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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외전) 엘쨔와 꿀꾸리 무리들 7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62) 2020.01.19 20:10:27
조회 158 추천 14 댓글 3




등뿔멧돼지 무리 때문에 결국 노숙 신세가 돼버렸어. 강가에 터를 잡고 불을 피워서 옷을 말리려고 하겠지. 올라프는 멧돼지를 쫓아서 칭찬은 커녕 다른 인간들이 봤으면 어쩌냐고 잔소리를 들어서 토라졌어.


작은버섯은 자고있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  똬리를 튼 올라프가 불쌍해서 옆으로 가서 말랑 손으로 토닥토닥 해주었어. 올라프는 신경 거슬린다는 눈빛으로 작은버섯을 볼거야.


그런데 꼬리로는 작은버섯을 꾹꾹 찌르면서 장난을 쳤어. 말랑이 손으로 잡히지 않게 슈슈슉 잘 빠져 나가면서 작은버섯을 놀릴테지. 하쮜말거롸! 거창한 말투와 버섯갓에서 빠져나가는 소량의 포자는 올라프를 웃게 만들거야.


작은버섯의 존재만도 못하게 된 용사님의 이미지는 완전 구겨졌어. 서로 재밌게 놀고있는 작은 생물체들을 보고 한숨을 푹 쉬겠지. 엘사는 아직도 기절해서 반응 없는 작은 눈사람의 조각이 불에 닿지 않게 하나하나 다른곳으로 옮길거야.


안나는 기운이 없어 보였어. 너무 검에만 의존했나, 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이래서는 엘사 뿐만 아니라 저 조차도 지킬 수 없을텐데, 작은 해프닝으로 끝난 등뿔멧돼지 사건은 용사님의 이름을 다시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된거야.

"엘사. 나 검 없이도 널 지켜낼 수 있을까?"
"안나는 날 지키고 싶어? 왜?"
"소중한 사람이니까 지켜야 하는거야."

큰 의미로 다가온 말에 엘사는 안나의 가까이에 앉았어. 이거, 젖을거야. 엘사와 다르게 옷이 축축히 젖어있어서 젖은 옷이 몸에 닿을거라고 말했어. 어찌됐든 상관없어. 안나의 옆에 있을 수 있으면.

"난 내 스스로 날 지킬 수 있어. 안나도 지킬게."
"혹시나 마법을 써서..."
"다른 사람들이 내 마법을 보고 무서워할까봐?"

엘사가 따뜻한 사람인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용사님이지만 용사님 외의 다른 인간들은 달라. 누구나 쉽게 편향된 시선으로 보기 마련이야. 아무리 마법사 코스프레를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엘사의 마법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일부 있을거야. 당장 뛰어다니는 작은 눈사람을 좋게 볼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그런 사람들에게 혹시나 엘사가 상처를 받을까봐. 용사님은 그게 두려웠던거지. 이미 사람들에게 많이 상처받고 혼자있던 시간이 많았던 엘사가 트라우마로 남은 사람들의 부정적 시선을 또 겪을까봐. 무슨 일이 있든 옆에 있겠다고 약속했다지만, 지킬 힘이 없으면 소용없는거야.


엘사는 안나의 그런 마음을 모르지 않겠지. 엘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보기 힘들더라도, 지금 주변엔 온통 새로운 사람들이라도 그 틈에서 살아가는 건 쉽지 않을거야. 그래서 안나가 더 필요한거야. 평범한 일상을 위해선 안나가 가장 필요한 존재였어.


엘사는 고민하고 있던 안나의 손을 슬며시 잡았어. 깊숙이 맞잡아 오는 손도 안나가 아니면 없어. 머리를 툭. 안나의 어깨에 놓고 타오르는 불에 시선을 옮겼어. 눈을 감았다가 뜨면 눈동자는 용사님에게 가있을거야.

"혹시, 모두가 엘사의 마법을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이 없을까?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큰 눈사람을 만들까? 내 성문을 지키던 거."

아니야, 그건 아니야. 큰 눈사람이 온몸에 비죽배죽 얼음가시를 내보내면 모두가 무서워서 도망치겠지. 엘사는 눈 뿐만 아니라 얼음도 가능하니까... 얼음...여름...얼음...아! 용사님은 아이디어 하나 냈어.

"빙수를 만드는 건 어때? 얼음을 갈아서 달콤한시럽을 그 위에 뿌려 먹는 음식이야."
"빙쭈?! 안놔는 빙쭈를 좋아한돠!"

먹보 아니랄까 작은버섯은 음식 얘기에 귀신 같이 알고 찾아 와서 졸라댈거야. 엘사는 뿌쨕거리는 작은버섯을 보며 푸흐흐 웃었어. 물론 엘사의 평범한 삶 속에는 작은버섯도, 올라프의 자리도 있을거야.

"좋아! 집을 짓고 나서 빙수가게를 하는거야. 그럼 모두가 엘사의 마법을 좋아하게 될거야!"
"집 생기면 안나랑 매일 섹스 해도 돼?"
"집 생기고 매일...?"
"그럼 지금도 할래."

기겁하는 용사님과 다르게 작은버섯은 아무래도 엘쨔는 친구를 많이 만들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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