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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올라프는 먹는거야 28모바일에서 작성

강니악갴ㅋㅋ(175.193) 2020.01.29 11:58:03
조회 950 추천 71 댓글 20






여기가 어디야? 머리아파.

어둠 속에서 어린아이가 혼자 우는 모습이 보였다. 그게 안나 자신인지, 엘사인지, 올라프인지 구별되지 않았다. 그 아이는 어느새 익숙하게 안나의 옆에 다가와 치맛자락을 잡아당겼다. 오랜만이네.



"......Hello, Darkness?"



안나의 물음에 아이가 고개를 들었다. 생긴게 저랑 똑같은 얼굴이였다. 하얀 머리색만 빼면. 어라, 너 머리색이 원래 하얀색이였던가?



"왜 여깄어? 여긴 어디고?"



"안나. 이제 내가 필요없는 거 아니였어?"



나는 너의 어둠인데. 행복해졌다고 필요없다고 버릴땐 언제고. 여기 왜 왔어? 안나의 오랜 친구가 물었다.



"아토할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길래... 그게 너였어?"



왜 울고 있었어? 안나가 오랜 친구에게 물었다.



"...언니가 안 오니까."



"네가 찾으러가면 되잖아."



"...너도 니가 찾으러갔어?"



어... 안나는 볼을 긁적였다.



"음. 아니. 엘사는 먼저 찾아왔어."



"부럽다."



왜 부럽지. 너는 나인데. 안나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



"바보. 난 너지만, 네가 아니야 안나."



"어?"



"난 네가 아니야."



언니를 만나서 행복한 네가 아니야. 오랜 친구는 어느 새 훌쩍 커서 안나를 내려다봤다. 놀란 안나가 흠칫하며 뒷걸음질 쳤다. 커다란 손이 안나를 붙잡았다.



"나는. 엘사가 숲에서 돌아오지 않았을때의..."

그래. 엘사와의 교류가 영영 끊긴 채 혼자서 아렌델 성에서 살았을. 그래서 크리스토퍼를 죽이고, 한스를 죽이고. 엘사를 탑 안에 가둔 채 서서히 미쳐가는 폭군.



"나는 내가 크면 그렇게 될 줄 알았는데... 너는 행복해졌다고 바로 나를 아무대나 쳐박아버렸잖아."



내가 몇번이나 날 잊지말라고 치맛자락을 잡아당겼는데. 뭐. 그래도 이젠 상관없어. 훌쩍 큰 오랜 친구가 안나를 내려다보며 웃었다. 안나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아토할란에 잘왔어. 넌 오랜 친구인 나를 오랫동안 이런 추운곳에 쳐박아둔 대가를 받아야 되. 너만 운좋게 행복한건 불공평해. 너만 엘사를 갖는 건 불공평하잖아."



이젠 언니를 나한테도 나눠줘. 커다란 손이 안나를 집어삼켰다.

아토할란의 우는 소리가 멈췄다. 허니마린과 크리스토퍼가 흠칫 놀라 고개를 들었다.









"나... 감옥에서 너를 꺼내준적이 없는데."



청록색 눈이 기묘하게 반짝이며 가늘어졌다.



"...옷도 이상해 엘사. 머리도 예전처럼..."



풀었네? 안나의 손이 엘사의 백금발을 만지작거렸다. 눈앞의 엘사는 마치 한스 손에 잡혀서 감옥에 갇히던 날 같았다. 설마. 안나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졌다.



"아윽!!"



"숲으로 돌아가려는거야?"



거칠게 잡아당겨진 머리카락에 엘사가 신음을 흘리며 고개를 뒤로 꺾었다. 아픔에 절로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나한테서 도망치는거야?"



"아... 안나 이것 좀..."



얼음 바닥을 무릎으로 쓸며 엘사가 애원했다. 뭐가 뭔지 하나도 알수가 없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안나가 아닌것 같았다.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안나는 웃으며 엘사를 질질 끌고 이동했다.



"아렌델로 돌아가자. 감옥을 나온 아이는 벌을 받아야되잖아. 아, 이참에..."



다시는 나올 수 없게 인대를 잘라놓을까? 안나가 품 안에서 단도를 끄집어냈다. 엘사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때 얼음길 저 끝에서 허니마린이 소리쳤다.



"떨어져요 엘사!"



"읏!!"



안나가 휘두른 단도가 엘사의 손바닥을 찢었다. 안나의 눈이 번뜩였다. 휘청거리는 엘사의 멱살이 안나의 손에 잡히기 직전,



"엘사! 마법을!!"



저 끝에서 들리는 패비의 고함소리에 엘사가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바닥에서 뻗어나온 날카로운 얼음 송곳들이 안나의 주위를 감쌌다. 윽. 빠르게 다가오는 얼음 송곳들에 뒷걸음질쳤지만 곧 등 뒤로 벽이 닿았다.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다는 사실이 얹짢은건지 안나의 눈빛이 낮게 으르렁거렸다.



"엘사! 괜찮아요?"



허니마린이 엘사의 상처를 살피며 물었다. 하지만 달달 떨리는 손은 허니마린이 다가오기 무섭게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피가 나는 손바닥이 짖이겨지는건 아무것도 아니였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떨리는 목소리로 엘사는 소리쳤다.



"도대체....... 도대체 이게 다... 뭐야? 허니마린! 알아듣게 설명해! 도대체 안나가... 안나가 왜!!"



나에게 칼을 휘두르는지!! 엘사가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엘사."



떨리는 손 위로 허니마린의 손이 닿았다. 엘사의 벽안이 무너질것 같이 흔들리고 있었다. 허니마린은 엘사의 손을 떼어내 상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



"당신이 숲으로 떠나고나서... 패비가 찾아왔어요."



예언을 봤다고 했어요. 엘사의 양 손바닥을 찢어놓은 상처를 보고 허니마린은 인상을 찌푸렸다.



"예언에서 안나는..... 울음소리가 들리는 아토할란에서 당신을 선택하고, 화를 내면서 우는 크리스토퍼를 죽였어."



그래서 패비의 부탁으로 나는 크리스토퍼를 안나에게서 떼놓은거였구요. 허니마린은 상처를 지혈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엘사는 피가 나는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단도에 베인 상처가 끔찍하게 아파오고 있었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럼......안나는?"



"엘사."



허니마린의 손 끝에는 안나를 지나쳐서, 언제부턴가 치맛자락에 매달린 하얀 양갈래머리를 한 어린 안나를 가르켰다.



"아토할란에서 울고있던 건 저 애예요, 엘사."



그렇다는건. 방금 자신을 찌르려고 칼을 휘둘은건 정말.



"......안나."



"응?"



안나가 웃으며 대답했다. 엘사의 피가 묻은 단도를 든 채 여왕은 웃고있었다.



"엘사."



엘사가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이것좀 치워줄래?"



나갈래. 그렇게 말하는 안나의 손에는 칼 날 끝에 묻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썰매에서 나눴던 허니마린과의 대화가 떠올랐다.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건가요 엘사? 당신들에게 위험이 되는 존재라고하면...'

'............'

'...죽일건가요?'



충격으로 얼어붙은 엘사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나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요. 그저... 안나가 위험하지 않길 바래요.'



하지만 우습게도 자신이 만든 얼음 감옥 안에 갇혀있는 안나가 눈 앞에 있었다. 할 수 있는 말 같은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서 눈물만 흘렸다.

아토할란으로 떠나기 마지막 날 밤. 저를 끌어안고 칭얼거리던 안나가 떠올랐다.

'...무서워 엘사.'

귀신같은건 없는거 아는데...

'어린애 같네 안나. 걱정마렴 내가 지켜줄게.'

너의 몸도 마음도 전부. 전부 내꺼니까. 내가 전부 지켜줄게.

그렇게 맹세했던 다짐이 무색하게도. 눈 앞의 사람에게서 자신이 알고 있는 안나의 모습은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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