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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Stolen Ice 24 (해커엘사, 사기꾼안나)

설공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5 23: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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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 Selective Truths



안나는 양팔로 복부를 감싸안는 제인의 기본 자세를 예상하고 있었다. 아침조차 찾아오기를 살짝 주저하는 이른 시간, 두 명은 릿크스 박물관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서쪽 편의 상당한 규모의 못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성에서 전시장으로 변한 듯한 외관의 입구에는 튀어나온 글씨로, ‘I Amsterdam’이 젠가블록처럼 12, 14, 17 피트 위에서 하늘을 받치고 있었다. I와 a와 m은 빨간색, 나머지는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고대 유물이 전시된 오래된 건물에 현대식 마케팅 캠페인. 주격인, 동적인 I는, 도시의 한부분임을 상징했다. 역사와의 연결고리를 짓는다.


“저게 중앙 축과 아트리움(*현대식 건물 중앙 높은 곳에 보통 유리로 지붕을 한 넓은 공간)을 상당히 안전하게 받쳐주고 있어. 2013년도 보수공사 이후로 약간 엉성해지긴 했지만.” 안나는 제인에게 설명했다. “북쪽 홀 지하에 메인터넌스 입구가 있고, 신규 아시아 전시장 2층에 있는 화재대피용 탈출구를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아.”

“카메라는 어떻게 하고?”

“보통 때는 그런 건 대비해 두는데, 이번엔 좀 충동적으로 하는 거라서 네가 그걸 좀 어떻게—”

제인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눈동자를 굴렸다. “물론이지.”

“서재에 잠기지 않은 창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 그게 2006? 아니 07이었나? 뭐 누구든 간에, 그 이후로 잠근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게 잠겨 있으면?” 제인이 물었다.

“알람이 없다면 잠금쇠를 딸 수 있어. 알람이 걸려있으면, 반고흐 박물관을 노리자구. 여기 코너를 돌면 나와.”


안나는 제인을 데리고 건물 주변을 돌아다니며 단정하게 손질된 뜰을 지나, 봄을 맞이해 색과 질감을 토해내는 그늘이 드리워진 수풀을 지나갔다. 그들은 분수대의 가장자리를 훑었고, 하나 그리고 두 개의 유로 동전이 콘크리트 바닥에서 반짝이며 달의 그림자 안으로 가라 앉아 있었다. 달을 가득 채우는 돈이.


방금 건 말실수야…달이라니.


안나의 시선은 하늘 위 달을 향해 슬쩍 쳐다보다, 재빠르게 제인을 향했다. 그녀는 괜찮아 보였다. 조금 거리를 두고 있지만, 괜찮아 보였다.


전에도 그녀가 거리를 두던 시절이 있었어. 난 다시 고칠 수 있어.


그 때는 안나가 제인을 키스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녀의 목숨이 위급할 때를 제외하면. 그리고 맙소사, 환상적인 키스였다. 무대 위에서 드디어 서로의 입술이, 억지로 밀어올리는 바람에 어긋나게 잠긴 지퍼처럼, 마주 묶여 있던 15분 내내 안나의 리비도가 울어댔다. 키스는 두 면의 천(혹은 두 명의 입술)을 걸어잠궜으며, 그 형태는 두 명을 가깝게, 연결시키고, 맞추고, 꿰매는 듯했다. 버저가 울리고서야 안나가 자기가 연인도, 옷 장신구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대체 난 얼마나 마조히스트인거야? 가망 없는 일에 매달리기나 하고.


거기에 최악인 것은, 제인이 도망쳤던 것이었다. 복도를 가로질러, 그녀의 방으로. 어쩌면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쳤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마치 몇 달이나 된 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뒤쫓아온 안나의 노력에 무색하게 말이다. 안나는 자신이 그녀를 쫓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안나는 처음부터 사냥꾼이 될 생각은 없었지만 제인을 알게 난 뒤로는, 그녀가 얼마나 뒤좇을 가치가 있는지, 그녀를 위해 노력할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안나의 관심을(혹은 누구의 관심이라도) 한 몸에 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인지 계속 알려 주고 싶었다. 자존감이 전기능력에 의한 이례적임에 의해, 자기 강제적인 고립에 의해 닳아버린 게…너무나 끔찍했다.


그러다 안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A, 하아…A—A—A!” 제인이 무어 가의 금고에서 미니어처 ‘생각하는 사람’을 꺼내는 속도보다 빠르게 A는 귀에 꽂힌 EP를 뺐다. 제인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 안나도 럼과 다이어트 콜라를 섞은 것을 두 잔정도 마시고 할 생각이었으니까. 전기가 이는 그 손가락들을 삽입하고 빼면서 제인이 자기를 떠올리면서, 자기를 생각하면서 한다는 걸—아니. 그녀는 순전히 분위기에 흥분하고 이성이 마비되어서 그랬을 것이고, 순수한 감정을 자신에게 향했을 리 없다.


그 공연은 분명히 그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안나는 제인의 문 앞에서 말하는(애원하는) 동안 많은 것을 인정했다. 제인의 반응은 자신들의 천체 퍼포먼스라는 이름의 질병에서 비롯된 증세일 것이다. 미국으로 돌아가면 제인의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고, 안나는 괜한 기대만 품은 꼴이 될 터였다.


그러니까 난 지금 고치는 거야. 난 그녀의 친구가 되어주면 돼. 어색한 분위기를 치우면 돼. 왜냐면 그런 게 친구라는 거니까.


이 짧은 외도가 끝나면, 안나는 기쁜 맘으로 암스테르담을 뒤로할 것이다. 그녀와 제인이, 젊은 여성의 인생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고들과 비행이 뒤섞인 아말감 덩어리만 아니었다면, 이 도시는 활기를 주었을 수도 있었고, 주었어야 했고, 주었을 것이다. 그녀는 절반만 제대로 했다: 5성급 호텔과 봄시즌 예약. 그러나 이건 유람여행이 아니다. 한스를 쫓아온 것이지, 로맨스를 좇아온 것이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안나는 그녀에 대한 애정을 버릴 수도, 버려서도, 버리지도 않을 것이지만. 아직은 못 버리겠다. 보일듯 말듯 반응을 보이는 지금만큼은 아직 놓을 수 없었다. 제인이 머물고 있는 동안만큼은. 비행기 쪽으로 도망간 것이 아니라, 방 안에 숨은 정도로는. 설령 제인이 떠난다고 해도, 안나는 그녀의 뒤를 쫓아갈 생각이었다.


내가 그녀를 쫓지 않는다는 선택이 가능하기나 한 것도 아니고. 그녀는 자긴 그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도서관쪽 창문에 이르러 화려한 묘기를 선보이는 덕분에 안나의 다리가 건물 외곽에 자란 덤불 가시에 긁히고 말았다. 그녀의 종아리에 난 실날 같은 상처에서 피 두 방울이 비집고 나오자 제인은 안절부절못했다. 안나는 눈을 굴렸다. 경첩이 달린 창문은 요란하게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려, 둘은 깜짝 놀라 5분 정도 얼어붙었다. 보안경비가 다가올 낌새가 보이지 않자, 안나는 창 틀에 한 쪽 다리를 걸치고는 카펫 바닥으로 쿵쿵거리며 걸어갔고, 제인은 저격수와 같은 고요함으로 뒤따랐다. 빗물에 씻겨진 창은 때가 껴 불투명했고 얼룩덜룩하고 빛바랬다. 동이 트기 시작했고, 제인을 두르는 실루엣이 아름답게 비춰왔다.


난 사랑에 빠졌어. 난 그녀를 사랑해. 그녀가 다시 미소 짓게 만들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내어줄 거야.


제인에겐 15분 정도 가만히 있으라하고는, 안나는 순찰도는 경비원을 주시하며 복도로 잠입해 들어갔다. 그들은 시간 때우기로 적당히 ‘스파이놀이’를 했다.

약간 뚱뚱한 보안관 뒤를 밟으며 안나는 두 팔을 뻗어 둥근 모양을 만들더니, 어깨를 앞뒤로 뒤뚱뒤뚱 흔들며 그의 걸음걸이를 흉내냈다. 제인은 손으로 쳐서 입을 막았지만, 소리가 슬쩍 새어나가 보안관이 뒤를 돌아보았다. 안나는 푹 숙여 조각상 뒷편으로 굴러들어갔고 제인은 벽 안으로 몸을 숨겼다. 보안관은 기분좋게 어깨를 으쓱이더니 다시 순찰을 설렁설렁 돌기 시작했다.


안나가 제인을 데려가고 싶은 곳은 명확했다: 마스터피스 컬렉션. 17세기 네덜란드의 황금기 작품들은, 종교적인 바로크 고전주의를 연상시키면서도 대상을 고귀한 이들에게서 좀더 평범한 이들로 옮겨갔다. 많은 화가들은 극적인 장면과, 큰 판 돈,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이야기에 매달렸다. 그러나 황금기가 여물어가면서, 중산층은 어떻게 했는지 화폭 위에 자리잡기 시작했고, 베르미르의 작품은 더욱 그랬다.


두명은 이야기가 담긴 그림들이 늘어선 흐릿하게 빛을 비추는 복도로 들어갔다. 그 그림들에는 안나가 사랑해마지 않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보는 것으로 읽는다. 안나는 화폭을 몇 시간이고 응시할 수 있었고, 시선, 텍스쳐, 톤, 라인, 빛과 그림자를 분석할 수 있었다. 렘브란트의 그림자. 벨라스케스의 진정한 대상에 대한 난제. 하이 르네상스 시대의 카라바조가 휴머니즘에 빠져들게 된 것. 근대주의의 도래를 예견했던 호전적인 대지와 도시의 경관들.


안나는 모퉁이를 돌다가 열린 형태의 전시관 밖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조명이 완전히 켜지지 않아서 안나는 바닥에 모션센서의 붉은 빛을 볼 수 있었다.


“잠깐,” 그녀는 속삭였다. “저길 봐…”

“센서?”

“맞아, 혹시 이거…?”


제인이 손을 흔들자, 불빛이 깜박이며 꺼졌다. 안나는 조심스럽게 한 발을 내딛었었고, 경보 벨이나 비명을 내지르는 듯한 휘파람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여기 오지 않았다면 어떻게 했을지 물어봐도 될까?" 제인이 물었다.


안나의 빙그레 웃는 모습이 흉악하게 변했다.


"갤러리에 주머니쥐를 풀어 놓았을 거야."

"뭐?!"

“주머니 쥐들은 악마 같은 것들이지.”

“나도 주머니쥐가 뭔지 정도는 알아. 그런데 어떻게—”

“딱 저기에 던져 넣는 거지. 장갑이 껴서 말야, 물론 네 장갑 같은 것보단 건틀렛에 가깝겠지만 말야, 하하! 경비원들은 주머니쥐가 경보기를 울렸을 거라고 생각할 거야. 그리고 저걸 치워야된다는 생각에 경비들은 아찔할 걸? 뽈뽈 돌아다니면서 이리저리 피해다닐테고, 경비원들은 켜지는 경보기를 계속 끄면서 쟤를 잡아야 하겠지—”

“그리고 그 사이에 넌 몰래 바로 옆 갤러리로 잠입하는 거구나.”

“어머 그렇지, 그게 작전이야.”

“암스테르담에 주머니쥐가 서식하기는 해?” 제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게 중요해? 걔네들은 수고양이보다도 시끄럽고 울버린보다도 사나운 유대류 청소부라구. 거기에 물기까지 하지. 자, 도착했어,” 안나는 갤러리를 향해 손짓했다. “주변을 둘러보고 눈길을 끄는 게 있으면 알려줘.”


안나는 말하여 1650년경에 그려진 보닛을 쓴 사교계 명사의 초상화를 가리켰다. 그의 눈은 찡그리면서도 멍 때리고 있었다.


“퍽이나 재밌다.” 제인이 말했다.


제인이 천천히 방을 도는 동안, 안나는 금발의 표정을 슬쩍한 사탕과도 같이 음미했다. 제인의 살짝 인상 쓴 콧잔등은 새콤한 구미젤리였고, 앙 닫힌 입술은 체리맛 새콤달콤이었다. 그녀의 눈썹은 푹신한 솜사탕이었다. 안나는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턱에 힘이 풀리고, 숨이 막혀오는, 백만에 한번 볼까말까하는 광경은 심장과 머릿속을 강하게 색깔과 주제, 기법으로 때려댔다.


초콜릿 얼굴.


그녀에겐 미술작품들이 그러했다. 가장 완벽한 초콜릿 조각이 미뢰에 닿아 녹아내릴 때 느껴지는 풍부하고 여과되지 않은 감각. 달콤하고 고소하면서도 더욱 갈증나게 만드는 감각. 더 먹고 싶게 만들고, 더 보고 싶게…만드는.


말그대로 눈요깃거리였다.


“전부 다 괜찮네.” 제인이 말했다.

“괜찮다고?”

“응, 괜찮아.”

“그치만-그치만-그치만-“

“저기 저 아저씨는 소아성애자 같이 생겼네. 아이의 머리를 너무 세게 누르고 있어서 뽑아버리려는 것처럼 보여.”

“저 그림은 16세기의 가장 종교색이 짙은 그림이란 말이야!” 안나는 내뱉었다.

“16세기에도 소아성애자는 있었을거라고 생각해.”

“제인!”

“왜?”

“이건, 너는—아니,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할 수가 있어? 넌 잘못하고 있는 거라고.”

“뭘 잘못한 건데?” 제인이 물었다.

“예술을 잘못 이해하고 있어.”

“예술에 오답은 없다고 생각해.”

“그러게, 근데 넌 불가사의하게도 그 불가능한 걸 해냈거든. 이리 와봐.” 안나는 말하며 두 명이 팔을 뻗은 것보다도 큰 캔버스 앞으로 제인을 이끌었다.

“이거는 어떻게 생각해?” 안나는 물었다.

“내 생각에 이건 너무 크고 저 남자는 곱슬머리의 여자처럼 보여.” 제인이 답했다.

“이건 <클라우디우스 시빌리스와 바타비아인들의 음모>로, 1661년에 의뢰받아 제작된 그림이야. 렘브란트의 알려진 작품 중에서 가장 큰 그림이지.”

“크기가 클수록 좋다는 거지?” 제인이 물었다.

“사이즈에 대한 것이 아니야. 여길 봐, 캔버스에 빛의 근원이 보이지 않는 게 보여?”

“캔버스 자체가 빛나고 있었다면, 보존가들은 외계인의 흔적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제인!”

“아니 그림에 빛이 보이지 않아.” 금발이 숨을 내쉬었다.

안나가 투덜댔다. “구석에도 램프가 없지. 17세기에는 전기가 없다구. 빛은 그림의 액자 바깥에서 비추는 거야.” 안나는 손가락을 펼쳐 그림을 향해 찌르는 동작을 취했다.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있는 사람들은 비추지만 그들은 보는 관객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지. 그는 빛을 가지고 노는 거야. 없어야할 빛을 도입하는 것으로 외부의 침범을 허락하지. 같은 방법으로 보는 사람도 시선으로 그림을 침범하는 거고.”

“부적절하게 들리는데.”

“예술은 사회 문화적으로 허락된 침범이라고!” 안나가 말했다.

“신파극은 나중에 찍고, 네 진짜 마음을 들려줘, A.”

“너 또 그런다.”

“아니, 보다시피 또 그러는 거 아냐.” 제인이 답했다. “전부 다 꽤 괜찮다고 했어. 네가 앉아서 하나하나 설명해준다면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거야. 근데 지금은 다들 좀 우울해 보일 뿐이야.”

“뭐어, 다들 저마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끔 그려진 것들이긴 하지.”

“난 후련한 기분이 들진 않아. 그냥…후. 그리고 저 칼들이 남근을 상징하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말아줘.” 제인은 재잘거렸다.

“너랑은 다른 시기를 한번 노려봐야겠네.” 안나는 말하면 동쪽 편의 복도를 빠르게 훑었다. 하마터면 제인의 손을 덥석 잡을 뻔했지만, 생각을 다시 고쳐 잡는다. 아직 원래대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있어 ‘원래’가 무엇이든 간에.


안나는 특별 투어를 할 뻔했으나, 브뤼셀에서 대여한 유화 앞에 멈춰섰다.


“여기에 서 봐.” 안나는 지시하고 눈 앞의 그림을 바라보았다. “무엇이 보여?”

“밭을 갈고 있는 사람이 있어. 그것도 형편없이 갈고 있어. 저렇게 구불구불하게 갈아서야 물을 대기 어렵겠어.”

“나는 죽음이 보여.” 안나가 말했다.

“죽음?” 제인이 물었다.

“원죄, 오만에 의한 살인이.”

“나 지금 여기서 윤리수업 듣고 있는 거야? 강의할 입장이 아닌 것 같은데.”

“아니. 나는 네가 보이는 것만이 모든 시각정도가 아님을 이해했으면 해.” 안나의 시선은 눈 앞에 집중한 채로 그녀가 말했다.

“그건 넌센스야.”

“아니. 이게 비판적인 시각이야. 삶을, 예술을 이해하는 자세야. 눈에 안보인다고, 그것이 보이지(Visual) 않는다고 할 수 없어. ‘시각화Visual’는 시야와 연결되는 형용사지. 나란하면서도 반드시 과학적인 접근으로 보이는 것만이 아니야. 시각화라는 건 제유법으로 보지못한 부분까지 전체를 상징하는 거야. 인상주의가 대표적인 예지. 실제로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보여줘.”


“이렇게나 빠져있는데, 선생님이 되는 게 어때?” 제인이 건성으로 물었다.

“내가 컴퓨터 너드 한 명의 주의도 제대로 못 잡고 있는데 어떻게 호르몬을 주체 못하는 사춘기 학생들한테 우상학을 가르치겠어?” 안나가 쏘아붙였다.

“이 건 이름이 뭐야?”

“브뤼겔의 <추락하는 이카루스가 있는 풍경(Landscape with the fall of Icarus)>야. 그가 진짜로 그린 것인지는 논쟁이 있긴 해. 그는 템페라로 그리기를 즐겼는데, 이 그림은 이에 반해 유화로 그려졌거든. 그는 때마침 우연찮게 바벨탑의 건축을 그렸었지. 브뤼겔은 리트모티프로서의 자존심이 강한 편이었는데 말야.”


잠시간의 침묵동안 제인은 캔버스를 찬찬히 살펴보더니, 안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넌 어딘가 대단한 것 같아.” 제인이 말했다.

안나는 코웃음을 쳤다. “뭐가?”


그녀의 눈은, 구원의 손길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물에 빠진 불쌍한 이카루스의 허우적대는 샌들에 집중되어 있었다. 젊은이의 머리는 물에 잠겨, 천년의 세월동안 물 속에 갇혀있었다. 안나의 머리도 비슷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왜냐면 제인이 그 초콜릿 얼굴로 자기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나가 그녀의 첫 걸작을 마주할 때 넋이 나갔던 것처럼 제인에게도 비춰지기를 바랐던 표정을 한 채로.


그…그건 내가 걸작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될까?


“넌 나보다도 이 분야에서 연관짓는 거에 뛰어난 걸. 넌 정말 머리가 좋고, 주의가 깊어. 나는 살인을 보진 못했거든.”

“그게 중요한 부분이야.” 안나는 안심시키며 말했다. “잔혹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삶은 계속 이어진다는 점이 그래. 그림 속 행인들은 바로 지근거리에 죽음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어. 흥등가와도 같지. 매일같이 그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제빵사는 계속 빵을 굽고, 은행원들은 제 업무를 계속하고, 우주비행사들은 우주로 떠나지.” 그녀는 제인이 자신을 면밀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그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안나는 갑자기 매일매일 관람객들의 품평하는 시선을 받는 예술품들의 처지에 동정심을 느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내용이 어떻게 매체를 대체하는지야.”

“내가 제대로 이해를 했는지 모르겠어.” 제인이 말했다.

“봐, 이런 거야. 이카루스는 저 날개로 미노스 왕의 감옥에서 탈출했잖아, 그치? 그의 아버지가 미로를 설계했으니까. 이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

“아니, 없어.”

“유명한 일화인데, 나중에 얘기해줄게.” 안나가 말했다. “그는 자만했고 건방지게 굴었지. 그의 아버지는 경고했어. 태양에 가까이 날지 말라고, 그러지 않으면 날개가 녹아 바다에 빠지게 될 거라고 말이야. 그는 어떻게 했을 것 같아?”

“그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갔어.”

“맞아. 여기에 뭐가 보여?” 안나는 그림의 구석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곳에서는 이카루스의 다리가 이상한 각도로 뻗어있었다.


“날개. 그의 날개에서 빠져나온 깃털.”

“확실해?”

“응. 그럼 어떤 걸로 보이는데?”

“파도. 그의 몸을 삼키는 파도.”

“그렇네.” 제인이 인상을 쓰며 캔버스에 얼굴을 가까이 했다. 연구하듯 쳐다보았다. “바다거품으로도 보이네.”

“그래서 어느 쪽일까?” 안나는 이끌었다. “죽음일까, 아니면 탈출하는 걸까?”

“둘 다 일수도 있는 거야?”

“둘 다일수도, 어느 한쪽일 수도, 그 어느 것도 아닐 수도 있어. 그게 중요한 거야. 내용이 강렬하면 그것을 보여주는 매체가, 여기서는 캔버스와 물감이지만, 전부 담아낼 수 없는 거야. 정의는 없고, 더 이상 작가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게 돼. 왜냐하면 보는 사람이 자기 식으로 받아들이게 되거든.”

“근데 그게 다 무슨 의미야?”

“그걸 인생에도 적용할 수 있어. 우리를 예로 들면,” 안나가 말했다. “내 행동을 봐: 도둑질, 절도, 스트립, 횡령, 위조. 그걸 법적 시스템이라는 매체에 담아 설명하고 선보이는 거야. 나는 범죄자지. 하지만 그렇다고 나를 악한 사람으로 만드는 걸까? 금액으로 치자면 나보다 네가 더 하잖아.”


“오십보백보야, A.”


“핵심은 도덕성 문제야. 깊이 없이는, 그림과 존재는 별개의 시스템이야. 예술가들이 물감과 캔버스라는 이름의 시스템과 협상을 한다면, 우리는 윤리와 법과 협상을 하지. 다른 사람들이 어떤 시선으로 본다고 네가 바라보는 시선이 틀린 것도 그렇다고 더 진실에 근접한 것도 아니지. 회화와 예술성은 세상을 보는 다양한 방식을 알려준다고 생각해. 눈을 훈련시켜주고, 자신의 진리를 인정할 수 있게 해줘.”


“음, 확실히 두뇌를 훈련시켜주는 것 같긴 해. 네가 예술적인 훈련의 결과물이라고 본다면 말이야.”

“너 지금 내가 똑똑하다고 말한 거야?” 안나가 놀리듯이 말했다.

“난 한번도 널 멍청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 네 속 뜻이 그 얘기라면.”

“처음에는 내가 대단하다고 해주고 이젠 두뇌도 있네. 내 쩔어주는 몸에만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되어 기분이 좋은걸.”


제인이 한 뺨 물러섰다. 애초에 가까이 서 있지도 않았지만. 두 쌍의 눈이 그림을 떠나 빠르게 서로를 마주보며, 미안하다는 시선을 던졌다. 곧이어 성큼성큼 부츠소리가 나면서 대화가 시작되는 걸 막았다. 그들은 흩어져 숨어 경비원의 시끄러운 발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


소리는 관을 매는 사람의 무거운 발걸음만큼이나 안나를 무겁게 짓눌렀다. 모든 게 잘되어가고 있었는데, 제인이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걸 알면서도 안나는 방심하고 쓸데없이 말을 흘려버렸다. 안나는 사과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고,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재능이라고 생각했다.


“제인?” 안나가 속삭였다.

“응?”

“어디야?”

“여기 위야.” 제인은 동상의 머리 위에 있었다.

“제인, 그거 부수겠어!”

“돌이야. 이 정도 무게는 견딜거야,” 제인은 말하며 부드럽게 착지했다.

“나도 왜 놀랐는지 모르겠네.” 안나는 말하면서도 입술이 변덕스럽게 올라갔다. 어깨가 들썩였다. “아까 내가 한 말 있잖아, 늘 있는 횡설수설이고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야. 내 의도는 결코—”

“됐어.” 제인이 손을 들어올렸다. “네가 농담으로 한 말이란 걸 알아.”

“그래, 농담이야. 그냥, 진정하자구. 좋았거든, 정말, 칭찬받으니까. 보통의 내가.”

“보통의 너라고?”

“그 있잖아, 마담 로즈도 아니고, 재닌도, 매디슨 한나도, 사라 오코너도 아닌, 그냥 하찮은 내가 칭찬을 듣는 건 좀처럼 일어나지 않거든.”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난…” 제인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고개를 돌려 초상화를 쳐다보았다. 마치 가발 쓴 남자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일러줄 거라는 듯이.


사랑스러워.


“내 생각에 우리 다음 갤러리로 이동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때?”

“좋아.” 안나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들은 조용히 풍경화와 도시전경의 그림이 전시된 갤러리로 들어섰다.


“알고 있겠지만 말야.” 제인이 안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과거에 대해 계속 미주알고주알 하는 건 너무 아까운 것 같아.”

“이 이상 동의하기도 어려운 걸.”

그렇게 그 주제는 끝이 났다.


“나 이거 맘에 들어.” 방 안을 10 여분 둘러보고는 제인이 입을 열었다.

“아 이거. 베르크헤이데의 <골든 밴드(Golden Bend)>. 그럼 그건 어디있지-“ 안나는 그림 주변을 미적거리며 돌아다녔다.

“뭘 찾는데?” 제인이 물었다.

“오, 여기있네.” 안나가 가리켰다. “자매 그림 말이야.”

“그림도 자매가 있어?”

“일종이라고 해야하나. 같은 물체를 대상으로 한 시리즈, 컬렉션이라고 해야하나. 그냥 같은 수로를 다양한 다른 각도에서 그린 거야. 이 그림은 동쪽에서도 그리고, 서쪽에서도 그렸지. 어떤 점이 맘에 들어?”

“음, 빛을 비추는 방식이 흥미를 끌어. 앞부분은 빛이 들어오지 않으니 어둡지만 골목은 밝게 비춰지고 있는 게. 빛은 수면에 반사되기도 하고! 이건 미처 못 본 부분인데!”

“이제 우리 좀 제대로 가고 있는 걸.” 안나가 씨익 웃었다.


“거기에 창문이랑 벽돌의 틈새덕에 저 돌벽을 5분 이내로 올라갈 수 있겠어.”

“그건 좀-“

“그치만 저 골목은 벽이 너무 평평하네. 발 디딜 틈이 보이지 않아.” 제인이 얼굴을 그림의 수 센치 앞까지 붙이며 말했다. “그래도 저 동상에 줄을 달아놓아도 괜찮을만큼 견고해 보이니까 너무 어렵지는 않게-“

“제인, 너 그림 속의 벽까지 올라갈 순 없어.”

“왜 안돼? 실제로 있는 장소잖아?”

“상관없어. 저 건물들은 400년이나 더 오래된 거라고. 아직도 서 있을지 어떻게 알아? 아직도 있다면 견고할지도 의심스러워.”

“너 너무하네(awful).”

“좋아. 나 한동안 생각하고 있었던 게 있는데 말야.” 안나가 말했다.

“뭔데, 네가 너무하게 구는 거?”

“말 조심해.” 그녀는 제인에게 삿대질을 하며 말했다. “난 이제부터 영어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Awe’(경탄)은 멋있는 울림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경탄을 불러일으키는(Awe-inspiring)’처럼 말이지? 근데 왜 너무하다(awful)는 나쁜 뜻이냐구? 멋지다(Awesome)는 좋은 뜻인데 말이지? 난 경탄(awe)이 조금 있는 것(some)보다 가득한 게(full) 더 좋단 말야!”


“넌 확실히 넘치긴 하네—”

“제인, 집중해줘. 난 이제 미술이론에서 언어학으로 옮겨간 참이야.”

“이게 끝나기는 하는 거야?”

“아니. 그래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어쩌면 경탄(awe)은 처음엔 끔찍한 것으로 시작했을지도 모르지만,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변화했다고 생각해. 환상(Wonder)처럼 말야, 알지? 그래서 난 이제부터 환상(wonder)으로 가득 채우기(full)로 했어. 일부분(some)으론 성에 안 찬단 말이야.”

“다음에 우리 미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내 메일주소로 영문학의 파괴에 대한 주제로 논문 제출해줘.” 제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태양은 이제 지평선을 완전히 넘어와 머리 위 하늘빛 사이로 새벽볕이 들어왔다. 빛을 받은 그림들은 무언으로 두 명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우리 슬슬 가야될 것 같아.” 안나가 열린 복도를 향해 고개를 까딱이며 말했다. “한 시간 안에 경비 교대할 거야.”

“활주로 직원들이랑 급유 협상할 때 네가 필요하게 될 것 같아.” 제인이 말했다.

“그럼, 런던인 거지?”

“한스는 거기에 있었어.” 제인이 시작했다. “그는 거기서 북쪽을 향하고 있어.”

“얼마나 북쪽으로 가는데? 나 짐 제대로 챙긴 거 맞지?”

“꽤 북쪽이야. 그는 요크를 향해 북쪽으로 움직이고 있어. 내 생각엔 그는 스코틀랜드까지 올라가려는 것 같아. 큰 도시 근처로 말이지. 글라스고나 에딘버러가 될 것 같아.”

“오, 신난다. 내가 유일하게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억양이 있는 곳이네.”


안나는 뒷주머니 안쪽에서 커터칼을 꺼내더니 칼날을 밀어올렸다. “이거인거지, 그럼?”

“그리고 자매 그림도, 너무 욕심부리는 게 아니라면 말이야.” 제인이 말했다.

“내가 말할 처지는 아니라서. 그리고 그림을 둘로 가를 게 아니라면 그게 낫겠지.” 그녀는 말하며 조심스럽게 나무 틀에서 캔버스를 잘라 벗겨냈다. 조심스럽게 캔버스를 둘둘 말아 제인에게 건내고는 나머지 하나의 작업을 시작했다


보안카메라 몇 개를 무력화 시키며 순찰 경비 몇 개조 사이를 몰래 빠져나온 제인과 안나는 다시 암스텔 호텔로 돌아와 본토에서의 남은 시간을 보냈다. 그들은 겨드랑이 사이에 캔버스 하나씩 끼운 채로 미술과 언어와 윤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고는 팬케이크, 크로넛 그리고 네덜란트식 아침식사로 관심을 돌렸다.


방으로 돌아온 뒤로, 안나는 제인이 계속 새로 얻은 그림을 힐끔거리는 것을 눈치챘다.


나중에 제대로 된 지관통 구해서 잘 운반하도록 해야겠어. 그리고 액자를 사서 그녀의 아파트의 흰 벽에 장식하면 될—


“안녕,” 제인이 안나 바로 뒤에서 말을 걸었다.

“깜짝아, 좀 그러지마!” 안나가 펄쩍 뛰었다. “너 귀신처럼 움직인다고. 이-“

제인이 안나를 안는 바람에, 안나는 문장을 완성할 수 없었다.

“뭐—”

“그냥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제인이 말했다. “그리고 너 무지하게 너무한 것 같아.”

“나도 네가 너무하다고 생각해.”

그들은 스코틀랜드로 출발하기 전에 룸서비스를 주문했다.



=====================

번역노트:

1. The Conspiracy of the Batvians under Claudius Civilis (클라우디우스 시빌리스와 바타비아인들의 음모). 작가가 실수로 카라바조의 작품이라고 쓴 것 같아서, 렘브란트로 고침..


2. the past is in the past.

->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렛잇고를 연상시키는 대사.



-클라우디우스 시빌리스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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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 언급되는 이카루스 그림. 오른쪽 아래 구석에 보면 이카루스 두 다리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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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에서 훔치게 되는 [Golden b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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