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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썰) 글핀엘사 슬덴안나 7

36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7 18: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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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모자를 쓴 교수는 제 앞에 얌전히 서 있는 어린 학생들을 바라봤어. 어디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며 풋풋한 냄새가 그녀의 코끝을 간지럽혔지. 눈을 감으며 있는 힘껏 젊음의 냄새를 맡았어.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늘어지는 두 볼살이 살짝 움직였지.



“2학년들, 3번 온실로 환영해요.”



다들 모이라 말하며 뒤에 놓아둔 투박하면서도 성인조차 들기 어려워 보이는 큰 화분을 가뿐하게 들여 앞으로 내보였어. 나뭇잎 중간에 있는 새하얀 줄기를 바라봐. 부채처럼 넓적한 잎을 지닌 식물. 흔히 보기 어려운 식물 같아 더욱 집중하여 교수의 말을 듣기만 했어.



“오늘은 맨드레이크로 수업을 할거에요”



뿌리의 특성을 말해 볼 사람 있나요?



말이 끝나자 오로라와 안나가 동시에 손을 들었어. 건너편에 서 있는 오로라를 봤어. 서늘한 시선을 느낀 오로라는 잠시 자신을 바라보는 안나와 눈을 마주치다 흠칫하며 올렸던 손을 조심스럽게 내리며 피했어. 옆에 있던 엘라가 인상을 쓰며 뭐라 말하는 게 보였지만 대수롭지 않았어. 교수는 손을 내리며 고개를 숙인 엘라를 바라보다 이제 남아있는 사람은 안나뿐인걸 확인하고는 지목하며 말해보라 했지.



“맨드레이크의 뿌리는 돌처럼 굳어진 사람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는 데 사용됩니다.”

“좋아요, 슬리데린에 10점!”



점수를 받은 안나는 팔짱을 끼며 입꼬리를 올려 만족스럽게 웃음을 지었어. 그러다 문득 오로라가 있는 쪽을 바라봤지. 겁먹은 하나의 시선, 주제도 모르고 노려보는 버릇없는 시선. 삼총사 중의 한 명은 어디로 갔는지 엘사가 안 보였어. 그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다 뒤에서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지. ‘안나!’ 한없이 밝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오자 고개를 돌려 그 상대가 누군지 봤어. 무거운 화분을 들고 오느라 나뭇잎에 묻어있던 흙이 얼굴에 묻어 지저분해진 엘사는 살갑게 웃으며 안나를 반겼어.



화분을 힘겹게 들어 올려 안나의 옆자리에 놔뒀어.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엘사를 안 좋게 바라보던 슬리데린의 학생들이 뭐 하는 짓이냐며 투덜대며 물어왔지만 대수롭지 않게 자리를 비켜줘서 고맙다는 인사만 할 뿐이었지. 뻔뻔한 행동을 바라보며 어이없어했어. 안나의 옆으로 온 엘사는 콧노래를 부르며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 귀마개를 두 개를 집어 하나를 안나에게 건넸어.



“잎줄기를 잡아당기래, 안나.”



자신에게 건네오는 물건을 바라보던 안나는 다시 엘사를 봤어. 도대체 왜 이렇게 귀찮게 구는 거지? 생각하고 또 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어. 그렇게 혼자만의 고민을 하다 고맙다는 말도 없이 엘사의 손에 있던 귀마개를 집어 들어 착용했지. 토끼의 가죽으로 만들었는지 부드러운 털들이 귓가를 간지럽혔어.







-







엘사는 툭하면 안나를 찾아다닐 거야. 친구들을 뒤로하고 항상 찾아다녔어. 도서관에 있으면 따라오고, 같은 수업을 듣게 된다면 옆자리를 차지하고. 안나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면 슬리데린의 학생들에게 물어보며 다녔어. 이걸 집착이라 표현하는 게 정확해. 모든 기숙사생이 엘사의 행보를 알고 있었어. 그와 함께 최근, 그리핀도르에선 재밌는 이야기가 퍼졌어. ‘엘사 노덜드라를 찾고 싶으면 아렌델을 찾아가라-.’ 농담 식으로 나온 말은 어느 순간 기정사실이 되었지.



기숙사에서 가장 사이가 안 좋기로 소문난 두 기숙사 학생들의 만남이라니! 비록 한 명은 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무래도 꽤 자극적일 거야. 한곳을 제외한 세 기숙사 학생들은 하나같이 두 사람을 응원해. 래번클로는 안나에게 무엇이 있길래 저렇게 들이대는 거냐는 주제로 다 같이 머리를 맞대어 고민을 하고 있었고, 후플푸프는 두 사람 정말 사이가 좋구나! 같은 별 생각 없어 보이는 말을 하며 좋게 바라보고 있었지. 그리핀도르에선 엘사를 보며 어이없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장난스러운 시선도 있었어. 드디어 엘사가 이상한 취향에 눈을 떴구나 싶어 축하한다며 선물을 건네주고 그 선물들은 채찍이나 촛불 같은 게 들어있었지. 그것을 받을 때마다 화들짝 놀라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바라보다 키득거리며 웃을 거야.



슬리데린들은 아렌델이 잘도 노덜드라를 반기겠다며, 엘사가 마법에 맞을 일이 생길 거라고 말하다가 내기를 하겠지. 일주일도 안돼서 노덜드라가 병동으로 끌려갈지 말지를 말이야.



오로라는 제 친구의 안위를 걱정할 거야. 옆에서 항상 툴툴거리며 불만을 표출하는 엘라를 가뿐히 무시하며 언제 한번 아렌델이 화가 단단히 나서 엘사를 죽이지 않을까- 하는 작은 불안감이 있었어. 다행히 호그와트에선 살인은 금지였지. 그리고 안나는 자신과 같은 어린 마법사였어. 상상 속의 끔찍한 일은 현실로 안 생길 거야. 그래도, 걱정은 하고 있어. 소중한 내 친우, 엘사 노덜드라. 호그와트에 잠들다-. 같은 비석이 학교에 안 세워지길 바랐지.



그들의 걱정과 호기심과는 다르게 안나는 엘사와 의외로 잘 지내고 있었어.



처음엔 귀찮고 짜증 나서 거리를 뒀었지만 고집스러운 엘사의 모습에 진저리가 나버려서 포기했지.



“안나, 초콜릿 맛 젤리 먹을래?”

“... 너나 먹어.”



한 개만 먹어봐!



허락한 적 없는 안나의 입안에 순식간에 들어오는 과자를 받아먹게 되자 엘사를 째려보다 천천히 씹어먹었지. 귀찮음의 분노가 눈에 담겨있었어. 달콤한 맛과 함께 치아에 달라붙는 젤리는 엘사와 비슷한 거 같았어.



“더 줄까?”



다시 줄려고 과자 포장지에 손을 집어넣으려는 행동에 안나가 손으로 저지할 거야.



너무 달아-.



그러다 입안에서 한참 맴돌던 달콤함이 사라지자 어쩐지 조금은 아쉬워지는 거 같아.



엘사가 조심스럽게 물었어. ‘좋아하는 음식이 있어?’ 알려주면 다 챙겨와서 안나에게 줄 생각이었지. 엘사에게 있어 안나는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더 특별한 존재야. 이상하게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고 없던 관심도 새록새록 생기고. 챙겨주고 싶어. 안나가 웃으면 더 예쁘겠지! 자신을 보며 웃는 안나가 보고 싶어졌어. 상상만 해도 가슴이 저릿해. 왜 이런지에 대해서 이유를 모르겠지만 그저 좋아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하겠지.



내가 어떤 걸 좋아하지?



엘사의 물음에 가만히 있던 안나가 생각할 거야. 글쎄, 좋고 싫음을 표현한 적이 없었지. 내가 과일을 좋아했었나, 채소를 싫어했었나. 식탁에 올라오면 다 먹기일 수였어. 묘한 불편함이 찾아왔지. 나는 내 의사가 있었나? 한순간에 진지해진 상황이 되어버렸어. 엘사는 그저 안나가 좋아하는 것들을 챙겨주고 싶어서 물어본 거였지만 안나가 생각하기엔 아무것도 없었던 거야. 약점을 보이지 말라는 교육을 받아온 안나에게 좋아하는 건 없었지. 



그래,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옆에서 안나를 기다리던 엘사는 그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하다 다시 웃으며 말했어.



“그럼 내가 챙겨줄게!”











*

다음엔 비밀노트를 발견한 엘사와 안나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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