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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안나와 아르테미스 엘사 8화앱에서 작성

엘산나픽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1 02: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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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안나와 아르테미스 엘사 6~7화








8화.







몇 번 자지러지게 우는 엘산나를 경험한 엘사와 안나는 엘산나가 자고 일어났을 때 둘 중 한명이라도 없으면 그렇게 울어댄다는 것을 깨달았어. 평소에는 잘 울지도 않는 엘산나가 그 점에 대해서는 고집을 부리니 엘사와 안나는 난감해졌지. 재웠다가 일어나면 서로의 신전으로 뛰어가는 것도 한두 번이지. 엘산나가 우는 원인도 알고 있는 데, 서로를 찾아다니는 동안에 엘산나가 울게 두는 게 마음에 걸렸지. 괜히 아이를 울게 만드는 것 같아서. 그래서 자연스럽게 엘사가 아침이 되면 엘산나가 깨기 전에 안나의 방으로 왔어. 그리고 엘산나는 깨어날 때마다 두 사람이 항상 보인다는 점에 안심했던 건지 잠드는 빈도수가 많아졌지. 덕분에 아침에 잠시 들르는 것에서 아예 엘사는 안나의 신전에서 거의 하루종일 있는 수준에 이르렀지.

그들의 일상은 평화롭게 흘러갔어. 안나는 눈을 돌리면 언제나 엘사가 있다는 것이 너무도 좋았고, 엘사는 가끔 안나를 볼 때마다 죄책감에 가슴이 죄어들었지만 그것도 점점 익숙해졌어.


그러던 어느 날 이변이 일어났어.


“에츄!”


하는 귀여운 기침 소리와 함께 엘산나가 기침을 한 거야. 그리고 엘산나의 입과 코에서, 고운 하얀 가루가 훅-하고 튀어나왔어. 그것은 차가웠고 엘사와 안나의 피부에 닿자마자 순식간에 액체가 되어버렸지. 그건 눈이었어. 기침하면서 엘산나는 눈을 뿜어낸 거야.


기이한 현상에 둘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지. 그리고 엘산나가 또 크게 기침을 했어. 이번에는 투두둑, 소리와 함께 얼음 조각이 그들의 가슴을 때리고 바닥에 떨어졌지. 그리고는 엘산나는 코를 훌쩍였어. 감기를 걸린 거야.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감기에 걸려서 기침을 할 때마다 눈과 얼음을 만든다는 것이었어.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인간이나 영웅이 되고, 신과 신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영웅이 되거나 신이 되지. 그리고 눈과 얼음을 만들어내는 건 엘산나가 신으로 태어났다는 증거이기도 했어. 이 아이를 임신시킨 상대가 신이라는 말이었지.


“엘사, 내 딸이 신이 될거야!”


안나의 자식들은 대부분이 인간이나 영웅이었어. 모두가 안나보다 일찍 죽어버렸지. 사람들을 살리던 아스클레오피스처럼 뛰어난 능력으로 신처럼 추앙받은 아이도 있었지만… 그 역시 인간이었고 결국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죽은 뒤에야 겨우, 그것도 이름만 신의 대우를 받았지. 하지만 엘산나는 영원히 안나와 함께 올림푸스에서 함께하겠지. 그리고 엘사와 함께.


기뻐하며 엘산나를 끌어안는 안나와 달리 엘사는 복잡했어. 엘사의 차디찬 눈빛에 겁에 질려서 허겁지겁 도망치던 남자가 떠올랐어. 아테나가 며칠 전에 자신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림푸스의 신들 중에는 그 남자로 보이는 자가 없다고 했어. 하급신까지 조사해보았지만, 아직까지 안나와 그날 밤 잠을 잤다는 이는 없었다고 했지. 그리고 이제는 인간들로 조사의 범위를 넓힐 예정이라고. 하지만 엘산나가 신으로 태어났다면 인간들을 조사해 볼 필요는 없었어. 그리고 엘사가 엘산나의 엄마일 확률이 더 높아지겠지. 


“아빠가… 신이었니?”


엘사가 조용히 물었어. 안나는 훌쩍이며 콧물을 안나의 옷에 다 묻히고 있는 엘산나를 끌어안은 채 생각에 빠졌지. 그 남자는 이것저것 떠들어대는 것을 좋아했어. 오랜기간 자신을 보지 못하는 이들 사이에서 있었기에, 혼잣말이라도 떠들어대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지. 물론 안나는 그의 흰머리를 보고 흥미를 보인 것이기 때문에 그가 떠들어대는 말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말이야. 그렇기에 엘사의 질문에 대답하기까지 시간이 걸렸어. 한 귀로 흘려들었던 말들을 다시 되새겨보았지. 그와 이야기를 들을 때 반쯤 취해있었기에, 더욱 어려운 일이었어.


안나의 답이 느려지는 사이 엘사는 답을 기다리면서 혼란스러움에 빠져있었어. 심장이 쿵쿵, 뛰었어. 내가 과연 원하는 답이 무엇일까? 인간이었다고? 신이었다고?


“음… 어디 변방의 눈의 신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그래, 그렇구나.”
“아 그래서 눈인건가?”


엘사의 목소리가 가라앉았어. 잘됐네. 내 아이가 아니면 더이상 신경 쓸 필요 없잖아. 엘사의 이성이 속삭였어. 더이상 안나의 곁을 맴돌지 않아도 돼. 이제 모든 안나의 자식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차갑고 다가가기 어려운 이모가 되면 그만이야. 엘사는 천천히 엘산나의 뺨을 걱정스럽게 쓸던 손을 내렸어.

엘사는 대부분의 안나의 자식들을 싫어했어. 안나의 피를 가졌지만 다른 피가 섞인 이들. 안나를 떠오르게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안나의 남자들을 떠오르게 하는 외모를 지닌 이들이 너무도 싫었어.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싫을 정도로.

혐오스러웠어. 그들을 보면 안나에게 뒤엉킨 불쾌한 살덩이들이 보이는 것만 같았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것을 떠올리며 입술을 깨무는 자신이 혐오스러웠어. 널 따르는 신도들에게는 누구보다 깨끗하기를 요구하는 주제에 네가 하는 생각은 천박하기 그지없구나! 엘사! 엘사는 스스로에게 증오스럽게 속삭이곤 했지.


“헤츄!”


또다시 눈이 쏟아져나와 이번에는 안나의 머리카락 위로 눈이 쌓였어. 안나는 어린아이처럼 개구지게 키득이면서, 엘산나의 뺨에 얼굴을 부볐지.


“나랑 관련된 능력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라고 속삭였어. 안 그래? 안나가 엘사를 돌아보았지. 엘사의 차갑게 가라앉은 표정을 본 안나의 눈이 당황스럽게 흔들렸어. 마치- 예전에 안나의 자식들을 보는 것 같은 차디찬 표정이었지. 엘사? 안나는 자기가 무언가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어. 자신이 한 말이 엘사로 하여금 뭔가를 떠올리게 했다는 것을.

안나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엘사가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어. 그러더니 훽 몸을 돌려버렸지.


“어디가? 엘사?”
“감기 걸렸잖아. 약 먹여야지.”


엘사는 그대로 둘을 떠나버렸어. 돌아오기는 할 거지? 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지만 내뱉을 수 없었어. 아니, 라는 차가운 답이 돌아올 것만 같았거든. 그리고 아니나다를까, 엘사는 돌아오지 않았어. 엘사 대신 엘사의 신도 중의 하나가 엘사가 보내서 왔다며 다려 먹일 약초를 가지고 왔어. 그녀는 약초만 건네고 조용히 물러났지.

안나는 신도가 두고 간 약초를 흘긋 보고는 기침을 하다가 잠든 엘산나를 소중하게 끌어안으면서 바닥에 웅크려 앉았어. 잠에서 깨어나면 엘산나는 엘사를 찾으면서 울겠지. 엘산나에게는 이미 엘사는 엄마인 안나만큼이나 소중한 존재니까. 어쩌면 또 한 명의 엄마로 인식하고 있는지도 몰라. 그러니까 자고 일어나서 두 사람을 다 보지 못하면 불안해하고 초조해 하고 그걸 울음으로 풀어내는 거겠지. 물론 엘사는 이모에 불과하니까, 안나가 엘산나가 엘사를 그렇게 인식하니 안나처럼 엄마 노릇을 하라고 할 수는 없어. 오히려 지금까지 엘산나를 위해 안나를 참아내고 엘사가 안나의 신전에 계속 머물렀던 것이 신기한 일이었지.


하지만 그래도, 엘사, 내가 실수한 거로 엘산나까지는 미워하지 마. 나 때문에 엘산나까지 미워하지 말아줘. 예전처럼 그렇게 냉대하지는 말아줘. 제발 부탁이야.


안나는 눈물이 날 것 같은 눈을 질끈 감으며 엘산나가 되도록 오래 평온하게 잘 수 있도록 등을 조심스럽게 토닥였어. 엘산나가 깨어나면 엘산나에게 어쩌면 지독히도 길고 힘든 하루가 될 테니까.








+








오랜만에 신전에 온 엘사는 신도들을 불러모아 이야기를 나눴어. 이야기를 나눈다기보다는 자신이 없는 동안 신전에 특별한 일이 없었냐고 묻고 그 대답을 듣는 것이었지만. 신도들은 꾀꼬리같이 맑은 목소리로 조잘조잘 이야기를 풀어놓았어.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엘사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이 중요했지. 아주 사소한 것들을 이야기해도 엘사는 반응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 말을 끊지 않고 무표정으로 듣고 있었어. 일단은 신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보고로 시작한 이야기가 점점 잡담이 되어갔지. 하지만 엘사는 그들의 말을 끊지 않았어. 애초의 말의 중대사를 논할 만큼 엘사는 그녀들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있었거든. 엘사가 필요한 건 그녀들이 내뱉는 말의 내용이 아닌, 그 말소리 자체였어. 혼자서 생각할 시간이 없도록 만들어줄 소음. 그게 필요했지.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이 엘사가 기대한 효과를 제대로 발휘해준 건 아니었지만 말이야. 엘사는 손에 살짝 머리를 기대었어. 더이상 신경 쓸 이유도 신경 쓸 생각도 없는 데…. 자꾸 엘산나가 자지러지게 울며 엘사를 찾는 모습이 떠올랐어. 그 애처로운 울음 소리와, 허우적거리는 몸짓, 눈물로 엉망이 되어 빨개진 보드라운 얼굴이 머릿속에 박혀서 떠나가지를 않았지. 그리고 엉엉 울다가 엘사를 보면 그제야 안심이 된다는 듯이 맑게 펴지는 그 사랑스러운 얼굴이 눈에 아른거릴 때면 심장을 무언가 꽉 움켜쥐는 것만 같은 답답한 통증이 번졌어.


그럴때마다 엘사는신도들의 목소리에 집중했어. 떠오르는 엘산나를 밀어버릴려고 애썼지. 그렇게 엘사가 자신과 씨름하고 있는 순간 신도들의 발랄한 목소리를 뚫고 아테나의 목소리가 들렸지.


“엘사, 잠시 시간있니?”
“…”


신도들이 갑작스러운 여신의 방문에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어. 엘사는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는 신도들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지. 그리고 밖으로 나가자는 표시를 했어. 엘사가 몸을 일으키자 아테나는 몸을 돌려 방을 먼저 나섰지. 엘사는 그런 그녀의 뒤를 따라갔어. 멀리 갈 필요는 없었어. 신도들은 모두 그 방에 모여있었고, 여신들이 대화를 나눈다는 데 방해를 할 리가 없으니까. 다들 그 방에서 엘사가 대화를 마치고 돌아오기를 얌전히 기다리겠지.


“중요한 이야기 중이었니?”
“아뇨. 그냥 신전을 오래 비워서 특별한 일은 없었나 이야기를 듣는 중이었어요.”


엘사는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어. 이야기를 듣는 것도 소용없는 데 차라리 다들 해산하라고 할 걸 그랬나. 다시 돌아가서 해산하라고 이야기하기도 지쳤어. 뒤늦은 후회가 고개를 들었지. 하지만 어쩌겠어, 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걸.


“무슨 일이세요?”
“네가 부탁한 그 남자 말이야. 전에 아무래도 신이 아닌 거 같다고 했었잖니. 그거,”
“아… 신이 맞다나봐요. 눈의 신이라고 했던가…?”


카산드라의 눈이 드물게 커졌어.


“어떻게 알았니?”
“안나가 말해줬어요. 알고 보니 엘산나가 아빠를 닮아 얼음의 신으로 태어났나 봐요.”


아빠는 그 남자였던 거죠. ...내가 아니라…, 엘사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어. 마지막 한마디는 삼켜버렸지만 말이지. 카산드라는 혀를 쯧 찼어. 엘사는 안나랑 엘산나를 키운다며 나름 사이좋게 잘 지낸 모양이었지만 카산드라는 이 정보를 알아내겠다며 꽤나 고생했거든. 보기 싫은 사람을 만나서 못 볼 꼴도 보고 자존심을 숙이고 들어가기까지 해야 했지. 그리고 마지막에 카산드라에게 그 남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면서 약점을 잡았다는 듯이 고소하게 웃는 그 얄미운 여신의 표정을 떠올리면 아직도 속에서 열불이 났어. 그런데 엘사에게는 지나간 일에 불과했던 거지.


다소 짜증이 난 목소리로 아테나는 종이를 꺼내서 글자를 휘갈겨썼어.


“그래도 일단 알아본 거니까, 알아둬.”
“필요없…”
“엘사.”


으르렁거리는 카산드라에 엘사는 꼬리를 말고 종이를 받아들었어. 그리고는 머뭇거리다가 카산드라의 날카로운 눈빛에 못 이겨서 종이를 접고 주머니에 고이 넣었지. 그런 엘사의 모습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다가 카산드라가 한숨을 내쉬었어.


“이거 알아본다고 내가 고생해서 이러는 거 아니야.”


그게 이유의 80%는 맞지만. 카산드라는 ‘그럼 나한테 빚진 거네?’하면서 호호호 웃던 금발의 여우같이 생긴 여신을 떠올리면 아직도 속에서 울컥울컥 화가 올라오고 머리가 지끈거렸어. 지혜의 여신 아테나답지 않았지. 분노는 그 여자의 애용 방석이자 ‘타도 아테나’를 머리에 두르고 다니는 자칭 ‘암흑의 황태자’ 아레스에게나 어울리는 감정이었지. 카산드라와는 먼 감정이었어. 하지만 그 여신, 아프로디테만 보면 그 감정을 주체하기가 힘들어.


분명 아테나에게는 그녀에게 분노할 수많은 명료한 이유들이 존재해. 아테나를 깔보는 듯한 시선. 혈통으로 어디에서 빠지지 않는 아테나에게 약점을 들먹이며 ‘혈통’으로 쪽을 주려 했고 그게 심지어 그럴듯한 명분까지 서는 유일한 존재. 제 위에 누군가가 있는 것을 싫어하는 아테나를 당연하게 제 밑으로 생각하는 그 근거도 없고 백치 같은 오만함. …하지만 아테나는 분노할 이유가 있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분노하는 그런 신은 아니었어.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분노하고, 차갑고도 합당한 형벌을 상대에게 내리는 것이 카산드라였지.


그렇지만 아프로디테, 그 얄미운 여신을 마주하기만 하면 어느새 카산드라는 그녀에게 휘둘리고 있기 일수였어. 설령 그 얄미운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고 해도(실제로 한 번 그런 적이 있었던 거 같지만) 분노는 가시지 않았지.


다시금 떠오르는 아프로디테의 얼굴에 분노를 꾹 누르면서, 카산드라는 말을 이어갔어.


“그 남자에 대해 조사하고 다니다가, 그 남자에 관심이 많은 이가 너나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
“…?”
“헤르메스, 그가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내가 그 남자에 대해 묻고 싶어서 찾아갔을 때, 오히려 헤르메스가 나에게 안나를 임신시킨 자가 누군지 아느냐고 묻더군.”


정보를 얻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헤르메스였어. 전령의 신이자, 상업의 신, 도둑의 신인 그에게는 다른 신들보다 커다란 정보의 망이 있었고 그 자체도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으니까. 신의 세계와 인간 세계, 지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눈을 굴리고 귀를 쫑긋거리는 이 염탐꾼을 고지식한 아테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럴 때는 편리했지. 그런데 아테나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헤르메스가 오히려 질문을 퍼붓는 거야. 그리고 이럴 때는 높은 확률로, 그 뒤에 제우스가 있었지. 자신의 혈통을 퍼트린다며 여자들을 쫓아다니기 바쁜 제우스가 안나의 자식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건 꺼림칙한 일이었어.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했지. 아테나는 제우스를 존경했지만 믿지는 않았어. 그렇기에 헤르메스에게는 그 남자에 대서 언급하지 않았지.

간단하리라 생각했던 아테나의 조사가 좀처럼 진도를 못 나가고 지금까지 부진했던 건 그것 때문이었어. 헤르메스의 도움을 받으면 되겠거니 했는데, 오히려 헤르메스의 정보망에 걸리지 않고서 조사를 진행해야 했지. 그러다 보니 결국 도달한 결론이 아프로디테였어. 제우스의 형제와 자식들로 이루어진 올림푸스의 12 주신들 중에서, 유일하게 홀로 제우스보다 윗세대인 존재. 그렇기 때문에 제우스도 쉽게 압박을 가할 수 없는 존재가 아프로디테였으니까. 게다가 남자에 관해서는… 헤르메스만큼이나 정보가 많은 존재이기도 했고.


“경계하는 것이 좋아.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나려 하고 있는 것 같아.”
“그 이야기는 언니가 안나에게 전해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네 아이가 아니라서?”


카산드라의 차가운 목소리에 엘사가 움찔했어. 고개를 숙인채 파르르 떠는 엘사를 내려다보던 카산드라는 입을 꾹 닫았어. 입안에서 여러 말이 회오리쳤어. 내가 진작에 관두는 게 좋다고 이야기했잖아. 그때는 고집부리더니 그 정도 각오였니? 이런 경우의 수는 생각해보지도 않은 거야? 이제 와서 그 남자의 딸인 것 같다고 도망치다니 책임감 없구나. 날카로운 말들이 금방이라도 내뱉어질 것만 같았지만 카산드라는 그것을 꾹 삼켰어. 아무리 옳은 이야기라 할지라도 칼날과 같은 그 말로 이미 상처로 가득한 이 아이에게 자신이 새로운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거든. 오히려 반대였어. 처음 그 샘물에서 제 몸을 씼으며 울고 있는 이 아이를 보았을 때부터, 카산드라는 그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었지. 그렇기에 아테나는 말을 이어가지 않았어. 그저 말없이 엘사의 떨리는 몸을 끌어안아 주었어.


내가 어쩌다 이 답 없는 자매의 틈에 껴서. 카산드라는 입안이 텁텁한 것을 느끼며 한숨을 내뱉었어.









+










엘산나가 울음을 그치지 않았어. 하지만 안나는 차디찬 엘사의 얼굴이 떠올라 엘사를 찾아갈 수 없었지. 두려웠어. 엘사가 거부할까 봐. 자신을 거부하는 건 괜찮은 데, 엘산나를 거부하는 걸 본다면 견딜 수가 없을 것 같았어. 안나는 끝없이 우는 엘산나를 끌어안고, 눈물을 뚝뚝 흘렸어.


“미안해, 미안해, 엘산나.”
“으아아아앙, 아아아앙!”
“이제 엘사는 안 와, 엘산나. 엘사는…”


다시는 오지 않을 거야. 안나의 말이 울음에 젖어 흐릿해졌어. 안나의 품에서 엘산나가 버둥거렸어. 마치 엘산나는 안나를 타박하는 것 같았어. 엄마 때문에 엘사가 안 오는 거야! 들릴 리 없는 엘산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 맞아, 나 때문이야. 엘사는 나한테 진절머리가 나서 더이상 오지 않는 거야. 안나는 버둥거리는 엘산나에 몸을 휘청휘청 거리며 계속해서 미안하다고 중얼거렸어. 그렇게 아폴론 신전에서는 오래도록 울음소리가 이어졌어. 짙은 어둠이 신전을 잠식하고 둘 다 지쳐서 침대에 누워서 잠들어버릴 때까지….


울다 지쳐 잠든 엘산나를 소중하게 끌어안은 채로 마찬가지로 지쳐서 잠든 안나의 얼굴에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에 반짝였어. 그리고 잠시 후 괴로운 표정의 안나의 위로 그림자가 드리웠어.


그 그림자의 주인은 엘사였어. 오랜만에 사냥을 하겠다며 활과 화살을 쥐고 나온 엘사였는 데 어느새 엘사의 발걸음은 아폴론 신전에 도달해있었어. 그리고 홀린 듯이 안나의 방으로 들어갔지. 엘사가 살아온 오랜 시간의 세월에 비하면 찰나와 가까운 시간을 이 방에서 지냈을 뿐인데, 엘사는 방에 들어선 순간 집에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들었어. 그리고 엘사는 말없이 잠든 둘을 내려다보았어. 이렇게 찡그리고 잠든 모습을 보니, 안나와 똑 닮았어. 저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어. 쿡쿡, 거리며 웃다가 화들짝 놀란 엘사가 정신을 차리고 방을 나서려고 했어. 하지만 엘사는 다음 순간 그대로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고 말았어.


‘내가 잘 못 들었나?’


엘사는 얼어붙은 채로 생각했어. 하지만 이내 엘사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 엘사의 발길을 붙잡아버린 그 강력한 한마디가 또다시 엘사의 귀를 파고들어 뇌를 강타했거든.


“마마,”
“…”


엘사는 고개를 살짝 비틀어 뒤를 바라보았어. 어느새 눈을 뜬 엘산나가 오들 아이에 눈물을 가득 담은 채로 엘사를 향해 손을 허우적거리고 있었어.


“마마… 마마!”


엘사가 무심코 뒤로 물러서자, 엘산나의 목소리가 더욱 애처로워지고 간절해졌어. 안나의 품에서 빠져나가 엘사를 향해 기어가려 하는 듯했지만, 잠결에 엘산나를 끌어안고 있는 안나의 팔을 벗어날 수가 없었지. 엘산나는 히끅 히끅 소리를 내며 훌쩍이기 시작했어. 평소처럼 악을 지르듯이 울지는 못하고, 서럽게 우는 엘산나를 본 엘사는 천천히 다가가 엘산나를 들어 올렸어. 그리고 얼굴에 가까이하자 엘산나가 엘사의 얼굴에 손을 대고 웅얼웅얼 소리를 냈어.


“…나를, 엄마라 불러주는 거야?”


나는 너한테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엄마와 피를 나눈 이 일뿐인데, 엘사의 푸른 눈동자에 마치 엘사의 존재를 확인하듯이 집중해서 엘사의 얼굴을 아직 덜여문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엘산나의 모습이 비쳤어. 그리고 마침내 엘사가 확실하다고 생각했는지, 움직임을 멈춘 순간 엘산나가 환하게 웃었어. 그건 마치, 엘사에게는 어둠 속에서 작은 태양이 떠오른 것같이 느껴졌어.


“마마!”


환하게 웃는 엘산나를 멍하니 바라보던 엘사의 눈이 사르르 감겼어. 그리고 엘사는 엘산나를 끌어안았지.


“미안해, 엘산나. 엄마가, 엘산나를 두고 도망치려고 해서.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엘산나는 엘사의 품에서 금세 잠들었어. 따듯한 체온을 느끼며 엘사는 조심스럽게 엘산나를 품 속에 안고 있었어. 엘산나의 이루는 절반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았어. 중요한 건 엘산나가 누구를 엄마로 인식하는 가였지. 엘사는 한참을 고른 숨을 내쉬며 잠들은 엘산나를 끌어안은 채로 서 있었어. 달빛마저 이 소중한 아이의 잠을 방해할 수 없도록 말이야.


그리고 아침이 되어 안나가 퉁퉁 부은 눈을 떴을 때, 안나의 눈앞에는 엘산나를 끌어안은 채 자신을 마주 보고 자고 있는 엘사의 얼굴이 있었어. 안나는 순간적으로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겨우 비명을 삼켰지. 꿈인가? 안나는 아름다운 눈을 감은 채로 잠들어있는 엘사의 얼굴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응시했어. 그리고 자신의 뺨을 저도 모르게 꼬집고 있었지. 아팠어. 지독하게 아팠어. 정신이 번쩍 드는 고통에 뺨을 손으로 감싸면서도, 안나는 찡그리기보다는 실실 웃고 있었어. 꿈이 아니야. 엘사가 돌아왔어.


다행이야. 안나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엘사의 얼굴을 만졌어. 엘사가 혹여나 깰까 조심스러운 손길이었지. 어젯밤에는 엘산나를 끌어안은 채로 그대로 사라져버리고 싶을 만큼 절망적이었는 데, 이렇게 엘산나를 안고 있는 엘사를 보고 있자니 세상이 반짝반짝 빛나고 아름다워 보였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 부질없는 바람을 속삭이며 안나는 매끄럽고 조금은 차가운 엘사의 뺨을 손끝으로 쓰다듬다가 조심스럽게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어. 그때, 엘사의 닫힌 눈꺼풀이 움찔하더니 천천히 새파란 눈동자가 드러났어. 안나는 재빨리 손을 제자리로 돌리고 자는 척 눈을 감았어. 심장이 쿵쿵, 크게 요동쳤어. 그리고 낮은 한숨 소리가 들리더니 엘사가 잠긴 목소리로 말했어.


“눈 마주쳤으면서 자는 척하지 마.”
“…헤헤헤, 들켰어?”
“당연하지.”


엘사는 조심스럽게 엘산나의 아래서 팔을 빼고 몸을 일으켰어. 안나는 다급하게 몸을 일으켜 엘사의 옷자락을 움켜쥐었어. 들썩이는 침대에, 엘사가 눈을 찡그리며 엘산나를 가리켰어. 애 깨. 조심해. 엄격한 표정에도 안나는 굴하지 않고 입을 열었어.


“또 가는 거야? 어제 엘산나가 얼마나 울었는데…”
“알아. 하지만 중요한 볼일이 있어서 가봐야 해.”
“하지만…”


가지마, 엘사. 우리를 두고 가지 마. 안나는 목 끝까지 차오르는 애원을 끝내 내뱉지 못했어. 시간을 확인하던 엘사가 안나를 내려다보면서 부드럽게 웃어주었거든. 그리고 엘사는 그 부드러운 얼굴 그대로 엘산나를 조심스럽게 토닥이고 이마에 입을 맞췄지. 그리고 다시 한 번 안나를 바라보며 조용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말했어.


“엘산나가 깨기 전에 돌아올게. 어제 힘들었어서 오늘은 일찍 깨지는 않을 거야.”


알았지? 달래는 듯한 엘사의 말투에 안나는 고개를 끄덕였어. 엘사가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방문으로 향했어. 그리고 나서기 전에, 엘사의 푸른 눈동자가 멍하니 자신을 뒤쫒고 있는 안나의 녹색의 눈동자와 마주쳤지. 그리고 엘사는 거의 들리지 않는 소리로 속삭였어. 하지만 안나의 귀에는 똑똑히 들렸지.


“다녀올게.”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인 안나를 두고, 엘사는 휑하니 가버렸어. 안나는 한참을 멍하니 어버버 거렸어. 그리고 정신을 차린 안나는 고개를 숙인 채로, 엘사의 그 말, 목소리, 어조를 계속해서 떠올렸어. 다녀올게, 다녀올게, 다녀올게….


“다녀와 엘사.”


안나는 혀끝이 간질거리는 듯한 그 말을 토해내고,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채로 침대에 도로 몸을 뉘였어. 그리고 평화롭게 잠들어있는 엘산나의 뺨에 입을 맞췄지. 엘산나, 들었니? 엘사가 다녀온 데. 꿈나라에서 여행을 하고 있는 엘산나가 그 말에 대답할 리가 없었지.












--------------------









ㅎ… 달달을 목표로 한다고 말하자마자 찌통으로 곧장 직행해서 죄...죄송

근데 어쩔 수가 없음... 짜놓은 스토리는 전개해야 달달구간이 나오는 거라서…ㅠㅠㅠㅠㅠㅠ

계속 희망고문하는 기분이라 미안하네… 근데 지금 열심히 달려서 엘산나가 어떤 상황인지를 말해주고 나면, 엘산나 육아에 모든 것을 집중할거라 달달해 질거라고 생각해…


엘산나의 관계에대한 이야기 (찌통-개인적으로는 달콤쌉쌀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내 미각이 아무래도 잘못된거 같고) - 본격 육아파트 (달달) - 시련의 전개 절정?????(외부적으로는 힘든 상황이겠지만 엘산나들은 달달) - 결말 (?????)


이런 느낌이라 찌통이 나올 수 밖에 없다...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엘사도 확실하게 마음 정했고, 이제 1~2화 정도면 엘산나 관계에대한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질거야!!!


 그러면 본격 육아파트로 넘어가고 진짜 달달이 나온다!!!!! 서브 커플까지!!!! 어쩌면 써써브커플도 등장하려나???!!!! (와랏!!!!!)


근데 나쥬미는 개인적으로 찌통부분보다 육아파트, 그러니까 달달부분이 더 무서움… 달달한건 정말이지… 자신이 없어.... 읽는 것도 생각해보니까 찌통 위주로 읽고 그런 걸 더 집중해서 읽는 것같기도 하고..;;;;; 그래도 요즘 달달류 공부해보려는 중이야!!! 달달한거!!!




설정에 대한 덧붙이는 설명이야기.

1. 엘산나가 영 평범한 아기같지 않은데(벌써 마마라는 단어를 내뱉는다던가, 엄마들이 눈뜨면 사라지니까 잠을 아예 잘 안 자다가- 엄마 둘이 깰 때마다 눈에 보이니까 그제야 애답게 자주 잠든다든가….), 이건 신으로 태어난 아기라서 그래. 실제로 헤르메스는 아기 때 아폴론 소 훔쳐놓고서 요람에 들어가서 모르는 척 배짱부리고, 아폴론하고 흥정했데…그거에 비하면 엘산나는… 성장이 느린 편 ㅎㅎㅎㅎㅎㅎ


2. 그로신은 해석도 여러가지고, 책마다 신들이나 인물의 부모가 바뀌고 역할이 바뀌고 상황이 바뀌고 뒤죽박죽이라… 마음에 드는 설정만 가져다 쓰고 있어. 그리고 아예 새로운 설정을 넣기도 하고… 아마 그로신에대해서 잘아는 쥬미들은 어라? 싶은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 (애초에 내가 그로신에 그렇게 빠싹하지 않아, 유명한 이야기 몇개 알고 좋아하는 신에대해서 조금 아는 정도라) 그부분에 대해서는 질문주면 대답가능한 거라면 Q&A 식으로 답변을 줄까해. 어떤 신화를 가지고 왔는 지, 아니면 새로운 신화를 적용한건지, 스포가 안되는 선에서 이 정도? 물론 스포가 되는 거라면 말해줄 수 없겠지만.


3. 아프로디테는 우라노스(제우스의 할아버지라고 할 수 있음)의 성기가 바다에 떨어져서 나온 거품에서 탄생했다는 설을 적용했어. 그리고 아프로디테의 근원이 다른 올림푸스 신들과는 달리 제우스의 손 너머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 제우스가 아프로디테를 어려워하고 경계한다는 설정도 추가했어. 일단은 엄밀히 따지면 제우스보다 한단계 윗세대? 신이니까. (뭐 그리스에서 그게 무슨 소용이 있냐싶지만, 이미 제우스는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들먹이고 있으니까, 그런 거 따져서 아프로디테에게도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만들어버리자 싶었지. 뭐 극단으로 치닿으면 그때는 알게 뭐야겠지만, 그 전까지는 윗세대를 존중하는? 그런. 물론 존중하는 척을 할 수밖에 없는 다른 이유도 있고….) (이 설정은 내가 그로신 패러디 따로 쓰던거에서 썼던- 썰형식으로는 다른 곳에 공개된적 있는 데… 소설형식으로 쓴건 공개한적 없음… 쓰다 말았거든-거라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지만 여기까지 할게. 아마 나중에 더 이야기할 일이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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