비 안하게 도움은 못주더라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지.”


누가 뭐래? 그나저나 벌써 그렇게 친해졌나봐? 엄청 아끼네.”


“….친동생같은 애야.”


친동생? 메가라는 엘사의 입에서 나온 이질적인 단어에 놀랬다. 하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안나점점 호기심이 생기네. 메가라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지만, 다시 등을 돌려 설거지를 재개한 엘사는 그런 메가라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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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쥬미들~~ 오늘도 분량이..

쓰고 싶은 내용은 많은데 글빨이 딸려서 점점 쓰기가 힘들다...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는 같아 뿌듯하고 고마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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