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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아이돌 안나 홈마 엘사 붐은 온다아악악으악새

tyreno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7 00:17:57
조회 1117 추천 66 댓글 25



서로의 역할이 반대인 경우;




캠코더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한다. 세칸, 어제 충전을 깜빡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충분하다. 일을 하다 뛰쳐나온 탓에 정신이 가다듬어지지 않는다. 오피스룩에 검은색 하이힐, 머리를 정갈하게 땋아내린 차갑고 도도한 인상, 엘사는 음악 방송의 출근길 포토 라인에 서있었다. 주위의 군중들이 계속 카메라를 들고 밀고 들어오는 탓에 발목이 시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얼굴 표정이 변하는 일이 없었다. 캠코더의 손떨림방지 기능을 켠 그녀는 앵글이 나오는지 확인한 후 더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한숨을 쉬었다. 앞사람이 키가 큰 탓에 머리가 조금 앵글에 들어왔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때, 그녀의 최애 그룹, 그 중에서 최애 멤버, 안나가 출근길의 포토라인에 입성했다. 주위에서 환호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엘사도 재빨리 캠코더를 꺼내어 안나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오늘 영상은 깔끔하게 나와라, 그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안나는 사람 좋은 미소를 띄면서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녀의 눈길이 관중에 미칠 때마다 환성이 터져나온다. 몇몇 팬들이 그녀에게 주접이 담긴 말을 외치고, 안나는 센스좋게 맞받아쳤다. 그녀의 말 한마디에 모두의 웃음이 터졌다. 엘사는 최애 앞에서도 얼굴 표정이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멤버들이 전부 모여 포토 타임을 잠깐 가진 후 방송국의 입구로 들어가는 안나. 안나의 모든 발걸음을 엘사는 기록했다. 그녀의 모습이 사라진 이후, 엘사는 캠코더를 소리나게 탁, 닫고 관중 무리에서 빠져나왔다. 휴, 오늘은 나름 괜찮았어. 엘사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조심스레 닦아내었다. 지금 이 순간만이 엘사가 유일하게 숨을 돌리는 순간이었다. 




"엘사씨, 요새 반차가 잦네요?"


다음날의 출근, 아침 저혈압에 시달리던 그녀는 겨우 시간에 맞춰서 회사에 출근했다.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업무 준비를 하던 그녀의 직속 상관이 그녀에게 다가와 딴죽을 걸었다. 


"아... 네."


"너무하단 생각은 안들어요?"


"과장님."


갑자기 엘사의 분위기가 급격히 냉랭해졌다. 지각할 뻔한 탓에 허둥지둥하던 표정은 온데간데 없었다.


"연휴에 출근하겠습니다. 계속 반차 쓰면 안될까요?"


"어차피 연휴에 나와봤자 할 일도 없습니다."


"그러면 성과급 반납하겠습니다."


그녀의 말에 과장이 매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름대로 혁혁한 성과를 올리던 그녀였기에 인센티브도 많이 붙을 예정이었다.


"...반차 마음대로 쓰십쇼."


성과급 딜을 통해 반차를 지켜낸 엘사. 괜찮다. 다음달 팬싸를 두어번 줄이면 될 일이니까. 




남정네로 가득한 팬싸장은 엘사의 등장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었다. 전혀 덕후라고 볼 수 없는, 오피스룩의 직장인이, 그것도 매우 매력적인 여성이 아랑곳하지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까. 그녀의 번호는 30번대였다. 


"기자인가?"


"연예부 기자?"


"기자가 돈까지 써가면서 팬싸를 오나?"


그녀의 뒤로 카메라를 짊어진 덕후들이 수런거렸다. 그녀도 그 말들을 다 듣고있었지만 표정 하나 까딱하지 않는 차가운 표정을 유지했다. 어느덧 그녀의 차례가 되어 엘사는 무대 위의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맞은 편에 앉은 멤버가 무어라 말을 걸어도 살풋 웃으며 대답을 할 뿐, 차가운 인상은 그대로였다. 그렇게 몇몇 멤버를 지나 안나 앞에 앉은 엘사.


"아- 안녕하세요!"


그렇게 말하며 안나는 왼손으로 엘사의 오른손에 깍지를 꼈다. 그녀가 팬싸때 사용하는 스킬로, 오는 팬들마다 깍지를 껴주는 것으로 유명했다. 선뜻 손을 내어주기 어려워하다가 안나가 그녀의 손을 확 잡아버리고야말았다. 반대편 손으로 엘사가 건넨 앨범에 슥슥 능숙히 사인을 하는 안나. 


"엊그제 뮤직탱크 출근길 오셨죠? 어우, 금발이라 확 튀시더라구요. 기자인줄 알았다니까요!"


안나의 손을 잡은 엘사의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귀끝에 열이 몰리는 것을 엘사는 느낄 수 있었다. 


"누가 최애에요?"


그녀의 말에 입을 꾹다무는 엘사. 그녀는 책상으로 눈을 내리깔다가 지긋이 안나를 바라보았다.


"나죠? 나구나!"


끄덕끄덕, 겨우 고개를 끄덕이는 엘사. 차갑던 그녀의 인상이 확 풀어지더니 영락없이 낯가리는 어린 소녀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유, 고마워요 언니! 엘사? 이름도 이쁘다! 엘사 언니!"


엘사의 얼굴은 벌겋다 못해 폭발할 지경이었다. 하얗다 못해 투명할 지경인 그녀의 얼굴에 오랜만에 색이 돌았다. 


"그런데요- 엘사 언니는 왜 제가 제일 좋은 거에요?"


말하자면 끝도 없어요, 그런 말들을 엘사는 턱 끝에서 삼켜내었다. 



팬싸만 갔다오면 탈진하는 느낌이다. 그나마 그녀의 카메라가 DSLR이 아니기 때문에 짐은 가벼운 편이었다. 하이힐을 너무 오래 신고있었다보니 발목이 시큰하고 붓는 느낌이었다. 최근에 옆집에 누군가 이사를 왔는데, 이사 내내 온갖 소음에 시달렸던 엘사였기에 더 많은 피로감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도어락을 딸각하고 열어젖힌 그녀는 띡띡- 하고 비밀번호를 두어개쯤 누를 무렵, 그녀의 뒤로 누군가가 지나쳐 바로 옆집의 도어락을 열기 시작했다. 오, 어디 한번 상판때기 좀 보자구, 요란한 이사의 주인공이 누구신가, 하는 마음으로 옆을 흘깃 쳐다보았다. 어딘가 익숙한 적발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또 익숙한 키와 체형, 두상까지, 어라, 안나를 좀 닮았나? 더 제대로 보기 위해 그녀는 아예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만 엘사는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헉." 겨우 집어삼킨 그녀의 단말마가 쌀쌀한 아파트 복도에 울려퍼졌다. 그 격한 숨소리에 적발의 주인공도 엘사 쪽을 쳐다보았다.


"어, 누구였더라?"


누군지 골똘히 생각하다가 이내 기억났다는 듯이 얼굴이 해사하게 펴지는 요란한 이사의 주인공,


"아! 엘사씨구나! 안녕하세요!"


그녀의 최애, 안나였다. 






짧아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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