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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위] 일곱 안나가 엘사를 노림 2앱에서 작성

김안나(211.216) 2020.01.25 23:33:59
조회 2838 추천 81 댓글 23
														




1편





일곱 센티넬 안나×가이드 엘사




소년 안나=청안~북쪽 산 (수) 속성 동물 (수인화 가능)

하얀 안나=백안나 (리버시블) 속성 독

겨울 안나=올벤쳐 (다정공) 속성 물

여름 안나=피버 (명랑공) 속성 불

가을 안나=프2 (얀데레공) 속성 신체 강화, 전기

여왕 안나=퀸안나 (변태공, 강공) 속성 시간, 복사

안나=엘사 동생 (?????) ??????










“여기가 네가 근무할 곳이다.”



나와 똑같이 생긴 사령관이 고압적인 태도로 고개를 까딱였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은 스킵 버튼을 눌러 시간을 빠르게 이동했기 때문에 어느새 내 눈 앞에는 거대하고 삭막한 건물이 있었다.


[야한 동생 공략하기] 게임의 장르는 성인 연애 시뮬레이션이지만 그 배경은 상당히 암울했다. 요즘 게임치곤 드물게도 과거 일어났던 3차 세계대전에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전쟁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밀리터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건전한 소년 안나를 메인으로 두고 각종 전술을 시도해 보는 전략 게임으로도 즐길 수 있겠지만 간단히 말해 나는 그런 쪽에는 일체의 관심도 없었다. 500년도 더 된 전쟁인데 시험 볼 때 필요한 결과만 알면 됐지 자세한 사항까지 알 게 뭐란 말이야.


게다가 전쟁이라는 소재 자체는 애초에,



“빨리 들어가도록 해.”



성인 게임의 야릇함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요소 중 하나일 뿐이었다.


이 게임에서는 센티넬과 가이드라는 특수한 종족이 있다. 센티넬은 강력한 초능력을 가졌으나 그 힘을 제어하기 위해 가이드와의 신체 접촉이 필요하다는 설정이다. 그 신체 접촉을 가이딩이라고 하는데, 예상하다시피 효과 직방 가이드란 건 그거다.


섹스.


섹스다.


섹스!


야호!


설정상 주인공인 나는 세계에서 유일한 가이드이며 내가 공략 가능한 안나들 외의 센티넬은 없었다. 다른 가이드가 없고 센티넬은 여섯이니 얼마나 훌륭한 하렘 게임 설정이냐고.


실실 웃음을 흘릴 뻔 했지만 애써 표정관리를 했다. 사령관은 튜토리얼 캐릭터답게 세계관과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역할 같은 것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너는 USA에서 개발된 생체 병기들을 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다. 센티넬이라고 불리는 그들은 전술 병기로써 전면에 나가 싸울 테지만, 너는 그럴 필요 없다. 대신 전쟁에 나가기 전이나 돌아온 후의 그들과 신체 접촉을 해 안정시켜주기만 하면 되는 아주 쉬운 일이지.”



다시 말해, 그들의 목숨은 네 손아귀에 있다는 소리다. 그렇게 말한 사령관은 냉랭한 어조로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에 반항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아. 센티넬을 꼬드겨 문제를 일으키는 순간 센티넬들과 네 심장에 있는 칩이 터져나갈 거다. 너무 걱정하진 마. 나라에서는 순순히 전쟁에 협조하면 네게 아쉬울 것 없는 부와 명예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전쟁 중에도 네 편의를 최대한 보장할 것이야. 네 감정 상태에 따라 센티넬들의 능력 수준이 변하니 최대한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아, 예.”


“지금부터 네가 맡을 센티넬들을 소개-“



거기까지 듣자 위에 스킵 버튼이 생겼다. 다 아는 설명을 매번 다시 듣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나는 얼른 그 버튼을 눌렀다.



[튜토리얼 종료]


[내 정보를 확인합니다]


[내 정보]


[엘사 아렌델, 플레이어]


[감각 수치 MAX (통각 0)]


[가이딩 레벨 100 (MAX)]


[매력 레벨 100 (MAX)]


[플레이어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누적 플레이 99회]


[남은 스텟 포인트 50 (New)]



[야한 동생 공략하기] 게임은 회차가 리셋되어도 본인의 캐릭터 능력치는 그대로 유지된다. 많이 플레이할수록 가이딩 레벨과 매력 레벨을 올려 공략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소리다.



[로딩 중]


[챕터 1로 이동합니다]



하얀 빛을 통과하자 나는 곧 소년 안나의 훈련장에 도달했다. 여섯 명의 센티넬 (안나들)은 모두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이라 훈련장을 다 따로 썼는데, 그래봤자 내가 실감할 수 있는 건 능력이라곤 안나들이 섹스를 할 때 쓰는 것 정도였다.


독 속성을 가진 하얀 안나가 손끝에서 미약을 흘려 보내며 삽입하는 것 같이 말이다.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래가 축축해졌다.



“… 아, 안녕하세요!”



날 알아본 소년 안나는 눈을 크게 뜨더니 곧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받아준다]


[받아주지 않는다]



당연히 첫 번째를 골랐다.


웃으면서 인사하자 소년 안나의 표정이 환해졌다. 고작해야 열 일곱은 될까말까 한 나이로 보이는 소년 안나는 내 동생과 가장 닮은 캐릭터기도 했다. 그래선지 늘 마주할 때마다 기분이 묘했다.



[소년 안나의 호감도가 2 증가합니다. (2/200)]



튜토리얼 캐릭터 격인 소년 안나는 호감도 올리기에 가장 쉬운 캐릭터였지만 정사 이벤트는 보기 어려웠다. 초회차에서 쉬울 줄 알고 소년 안나만 열심히 팠던 나는 이 대놓고 끈적끈적한 게임에서 키스도 못 해보고 끝났다.


소년 안나를 덮치려면 적어도 가이딩 레벨 80은 넘어야 한다는 걸 30회차 때쯤 배웠다. 소년 안나를 제외하면 하나같이 내게 달려드는 캐릭터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건 상당히 감격적이었다. 게다가, 소년 안나와 하는 건 다른 안나들과 달리 진짜 동생과 섹스하는 기분이니까.


내가 머리를 쓸어내리고 있다 소년 안나가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내게 말을 걸어왔다.



“와, 정말 신기해요.”


“뭐가요?”


“처음 연구원들이 하는 말을 들었을 땐 솔직히 별로 못 믿었거든요. 그런데 언니랑 가까이 있기만 해도… 좀 편해지는 것 같아요. 동물 귀도 없어졌고요. 그거 집어넣기 힘든데.”



배시시 웃는 게 귀엽다. 매번 보는 화면이지만 정말 동생 같아서, 나는 그만 멍하니 소년 안나를 바라보고만 있다.



“손 잡아봐도 돼요?”


[허락한다]


[거절한다]



… 응. 홀린 것처럼 첫 번째 선택지를 고른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소년 안나는 내 손을 덥썩 잡고는 고양이처럼 손에 얼굴을 비볐다. 부드러운 감촉에 무심코 손을 움찔 떨었다.



[소년 안나의 호감도가 2 증가합니다. (4/200)]


“언니 손… 차가워서 기분 좋아요. 계속 이러고 있고 싶다.”


‘그래? 난 너한테 당장이라도 키스해주고 싶은데.’



소년 안나의 새빨간 입술을 보면서 속으로 중얼거린 나는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뭐가 좋은지 소년 안나가 또 웃음을 터트렸다.



“들으셨을 진 모르겠지만, 제 능력은 동물을 다루는 거예요. 제가 동물이 될 수도 있고요.”


“그거 정말 멋지네.”


[소년 안나의 호감도가 4 증가합니다. (8/200)]



칭찬해주자 소년 안나가 볼을 빨갛게 물들였다.



“… 별 거 아니에요. 전면전에 그렇게 적합한 능력도 아닌걸요…”



그래도 칭찬을 들으니까 기뻐요. 수줍은 말과 함께 호감도가 다시 10으로 올랐다.


만난 지 5분도 안 돼서 벌써 호감도가 10까지 올라가는 건 소년 안나의 무방비함 덕분도 있었지만 내 매력이나 가이딩 레벨이 높기 때문이기도 했다.


가이딩 레벨 1로 시작했던 처음에는 적어도 포옹 정도는 해야 센티넬들이 편안함을 느꼈다. 만나자마자 의심부터 받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 정도까지 오다니 새삼 뿌듯했다.
눈을 내리깔며 몇 번 더 내 손과 접촉하던 소년 안나는 또롱또롱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언니, 지금 안 바쁘죠? 아직 다른 센티넬들은 훈련이 끝나지 않았을 거예요. 제게 배정된 방으로 언니를 부르고 싶-“


“오, 누구 맘대로?”



소년 안나가 신이 나 내게 말을 쏟아내는 도중 뒤에서 빈정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안나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똑같았지만 나는 저 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어차피 소년 안나와 만난 뒤 찾아오는 안나는 하얀 안나나 겨울 안나 둘 중 하나로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겨울 안나는 저런 재수 없는 목소리로 말하지 않는다. 재수 없다고는 해도 귀여울 뿐이지만.



“당신이 내게 배정된 가이드구나.”



반묶음 머리를 늘어뜨린 하얀 안나가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느릿하게 걸어왔다. 소년 안나는 하얀 안나의 등장에 몸을 뻣뻣하게 굳혔다.



“이거 생각보다 훨씬…”



망설임 없이 다가온 하얀 안나는 내 얼굴에 손을 얹고 나를 빤히 바라보며 속삭였다.



“마음에 드는데?”



그리고 떠오르는 푸른 창. 여기서 나오는 선택지는 어차피 뻔했으니 나는 자연스럽게 누를 준비만 하면-



[고개를 돌리고 외면한다]


[정강이를 차 준다]


[다짜고짜 키스한다]


[(진실)]



… 어라?


어라?


나는 어리둥절한 채 내 눈앞에 떠오른 선택지 네 개를 쳐다봤다.


앞의 세 개는 언제나와 같았다. 가이딩 레벨이 50 이하면 정강이를 차 주는 게, 51 이상이면 키스하는 게 최선의 선택지였다. 40회차를 넘어간 나는 당연히 계속 세 번째 선택지를 골라왔다.


하지만 네 번째 창은 여태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무슨 이변이 일어난 걸까?


문득 나는 이번 회차가 정확히 100번째 플레이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어떤 게임은 특정한 회수 이상 플레이해야 열리는 루트가 존재하기도 한다.


[야한 동생 공략하기] 게임 역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히든 루트를 골라보는 게 맞는 거겠지. 침을 꿀꺽 삼킨 채, 나는 네 번째 버튼을 눌렀다.



[정말 (진실)을 선택하시겠습니까?]



터치하자마자 빨간 경고창이 떴다. 이렇게까지 한다는 건 정말 뭔가가 있는 게 틀림없다. 어쩌면 내가 여태껏 보지 못했던 히든 엔딩이나 새 업데이트에 관한 내용일지도 모른다.



“네.”


[플레이어가 (진실)을 선택하였습니다]


[시스템을 새로 동기화합니다]



순간 환한 빛이 저 끝에서부터 하얀 안나를 지나, 나를 통과하고 세상을 훑었다. 빛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서부터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손발에 저릿한 감각이 느껴졌다. 뭐가 달라진 걸까? 하얀 안나는 여전히 내 얼굴을 천천히 쓸어내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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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한 소잰데 여기까지 읽어준 쥬미들 고맙다!

안나들의 능력은 잉챠 플레이를 위한 베이스라고 생각해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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