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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가장 따뜻한 색, 블루 19

La vie(211.184) 2020.02.15 21:2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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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벨의 이름을 불렀다. 다소곳이 작품을 감상하던 벨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쳐다봤다.



“...엘사.”



서로의 이름만 불렀을 뿐인데 사이에는 묘한 위화감이 맴돌았다.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안나는 지금 상황이 무슨 상황인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엘사와 벨은 한참을 그렇게 시간이 멈춘 것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지? 엘사 언니 친구인가? 우리도 가서 인사해야 되는 아니예요?”



참다못한 라푼젤이 엘사와 벨에게 다가가려 하자, 메가라가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



“...우리는 잠깐 빠져주자.”



메가라가 최대한 목소리를 낮게 깔며 말하고는 조용히 안나와 라푼젤을 데리고 나갔다. 셋은 근처 카페로 향했다. 그리고는 아무 없었다는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다, 라푼젤은 다른 약속이 있다며 먼저 자리를 떴다. 메가라와 안나 둘만 남게 되자, 안나는 아까부터 계속 머릿속을 맴돌던 질문을 쏟아냈다.



“...아까 사람, 엘사 언니 애인이죠?”



메가라는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표정을 고쳐 잡고는 대답했다.



어떻게 알았어?”



그냥 어쩌다 알게 됐어요. 아는 이름정도 뿐이지만...”



사연이 많은 친구들이야.”



아까 상황을 보니 그런 같네요.”



안나는 물어보고 싶은 산더미 같았지만 그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짓임이 분명했기에 좀처럼 쉽게 물을 없었다. 메가라가 자신의 질문에 대답을 줄지도 의문이었다. 그런 안나의 마음을 읽었는지 메가라는 작게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안나는 엘사의 과거사를 들으며 가슴 켠이 미친 듯이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둘이 죽고 사는 사이였다는 것을 들을 때는 질투심으로 인해 속이 뒤틀리는 같았지만, 그들의 비극적인 결말을 들었을 때는 엘사가 겪었을 고통과 슬픔이 가늠도 되지 않아 가슴이 찢어지는 했다.



“...그래서 후로 엘사는 누구에게도 쉽게 마음을 주지 않아. 그런데 안나 너는 달랐어. 엘사가 아무리 밀어내고 선을 그어도 너는 아랑곳하지 않고 엘사 옆에 있어줬지. 엘사는 다시 변하고 있어. 너로 인해. 그래서 너한테 이런 얘기도 해주는 거고.”



이제야 모든 이해가 가요.”



내가 귀찮아서, 내가...여자라서... 밀어내는 아니었구나.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안나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했다.



안나, 너한테 부담을 주려는 아니야. 하지만... 지금 엘사를 치유할 있는 밖에 없어.”



안나는 잠자코 메가라가 하는 말을 들었다.



엘사를 향한 너의 사랑이... 어떤 형태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엘사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사실이고... 나는 얼마든지 응원해 있어.”



메가라는 엘사를 진심으로 걱정하는구나. 엘사 옆에 좋은 친구가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는 안나였다. 안나는 메가라를 보고 미소 지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학교 근처 다른 카페, 엘사와 벨은 각자 커피를 시켜 놓고 입도 대지 않은 애꿎은 테이블만 노려보고 있었다. 무슨 말을 꺼내야 할까. 그동안 지냈냐고? 바보 같은 질문이다. 엘사든 벨이든 지내왔을 리가 없다. 엘사는 머릿속이 복잡하기는 커녕 오히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졸업 축하해.”



벨이 먼저 정적을 깼다. 거의 2년만에 나타나서는 한다는 말이 고작졸업 축하해라고? 엘사는 순간 분노가 끓어오르는 했다. 어떻게 저렇게 아무렇지 않아 보일 있지? 사실 자신조차도 점점 벨에 대한 감정을 포함한 모든 것이 최근 정리되는 중이었지만, 이렇게 눈앞에 마주하고 있자니 예전의 그것들이 해일처럼 몰려오는 했다. 엘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우리 아버지, 돌아가셨어.”



“….”



엘사는 아무 말도 없었다. 위로의 말을 건네기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이야기 하는 벨의 말에는 아무 감정도 실려있지 않아 보였다.



“..유감이야.”



엘사가 겨우 한마디를 내뱉었다. 벨의 아버지에게 지병이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의 사인이 무엇일까 의문을 품고 있던 와중 벨이 엘사의 생각을 읽은듯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그냥 갑작스러운 교통사고였어.”



엘사는 순간 가슴이 막히는 듯했다. 벨도 자신과 같이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니누구보다도 고통을 알기에 벨에 대한 동정심과 자신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는 듯한 기분탓에 엘사의 표정이 굳었다.



덕분에 이렇게 자유의 몸이 됐지. 오랜 시간동안 집에만 갖혀 지냈었거든.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채로 말이야.”



그래서 연락을 못한거였구나엘사는 그동안 벨에게 갖고 있던 원망감이 죄책감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그렇게 방황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고 방탕하게 동안 벨은 철저히 혼자였을 거라고 생각하니 미안함이 몰려왔다.



엘사는 벨과 재회한 처음으로 벨의 눈을 쳐다봤다.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예전보다 많이 여윈듯한 모습에 안쓰러움이 더해져 보호본능까지 일으키는 했다. 엘사는 그리웠던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원망과 미움으로 바뀌었던 그리움이 다시금 애틋함으로 변하는 같았다. 엘사는 그동안 참아왔던, 하고싶었던 말을 솔직하게 내뱉기로 했다. 결과야 어떻게 되든 지금보다 나빠질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보고싶었어.”



그리고 걱정했어. 엘사가 진심을 다해 말했다. 엘사는 벨이나도.’ 라던지그런 하지마.’ 같은 말을 되돌려 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윽고 벨의 입에서 나온 말은 상상도 하지 못한 말이었다.



결혼했어.”



? 원래 엘사의 눈이 더욱 커졌다. 엘사는 얼이 빠진 벨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벨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자유의 몸이 되기 위해서 어쩔 없었지. 아버지가 아는 지인분의 아들과 결혼 했어. 그런데 이렇게 돌아가실 알았으면조금만 기다릴 그랬나봐.”



저걸 지금 농담이라고 하는 건가? 엘사는 지금 상황이 어이가 없었다. 엘사가 아무 말도 못한채 멍하니 벨만 바라보자 벨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게 동정하는 눈으로 쳐다보지 . 좋은 사람이야. 남편말이야.”



엘사는 남편이라는 단어가 거슬리는듯 자기도 모르게 눈을 살짝 찌푸렸다.



나름 만족하면서 살고 있어. 이제서야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온 뿐이야. 그러니까 엘사너도 이제 나같은 그냥 잊어버려.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잔인하다. 그냥 잊어 버리라니. 엘사는 뭐라도 따지고 싶었지만, 벨의 모든게 원래대로 돌아온 뿐이라는 말에,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는 말에 힘이 빠졌다. 그래, 이제와서 어떻게 하겠는가. 다시 사이좋게 잡고 지옥으로 기어들어가자고? 그리고 이미 벨의 옆에는 다른 사람이 있다. 이제야 다시 평범한, 안정적인 삶을 얻게된 벨이다. 내가 있는 일은 없다. 엘사가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래, 결국엔 이렇게 거였어 우리는.



대화를 마친 엘사와 벨은 카페를 나와 작별인사를 나눴다.



엘사, 미안해그리고 고마워.”



“….”



여기서 헤어지면 이제 벨을 다시 없을 것이다. 엘사는 마지막으로 어떤 인사를 건네야 좋을지 고민하다 어렵게 입을 뗐다.



“..잘살아…”



엘사의 작별인사에 벨은 싱긋 웃어보이고는 뒤돌아 떠나갔다. 엘사는 벨의 뒷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안나와 메가라도 카페에서 나와 집으로 가기 위해 메트로로 향하고 있었다. 메트로에 거의 다다를때 멀리서 엘사와 벨의 모습이 보였다. 두사람은 짧게 인사를 나누는 하더니 벨이 먼저 자리를 떠났다. 엘사는 그자리에 서서 멍하니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안나와 메가라는 없이 모습을 지켜보다가 엘사에게 다가갔다.



“..엘사.”



메가라가 엘사의 어깨를 감싸며 엘사를 살폈다. 안나도 뒤를 따랐다.



그리고 안나는 보았다. 소리없이 숨죽여 우는 엘사의 모습을. 슬픈 표정도 짓지 아니하고 아무 표정도 짓지 않은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눈에서는 눈물이 끊임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안나도 엘사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제서야 뭔가 감정이 폭발한듯 엘사가 고개를 떨구고 어깨를 들썩이며 입에서는 흐흑, 거친 숨소리를 내며 울음을 터뜨렸다.



엘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엘사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점점더 욕심이 생기는 안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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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갤 최대 피해자 벨...


이정도면 씨벨년 아니쥬?ㅎㅎ


오늘도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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